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 태풍’에서 레임덕 바람 타고 ‘권력 지형 변화’ 될까
“원조 친노, 당 전면에 나설 수도…움직임 주목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이어 추미애 현 법무부장관까지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자, 여권 내에서도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 본격화될 ‘대선 정국’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 가속화’를 우려해 각을 세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조국 사태’에선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라는 ‘신진 소신파’ 위주의 ‘찻잔 속 태풍’에 그쳤지만, 최근 ‘원조 친노’ 등 당의 무게 있는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차후 권력 지형이 ‘친문’에서 ‘친노’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조국 사태’에선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의 소신 발언이 큰 주목을 받았다.
조응천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해 당론으로 추진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및 ‘검찰 개혁’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최근 추 장관의 ‘태도 논란’과 관련해서도 “답변 태도가 불편하다”고 비판한 바 있으며, 금 전 의원도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추진과 관련해 SNS와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우리 편에게 유리할 땐 검찰의 힘을 한껏 이용하다 우리 편이 수사를 받으면 말을 180도 바꾸는 ‘내로남불’과 ‘불공정’”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박용진 의원 역시 추 장관의 ‘아들 휴가 특혜 논란’과 관련해 “청년들이 갖는 허탈함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해 친문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지난 23일 SNS에 “정치인은 지지자에게 욕을 먹더라도 정직하게 자기가 할 말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소수의견’ 소신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김해영 전 의원도 최고위원 임기는 마치는 마지막 날까지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국민들께 진솔하게 말씀드려야 하는데 지도부가 그런 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거들었다.
당시 ‘신진 소신파’들의 의견은 당론을 바꾸지 못하면서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원조 친노’로 꼽히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 무게감 있는 당내 인사들이 ‘추미애 정국’에서 정부와 각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당내 권력 지형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유인태 전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처음부터 공손하게 해명했다면 누가 시비를 걸었겠느냐”며 “매를 벌었다”, “불법은 아니어도 ‘빽’이 동원됐다고 보인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유 전 총장은 지난달 2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인사 문제’를 지적하며 “애초에 법무부장관은 합리적인 검찰 출신을 앉히는 게 좋았다”, “민정수석은 유능한 검찰 출신이었다면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관계를) 꼬이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유인태 전 사무총장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강성 친문(親文)에 눌려 기회를 얻지 못했던 ‘원조 친노(親盧)’들이 앞으로 민주당의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후 ‘대선 정국’에서 여권 내 권력 지형이 ‘친문’에서 ‘친노’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친노와 친문의 개념이 뒤섞여 있지만, 친노와 친문은 엄연히 다르다”면서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당을 위해 애썼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큰 수혜를 입지 못했던 ‘원조 친노’들이 레임덕을 발판으로 발언권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전 당직자 역시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조 친노’로 분류되는 사람들 중에선 이광재·이강철 등 권력 저변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당권을 잡은 이낙연 대표가 사실상 계파가 없기 때문에 이들과 손을 잡으면 권력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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