[청년지침서 시즌2③] 신보라 “조국 사퇴하면 국회의원 자녀 전수조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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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지침서 시즌2③] 신보라 “조국 사퇴하면 국회의원 자녀 전수조사 하자”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09.21 13: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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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신보라 청년 최고위원
“청년 정치 참여…제도권 정치로의 연결고리 약해”
“부부는 아이 낳는 기쁨만, 부담은 국가가 져야해”
“한국당에 대한 싸늘·냉소적 시선…죄송스런 마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9월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의 이야기를 담았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9월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의 이야기를 담았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저 멀리서부터 바쁘게 달려오는 발걸음 하나가 또렷이 들렸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자유한국당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이었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 한 사람이자 이제 막 첫 돌을 맞은 한 아이의 엄마로서, 국회와 가정 어디서든 바쁘게 달리고 있는 신 의원을 청년지침서 시즌2의 세 번째 주인공으로 만났다.

신 의원은 앞서 시즌2의 첫 번째 주인공이었던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과 함께 제20대 국회의 유이(唯二)한 30대 의원이다. 그는 청년 최고위원으로서 ‘정치참여’, ‘공정성’, ‘육아’, 세 가지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9월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또 한 명의 30대 청년 최고위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1. 청년 정치참여
“청년 의원 단 2명…청년 의제 관철시키기 어려워”
“참여에도 불구, 제도권 정치로의 연결고리 부족해”

두 명의 30대 의원에게 청년 최고위원으로서 관심 있는 현안을 물었을 때, 두 사람 모두 ‘청년의 정치참여’를 답했다. 총 유권자 중 20·30대 비율이 30%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300명의 국회의원 중 청년 의원은 약 90명이어야 한다. 하지만 김수민 의원의 표현을 빌려 ‘둘이서 각각 청년 45명의 몫’을 하고 있다 보니, 두 청년 최고위원은 고민은 자연스레 청년의 정치참여를 향했다.

청년 정치참여를 두고 기성세대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야한다’며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참여 부족을 문제로 지적했다. 반면 지난 6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최명수 청년 부대변인은 시즌1 인터뷰에서 “586세대가 청년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며 분명한 입장 차를 보였다.

신 의원은 최고위원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집단을 형성하는 것"이라 답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신 의원은 최고위원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집단을 형성하는 것"이라 답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청년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가장 어려운 건 집단을 형성하는 것이었다. 한 명만으로 정치 안에서 소장파나 신진 세력이 될 수 없지 않나. 당에서 유일한 30대였기 때문에 한국당 내에서 젊은 세력을 형성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또 20대 국회에서도 30대 의원이 나하고 김수민 의원밖에 없어서 당 외적으로도 국회 차원의 청년 관련 입법을 하거나 의제를 관철하기가 힘들었다.

임기 초반에 김수민 의원과 내가 나름의 공감대를 가지고, 의원 연구단체를 구성하려고 했다. 그러려면 정회원 10명을 모아야 한다. 물론 관심 있는 의원이 몇 분 계셨지만, 다른 연구단체에도 가입해야 해 결국 무산됐다. 만약에 청년 의원이 지금 300명 의원 중 10%만 있었어도 그런 연구 단체 하나 만드는 거나, 그 어떤 청년 의제나 정책들을 관철시키기도 훨씬 쉬웠을 거다.”

- 청년 정치는 청년들의 참여 부족 때문인가, 아니면 586세대가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서인가.

“과도기다. 586세대가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본다. 

또 기성세대의 ‘청년들이 도전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모든 총선과 지선에는 청년 후보들이 있다. 그중 자발적으로 선거 캠프를 만들거나, 당에서 여는 아카데미에 무수히 많은 청년들이 참여해 정치에 첫 발을 딛고자 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의 결과로써 제도적 정치의 진출이 보장되느냐를 물었을 때 대답은 ‘노(No)’다. 문이 너무 좁다.”

