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탕평 인사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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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탕평 인사 하겠다"
  • 박지순 기자
  • 승인 2009.10.30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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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인공 총무원장 단독 인터뷰
인공 총무원장과의 인터뷰는 어렵사리 성사됐다. 취임식 전날 기자와 인공 총무원장과의 직접 통화가 이뤄져 취임식이 끝나고 오후 1시에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러나 기자가 종무소에 들러 일정을 확인하자 실무 담당자는 “취임식 당일은 일정이 분주해 인터뷰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임식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이상 늦게 끝났고 식이 끝나자마자 원로 스님들과 각계 인사들의 인사가 쇄도하면서 인터뷰 약속이 지켜지기 어려울 듯 보였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종단의 원로들과 환담하고 있는 인공 총무원장에게 기자가 다가가 “인터뷰가 가능하시냐”고 묻자 “시간이 늦어져 죄송하고 1시 30분에 주지실에서 보자”고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태고종 인공 총무원장은 "신자 수 증대를 위해 능력있는 인재를 등용하겠다"고 밝혔다.     © 시사오늘 권희정

 
-취임식 식순 중 인공 총무원장님의 약력 보고가 있었습니다. 그 중 ‘득도’했다는 부분이 있는데요. 득도의 경지가 궁금합니다.

“득도라고 해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닙니다. 세속에서 출가했다는 뜻이지요. 출가를 했으면 누구나 득도를 한 겁니다.”

-취임식에서 밝히셨지만 취임 소감을 다시 한 번 들려주십시오.

“태고종은 한국 불교에서 조계종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습니다. 조계종과는 ‘한 나무 한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54년 불교 법란을 거쳤고 1970년 제2의 창종을 했습니다만 태고종의 역사는 제2의 창종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조계종이 선(禪) 중심이라면 태고종은 위로는 선을 추구하지만 밑으로는 중생계도도 중시한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태고종이 지난 약 40년 동안 양적으로 팽창한 것에 비해 조계종처럼 일사불란한 종단 운영과 재산형성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이 큽니다.”
 
태고종 재산 체계적으로 관리할 터

-재산관리에서 조계종과 태고종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조계종의 모든 사찰은 조계종 명의로 등기가 되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통일된 재산 관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고종은 개별 사찰의 주지에게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다 보니 중앙의 관리가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법란을 거치면서 태고종의 사찰 소유권이 조계종으로 대거 넘어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을 듯 한데 봉원사도 조계종과 소유권을 놓고 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봉원사의 소유권 명의가 ‘봉원사’로 돼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지요. 태고종 재산의 종단 구속력을 높일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총무원장께서는 취임 전 종무원의 인사를 일부 단행하면서 탕평 인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인사는 어떤 방향을 할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종단 원로회의에서는 본래 총무원장만 승인하도록 돼 있지만 3명의 부원장도 원로회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인사의 안정과 확실성을 위해서입니다. 앞으로 실·부장들 인사가 일부 남아 있는데 각 시도 교구에서 추천을 받아 오는 11월 종회에서 인준 받을 예정입니다. 투명한 인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알기로 태고종의 신자수가 정체 상태에 있는 듯합니다. 포교 방향은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싸우면 살 수 없는 법입니다. 태고종 내부적으로 분란이 있다 보니 신자수도 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젊은 인재를 등용해서 역동적으로 포교활동을 벌이면 신자는 다시 증가하리라 봅니다.”

-템플 스테이가 포교의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태고종에서도 템플 스테이를 실시하고 있는지요.

“조계종과 천태종에서는 템플 스테이가 활발한데 비해 태고종은 전국적으로 전남 선암사와 제주 약수사, 봉원사 정도에서만 실시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봉원사에서 매해 6월 6일 국내외 신자들이 모여 전통 차 마시기 행사를 열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템플 스테이도 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태고종을 소개하는 좋은 기회도 되고 있지요.”
 
문화재청 인간문화재 추가 지정 안 해 아쉬워
 
▲ 인공 총무원장은 "영산재의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재 등재는 뜻 깊은 일"이라며 "문화재청에서 인간문화재의 추가 지정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봉원사가 보유하고 있는 영산재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경사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보존이 더욱 중요할 듯 합니다.

“무형문화재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일 겁니다. 봉원사 내에 다섯 분의 인간문화재가 계셨는데 모두 돌아가셨고 문화재청에서 추가 지정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좀 아쉽습니다.”

-총무원장 임기가 몇 년 인가요. 연임하실 의향이 있는지요.

“4년이고 한 번 연임할 수 있지만 내 나이(69)가 있어서 연임이야 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신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들려주십시오.

“제가 잘 못 하는 것이 있으면 견책해 주시고 성원도 부탁드립니다. ‘시사오늘’은 불교지가 아닌데 불교지들은 잘 못 된 부분을 크게 부각시켜서 보도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습니다.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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