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맞은 제주-이스타 M&A …코로나 파고 속 ‘적자생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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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맞은 제주-이스타 M&A …코로나 파고 속 ‘적자생존’ 본격화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7.23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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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br>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공식화했다. 사진은 이스타항공 사무실이 텅 비어있는 모습.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의 대량 실직 위기가 점차 현실화되는 등 업계 내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까지 나서 항공사 M&A 성사를 위한 지원과 당사자들간의 노력을 당부했지만, 계약을 둘러싼 갈등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업황 부진 등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3월 2일 이스타항공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수 선결조건이 해소되지 못하는 등 불확실성이 증폭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657억 원 발생하는 등 전례없는 실적 부진을 겪은데다, 1700억 원 가량의 미지급금을 해소하지 못한 이스타항공의 경영부실을 떠안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적자 폭이 늘 수 밖에 없고, 사태 장기화에 따른 양사 유동성 위기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측은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게 사실이지만,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업계도 당초 동종업계 간 첫 인수합병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번 딜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결국 무산될 수 밖에 없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문제는 이번 딜 무산으로 인해 양사의 경영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제주항공은 거래 선결조건이 해소되지 못했다는 명분을 앞세워 딜 무산 책임에서 다소 비켜나있지만, 앞선 경영 지시 의혹과 향후 이스타항공 청산 시 1600여 명의 대량 실직 등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전도 치뤄야 하는 만큼,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스타항공 역시 이번 딜 과정에서 오너 기업의 한계와 부실 경영 등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점은 열세로 지목된다. 사실상 회생 불가 기업으로 낙인찍힌 만큼, 자력 생존을 위한 '플랜B'를 가동하더라도 그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셧다운으로 인해 수익없이 손실만 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회사 존속보다는 청산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물론 국토부는 고용 유지를 위해서라도, 이스타항공의 자구 대책에 대한 검토를 통해 적극적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음은 위안거리로 작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않는 이스타항공이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촉구를 위한 LCC 사장단 모임에 참석했다는 점은 향후 신규 신청을 위한 플랜B 가동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만 셧다운 속 부실 증가 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데다,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 지원이 어느 정도 규모일 지는 가늠할 수 없어 불안감을 떨쳐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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