- 많은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정치로의 연결고리가 약한 것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대표적으로 청년 부대변인 제도나 청년정치캠퍼스Q, 청년 당협위원장 등이 제도권 정치로의 진입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전에는 자신의 메시지를 내고 활동할 여러 경로에 청년들의 진입이 완전히 막혀있었다. 당내에서 청년들이 그나마 활동할 곳은 전국청년위원회뿐이었다. 따라서 청년들이 정치에 진출하기 위해 가장 선호하는 자리가 청년위원장이었다. 하지만 당은 조직을 위해 그렇게까지 헌신한 청년들조차 기용(起用)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반면 당의 정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상설위원회나 정책위원회에는 교수, 변호사는 많았지만 청년 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한국당 당헌·당규를 개정해 모든 상설위원회, 특위위원회에 반드시 청년은 20%, 여성은 30%를 보장하라고 한 것이다. 이를 사문화 하지 않기 위해 나 역시 최고위원으로서 20%를 안 채워 오면 부결시키고 있다.”

- 그렇다면 지금으로써는 시작단계에 있으니 기다리는 게 맞는 건가.

“기다림과 동시에 이를 더 적극적으로 공천까지 연결시킬 노력이 필요하다. 그게 21대 총선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연결고리가 없어서 청년들이 진출에 목말라 했지만, 이제는 처음 정치를 배우려면 청년정치캠퍼스Q와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는 걸 알았고, 제도권 정치에 도전하려면 정책적 기반이 되는 상설위원회의 본인이 재능이 있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이런 경력들이 쌓여 공로를 인정해준다면 도전해볼 경로가 생긴 것이다. 이로써 밀실공천으로 인한 낙하산 인재는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


#2. 공정성
“한국당이 덜 불공정하거나 덜 불의하지 않다는 반응”
“인적쇄신·국회의원 자녀 전수조사 통해 변화 보여줘야”

조국 법무부장관의 파면 및 사퇴를 촉구하며 한국당은 삭발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박인숙 의원을 시작으로, 16일 황교안 당대표, 17일 강효상 의원, 18일 이주영·심재철 의원, 19일 김석기·송석준·이만희·장석춘·최교일 의원이 연이어 삭발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는 19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의 삭발과 단식쇼만으로는 중도와 무당층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 지적한 바 있다.

신 의원은 한국당으로 가지 않는 부동층에 대해 "냉정하게 따지면  한국당이 덜 불공정하거나 덜 불의하지 않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신 의원은 한국당으로 가지 않는 부동층에 대해 "냉정하게 따지면 한국당이 덜 불공정하거나 덜 불의하지 않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논란으로 외면한 청년들의 표가 왜 한국당에게 가지 않는다고 보나.

“냉정하게 따지면, 그렇다고 한국당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보다 더 공정하거나 더 정의롭냐고 했을 때, 덜 불공정하거나 덜 불의(不義)하지 않다는 반응이라 생각한다.”

- 한국당이 릴레이 삭발을 이어가고 있다. 삭발 퍼포먼스가 청년들의 표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나.

“아니, 그렇지 않다. 당대표의 삭발은 그 자체로 사회에 큰 경종(警鐘)을 울렸다고 생각한다. 또 릴레이 삭발은 당과 국민들이 이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것을 퍼포먼스로 대변해 보여드리는 거다. 하지만 무당층으로 이탈된 지지율로부터 우리가 지지받기 위한 행동은 또 다른 부분에 있다고 본다.”

- 그 부분은 어떤 건가.

“결국 우리가 보여줘야 하는 건 더 공정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명확한 대안이다. 그 대안은 첫 번째로 페어플레이(fair play)다. 청년들도 국민들도 원하는 건 한국당부터 제대로 된 공정함을 보여 달라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에게 ‘진짜 인적쇄신 하는 거야?’, ‘정말 새로운 모습 보여줄거야?’라고 묻고 있다. 그 어떤 정책을 내놓더라도, 공천에 대한 인적쇄신만이 한국당을 새롭게 볼 바로미터(barometer)가 아닐까 생각한다.

두 번째는 국회의원 자녀 전수조사다. 지금 민주당에서 말하는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당대표에 대한 자녀문제는 전형적인 물 타기 공작이다. 하지만 그걸 우리 당이 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맞서면서, 조국 사퇴하면 국회의원 자녀 전수조사 하자고 주장하는 거다. 사실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잘못된 건 선거로 평가받으면 된다.”

