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존재감 확고…他보험사의 업종 전환 쉽지 않을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최근 재보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업계 안팎의 분위기는 미지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화된 규제를 등에 업고 '공동재보험사'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시장의 안착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보험이란 특정 보험사가 인수한 보험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보험사에 넘기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올해 1월 금융당국은 '공동재보험'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기존 재보험이 전체보험료 중 위험보험료(보험위험)만 재보험사에 출재했다면, 저축보험료 등 다른 보험료도 이전해 책임을 나누는 구조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공동재보험을 도입할 경우, 보험위험과 함께 금리·해약 위험도 이전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RBC비율을 구성하는 요소 중 요구자본(총위험액)이 줄어들어 원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은 개선된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지난달 재보험업을 손해보험업에서 분리하고, 재보험시장 진입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개편안을 발표했다. 또한 재보험업을 △생명보험재보험 △손해보험재보험 △제3보험재보험 등 3종목으로 나누고, 허가에 필요한 최저자본금 등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개선안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도의 개선으로 시장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안착'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유일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재보험'의 존재감이 이를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코리안리재보험은 지난해 18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1029억원이었던 2018년보다 83.4% 증가한 수치로, 매년 꾸준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리안리재보험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코리안리재보험은 기존에는 주로 손해보험 재보험을 주로 진행해왔기 때문에, 공동재보험이 도입된다고 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동재보험은 기존 보험위험뿐만 아니라, 요구자본을 구성하고 있는 금리 및 해약 위험 등도 이전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생기는 구조"라면서 "재보험시장이 더욱 풍성해지고 상품이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의견은 기존 보험사의 재보험업 겸영과 특화된 공동재보험사의 진입이 생각보다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KDB생명이 최근 공동재보험사로 탈바꿈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재보험업 시장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공동재보험을 영위하기 위한 신규진입 회사들의 경쟁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이와 함께 "(하지만) 기존 보험사들의 경우, 재보험 겸영은 사업체계나 영역이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면서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KDB생명의 경우도, 공동재보험사로 전환될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업종을 아예 바꿔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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