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그간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취임 때부터 내세운 기업시민이라는 캐치프라이즈 아래 100년 기업으로의 지속성과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적 악화와 지속되는 산재·사고 발생으로 지탄을 받는 상황 역시 간과할 수 없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18년 7월 이래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내걸고 그룹의 내실 강화를 비롯해 신사업 부문 외연 확대를 통한 사업다각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첫 비엔지니어 출신 CEO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던 최정우 회장의 경영 리더십은 그가 진두지휘한 100대 개혁과제 수행을 통한 성과 창출로 결실을 맺었다. 생산성 향상 및 낭비 요인 제거 프로젝트인 '코스트 이노베이션 2020'을 추진, 지난 2019년 한 해에만 약 1조2400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
철강 본원에서는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와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이뤄졌다. 실제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WTP 판매량이 지난해 1000만 톤을 기록했고, 프리미엄 강건재 통합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제품 판매체계가 강화됐음은 이를 입증한다.
지난해 7월에는 4차산업혁명에 적극 발맞춘 스마트 팩토리 구축 성과를 통해 세계경제포럼으로부터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등대공장'에 선정되는 쾌거도 이뤘다.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 및 스마트 기술의 적극적 도입은 경제적인 생산체제 구축은 물론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주요 계열사에 몸담았던 경험과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철강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과감히 재편하는 추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기존 철강 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해 철강 사업에 편중된 매출 의존도를 낮춤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신성장 부문에서는 2차 전지 소재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며,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점유율 20%, 매출액 17조 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낸다는 당찬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음극재는 현재 연산 4만4000톤, 양극재는 연산 2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등 성장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사회공헌 측면에서는 포스코 1%나눔재단과 재능봉사단의 참여 제고를 비롯해 대기업 최초 상생결제 시스템 도입,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공장 지원, 청년인재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 신설 등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사회적 문제 해결과 상생 경영을 기업 문화로 내재화시키고 있음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이러한 전방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음은, 최정우 회장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이 따를 수 밖에 없는 부정적 요소로 지목된다. 최정우 회장 체제에서의 회사 영업이익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5조5426억 원에 달했던 연결기준 영업익은 이듬해 3조8689억 원으로 30.2% 감소했으며, 올해 상반기 역시 8730억 원에 그쳐 전년 동기간 대비 61.6% 급락하는 등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2분기 별도 기준으로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은 최정우 체제의 위기감을 높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 부진과 판매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음을 감안할 때 이를 경영능력과 단순 결부시키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지만,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 등 경영 과제가 산적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정우 체제에서의 안전경영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 역시 큰 부담을 안긴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래 2년 간 산재로 인해 포스코 원·하청노동자 10명이 목숨을 잃은 것도 모자라 산재 은폐와 경영비리, 부당노동행위,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이 발생해 오명을 쓰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강은미 정의당 의원과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최정우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은 지난 27일 포스코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후 지난 2년은 다시는 되돌리고 싶지 않은 시간"이라며 "최악의 기업 살인, 위험의 외주화를 당장 멈추고 노동존중경영과 투명경영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최정우 회장이 더 망쳐놓은 포스코의 2년을 회복하기 위해 그 책임을 묻는 투쟁에도 직접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포스코 측은 산재 예방을 위한 투자와 시스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가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재 예방을 위한 교육과 의식 제고를 지속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부터는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해 1조1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2년 동안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이어 코로나19 확산까지 비우호적인 외부환경이 영향을 미친 힘든 시기였다"며 "하반기에는 저점을 찍은 이후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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