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개발 비리 의혹②> 국산 파워팩 지연된 진짜 이유는…'두산 봐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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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개발 비리 의혹②> 국산 파워팩 지연된 진짜 이유는…'두산 봐주기?'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10.25 15: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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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개발비 유용의혹 제기에 국회의원 일제히 침묵
두산, 2009년에도 80억 빼돌려 사법처리, ‘제 버릇 남주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K-2 흑표전차파워팩(엔진+변속기) 개발과 관련한 2011년 올 한해 방위사업청과 국회 국방위의 태도에는 다소 의아한 부분이 목격된다.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최첨단 차기 K-2 흑표 전차는 올 초부터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2월 15일 방위사업청이 국회 국방위원회 서종표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흑표전차 사업관련 현안보고서'에 따르면 흑표전차는 엔진 과열 등 파워팩 부분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뉴시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가 개발하고 있는 국산 파워팩 대신 독일제 파워팩을 장착하자는 주장이 나왔지만 방위사업청은 3월 23일 국방부 청사에서 김관진 국방장관 주재로 제48차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어 일단 국내에서 파워팩을 개발해 장착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10월 개발시험 평가에서 파워팩 성능이 기준을 총족하지 못하면 국외 도입으로 전환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두산 인프라코어에게 기회가 한번 더 주어진 것이다. 반면, 당초 예정됐던 흑표전차 초도 전력화 시기는 2012년에서 2013년 이후로 늦춰졌다. 이는 파워팩 부분이 아닌 흑표전차의 다른 부분을 담당 한 현대로템을 비롯한 1400여 협력업체의 경영에 차질을 초래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의 흑표전차 파워팩 개발비 유용 의혹 사건이 터졌다. K-2 흑표전차 개발비 유용 의혹의 골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흑표전차 엔진에 써야 할 돈을 굴착기 엔진 등 다른 제품을 개발하는 데 쓰고, 다른 엔진을 시험할 때 쓴 기름 값도 흑표전차 엔진 시험에 쓴 것으로 하는 등 국가 예산 70여억 원을 빼돌린 것'이다.

흑표전차 파워팩 개발 기한과 관련, 일종의 혜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두산 인프라코어의 개발비 유용 의혹은 당연히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9년에도 해군 고속정 엔진 개발과 국책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80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져 두산계열사 사장 등 8명이 사법처리 된 바 있어 의혹은 더욱 확산됐다.

▲ 국정감사와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국회 국방위원회소속 여야 간사 ⓒ뉴시스

더 큰 문제는 상황이 이처럼 심각함에도 이에 대한 국회 국방위의 태도가 너무나 안일한 느낌을 줘 비난을 샀다는 점이다. 국회 국방위는 올해 국감에서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를 부르지도 않았고 아예 피감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시사오늘>은 이에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두산인프라코어 국방장비개발 비리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지난달 27일 보냈다. 하지만 명쾌한 답변을 보내온 의원은 없었다. 할 수 없이 기자들이 직접 의원실을 찾아가 얘기를 들어봤다.

국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동성 의원실 관계자는 "국민권익위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일단 10월 말까지 파워팩 개발 기한이 있으므로 그 때까지 기다려봤다가 대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만약, 두산 인프라코어가 파워팩 개발에 실패하면 이 문제와 개발비 유용 의혹 사건을 싸잡아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두산 쪽은 잘모른다. 증인선정문제는 간사실 소관이다. 우리는 LIG쪽에 초첨 맞췄다. 우리가 모든 사안에 대해서 다룰 수는 없다"(정세균 의원실), "권익위 발표내용은 솔직히 모르고 있었다. 확인을 안해봐서 모르겠다. 내가 방사청 담당이어서 챙겨야 하는 게 맞는데, 흑표전차는 사업계획이 늦어지는 것만 신경을 쓰다 보니 이쪽을 보지 못했다"(유승민 의원실) 등의 답변이 있었다.

더불어 "당연히 개발이 설공하길 바라지만 애당초 오는 10월 말까지 두산 인프라코어가 파워팩 개발시험평가 기준을 총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만약, 이를 충족하더라도 내년 3월 운영시험평가 중간점검에서 결함이 발생될 확율이 적지 않다"는 주장도 한 국방위 소속 의원실에서 나왔다.

이는 처음부터 능력이 없는 두산인프라코어에게 방위사업청이 무리하게 일감을 몰아주고 국회 국방위는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낳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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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진 2011-10-30 04:04:30
기술이란 말처럼 쉬운것이 아니고 파워팩의 성능은 전차의 요구 성능에 한걸음더 갔으니 이만한 기술력을 가진 곳도 더이상 없는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