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권력본색 보여준 '빅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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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권력본색 보여준 '빅브라더'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02.02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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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최시중 박희태 - 정권 3인방의 몰락을 보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수명을 다한 성곽도 허물어 지기 마련이다. 이는 자연을 지배하는 시간의 이치다. 물은 흘러야 하고, 나무는 숨을 쉬어야 한다. 오래돼 허물어진 성곽엔 사람의 손길이닿아야 비로소 제 모습을 찾고 제역할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과 역사의 이치가 이러한 만큼, 사람사이의 일은 더 말해 무엇을 하겠나? 흔히들 권력을 일러 바람과 같다고 한다. 몰아칠때는 거세지만 한번 잦아들면 언제그랬냐는 듯, 잠잠해 진다. 

또 사람들은 권력을 살아 있는 생물에 비유하곤 한다.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와 권력은 생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정치상황에도 이러한 말이 잘 어울리는 일들이 몇가지 벌어지고 있다. 한국 정치는 2012년 커다란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정치권력의 교체가 눈앞에 다가와 초읽기를 시작했다. 

따라서 구권력의 몰락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기서 구권력이란 현행 이명박 정부를 떠받치는 기반 세력을 의미한다. 정권이 말기를 맞으면서 이들 사이의 균열과 누수가 눈에 띄는 형국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정권의 빅브라더로 일컬어지는 이상득, 최시중, 그리고 박희태의 몰락이다. 특히 박희태 국회의장은 현직 신분이면서 소위 '돈 봉투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건의 진위를 떠나 그간 쌓아온 정치적 명성에 흠집을 내기도 했다. 최다선에 장관을 거쳐 여당 대표와 최다선 의원이라는 정치사에 빛날 위업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됐다. 이명박 정권 말기의 시작 쯤에 벌어진 일이다. 

여기에 더해 정권 내내 언론를 장악하고, 4개 종편 등을 허가하며 언론계 지도를 바꿨던 최시중 전방통위원장도 정권 말기 권력의 한 그늘을 보여준다. 최 전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 가운데 최상위에 속하는 인물로 일부에서는 '후견인'이라고 부를 정도로 적지 않은 위치를 점해온 인물이다. 이로 인해 정권이 출범한 직후 방송과 통신 분야 1인자 자리를 지키며, 무소불위의 권세를 누려왔다. 

하지만 그도 정권 말미에 터지기 시작한 측근 비리에 휘말리는가 하면, 회심의 역작인 '종편' 인허가 과정에서도 특혜가 이뤄졌다는 의혹까지 받으며, 자리를 내주는 신세가 됐다.

'권력 무상'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은 이들 뿐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으로 야당으로부터는 '영일대군'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권력의 핵심으로 자리했던 이상득 의원도 여러 측근 비리에 연루되며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해부터 정국의 쟁점이 됐던 저축은행 사태와 이국철 sls 회장의 소위 '로비 사건'에 몸통으로 지목되며 세간의 주목을 끌어왔다. 각기 사건들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진위 여부는 차후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들 빅브라더 3인방에게는 사법적 의미를 넘는 '정치적' 판단이 적지 않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면서 향후,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을 비롯한 새로운 세력이 출현할 경우 기존 권력을 누렸던 인물들의 몰락은 물론이고 이들의 처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더욱, 이는 전직의 사례들을 살피면 권력의 종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실제 지난 참여 정부 말기 드러났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의 사례는 권력의 종말이 어떠한가를 가감없이 보여준 사례로 여겨진다. 

기존 권력의 3인방, 빅브라더들의 운명이 퇴임 후 빚어진 전직 권력들의 불행을 그대로 답습할 수도 있다는 말도 있다. 한시적 권력을 영원할 것 처럼 누려온 핵심부의 무지가 어디까지 일지, 우리는 이제 겨우 빙산의 일각 만을 본 것은 아닌지, 의구심과 아울러 우려가 든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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