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되면 지역경제 어려워…차라리 미분양 딱지가 그립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6·17 부동산대책을 향한 경기 양주 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뒤죽박죽 규제 영향으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양주 옥정신도시 일대에 공급되는 '양주 옥정신도시 제일풍경채 레이크시티'는 전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총 1126가구 모집에 1524명이 몰려 평균 1.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집 가구 수보다 많은 청약통장이 접수됐지만 일부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해 청약 마감은 2순위로 미뤄지게 됐다.
물론, 양주는 1순위 마감보다는 순위 내 마감이 더 많은 지역으로, 미달이 발생한 사례는 이전에도 여럿 있었다. 지난해에는 미분양 물량이 속출했고, 올해 초에도 '양주옥정 유림노르웨이숲'이 전(全)타입 1순위 청약 미달된 바 있으며, 이달 청약을 받은 '양주옥정 대성베르힐' 역시 일부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고 예비당첨자를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양주 옥정신도시 제일풍경채 레이크시티의 경우 분양 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고, 특히 6·17 부동산대책을 피한 단지인 만큼 1순위 청약 마감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했기에, 이번 미달은 지역 부동산시장 위축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여지가 상당해 보인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순서가 뒤엉킨 부동산 규제로 지역경제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양주는 지난해 12월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을 정도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곳이었다. 그럼에도 지난달 17일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삼으면서 양주도 조정대상지역에 포함시켰다.
미분양관리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분류될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HUG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달 30일 양주를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했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측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유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해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바로 1순위 미달이 발생한 단지가 나온 것이다.
한 지역 부동산중개업자는 "미분양관리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건 괜찮고, 조정대상지역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유지하는 건 안 괜찮다니, 누가 봐도 순서가 뒤죽박죽 아니냐. 게다가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되자마자 1순위 미달이 발생했다"며 "이번 경우는 2순위에서 마감되겠지만, 앞으로 공급될 단지들은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당초 양주 옥정신도시 제일풍경채 레이크시티에 청약 접수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부동산대책으로 포기했다는 한 주민(40대)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규제를 피한 단지라도 크게 다르지 않더라. 어차피 대출이 너무 낮아져서 자비가 더 필요한데 돈 나올 구멍이 없다. 그래서 아예 청약을 포기했다. 내 집 마련도 포기해야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양주 지역 부동산시장의 한 관계자도 "양주는 다른 1~2기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자족기능이 거의 없는 편인 데다, 서울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이다. 필연적으로 주택시장이 활성화돼야 지역경제도 활성화되는 건데, 기준도 불명확하고 순서도 맞지 않는 규제로 부동산 경기가 다시 침체된다면 도대체 누가 책임질 거냐"며 "차라리 미분양관리지역 딱지가 그립다"고 말했다.
집단 반발도 이뤄질 전망이다. 양주 지역 내에서 6·17 부동산대책에 대한 항의를 주도 중인 옥정신도시 발전연대는 최근 양주시청 등 지방자치단체와의 간담회, 언론 인터뷰, 집단 청원·민원 제기 등을 추진하고, 각 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입주예정자협의회 등과 연락망을 구축하는 등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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