 

#3. 육아
“부부는 아이 낳는 기쁨만, 부담은 국가가 져야해”
“한국당에 대한 싸늘·냉소적 시선…죄송스런 마음”

마지막으로 신 의원에게 청년지침서 시즌1에서 만난 15명의 청년 대변인단의 답변을 바탕으로 질문을 던졌다. 당시 15명의 청년들은 ‘청년 세대의 고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과반수가 취업 및 일자리를 언급했으며, ‘청년 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신 의원은 청년 세대를 "정의하기 가장 어려운 세대"라고 정의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신 의원은 청년 세대를 "정의하기 가장 어려운 세대"라고 정의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본인이 생각하는 청년 세대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

“정의하기 가장 어려운 세대가 아닐까. 청년은 대략 20대에서 30대를 아우르는 나이 말고는 그 어떤 것도 정의할 수 없다. 예컨대 입시부터 직장으로 가는 고졸 취업생도 있고, 대학이라는 트랙을 밟고도 대학원을 가기도 하지만 직장으로 가기도 한다. 또 생애주기로는 임신과 양육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1인 가구로서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수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다면 정의하기 가장 까다로운 세대가 아닐까 싶다.”

- 15인의 청년들은 청년 정책의 문제점으로 ‘까다로운 조건’을 들었다. 본인이 생각하는 청년 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정의하기 어려운 세대라는 특징에 따른 이유도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청년들은 다양한 생애주기를 갖고 있지만, 국가는 대체로 일자리/취업에 기반 한 정책을 선두로 낸다. 청년들은 다양한 선호, 환경, 문화 등 여러 부분에 있어 다변화됐지만, 공부하면 취업하고 취업하면 일자리를 갖는 그런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에 정책을 만든다.”

- 그럼에도 15인의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일자리/취업문제였다. 일자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첫 번째는 양질의 일자리 문제다.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하고, 대부분의 양질의 일자리는 지금 갖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갖고 있는 상태다. 이는 현재 갖고 있는 일자리를 무한정 보장해주는 정년제도 때문이다. 정년 연장이 되면 그만큼 신규 채용의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는 일자리 순환 문제다. 내가 이 일자리가 마음에 안 들어 그만두더라도 바로 다음 일자리를 구하는 게 쉬워져야 한다. 요즘 20대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거의 없으며, 지금 30대 초반도 이직이 잦은 편이다. 만약 이직이 원활한 구조라면 더 이상 정년을 보장하기 위한 수요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 노동시장을 변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 하지만 이직이 자유롭다는 건 반대로 해고가 자유로움을 의미하지 않나.

“해고의 유연성은 직종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기반을 찾아야 할 시점에 와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여전히 양질의 일자리는 제조업에 있으며, 제조업은 해고가 쉬운 구조가 전혀 아니다. 반면 해고가 자유로운 건 열악한 여건의 30인 미만 중소기업이 많다.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대기업, 제조업 직종은 여전히 해고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청년들의 일자리 장벽도 그만큼 높은 거다.”

신 의원은 "‘부모는 아이를 낳는 행복만 누리세요, 부담은 국가가 지겠습니다’와 같은 기조의 정책을 만들자"고 주장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신 의원은 "‘부모는 아이를 낳는 행복만 누리세요, 부담은 국가가 지겠습니다’와 같은 기조의 정책을 만들자"고 주장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청년들이 마음껏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부모는 아이를 낳는 행복만 누리세요, 부담은 국가가 지겠습니다’와 같은 기조의 정책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한다. 사례를 하나 들면, 우리 의원실 남성 보좌진의 부인이 육아휴직이 끝나서 얼마 뒤에 복직을 해야 해 어린이집 상담을 받으러 갔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4시 반에는 아이를 반드시 데리고 가야한다고 해서, ‘저희가 맞벌이 부부인데 어떻게 아이를 데리고 가냐?’고 했더니 ‘그러면 혼자 놔두실 거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린이집에서는 다른 부부의 예를 들며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멀리서 오더라도 5일은 봐주시고 가는 방안을 고려해 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게 대한민국 일하는 부부들이 겪는 육아의 현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무한정 아이를 맡기는 것만이 순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52시간제가 도입돼 저녁이 있는 삶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9to6가 유지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의 보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과도기에 있다.”

-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의 유일한 청년 의원이자 유일한 청년 최고위원으로서, 한국당에 대한 청년들의 냉소적이고 싸늘한 시선에 대해 늘 죄송한 마음이다. 하지만 당이 깨어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신임 당대표도 청년 친화정당을 그저 워딩(wording)에만 그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 정당의 얼굴과 마인드가 완전히 바뀌어 간다고 느낄 수 있도록 내년 총선부터 인적 쇄신해 나갈 테니 지켜봐주시라.”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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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 2019-09-21 15:11:22
그 전수조사를 지금해. 신보라 너 어디 모자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