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 보험사 부진 계속…푸르덴셜·하나손보 가세 ‘주목’
“현재 업계, 과도기 상태…저금리 지속에 ‘마진’ 창출 어려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금융지주 보험사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디지털 트렌드', '新회계기준' 등 업계의 변화와 맞물려 금융지주는 보험 계열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실적 개선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마진 창출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금융지주 보험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신한금융지주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들도 일회성 요인이 실적에 영향을 끼친 듯 했다. 우선, 신한생명은 3분기 1713억 원의 당기순이익(이하 누적기준)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098억 원에 비해 56% 증가했다. 지주 순익 기여도도 2019년 3분기 3.5%에서 1년만에 5.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오렌지라이프도 꾸준한 실적을 유지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 2133억 원으로, 전년도 3분기 2116억 원보다 0.8% 개선됐다. 같은 기간 지주에 대한 순익 기여도도 6.8%에서 7.0%로 0.2%p 상승했다. 게다가 오렌지라이프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입보험료 15.6% 성장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유사한 수준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2133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 보험사들의 부진은 계속됐다. KB금융지주의 KB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233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866억 원으로 20.2% 줄었다. KB생명은 전년(182억 원)보다 49.5% 낮아진 9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보다 수수료이익의 상승이 더디고 관리비가 늘면서 기여도의 부진도 계속됐다.
하나금융지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나생명의 경우, 올해 3분기 25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72억 원)보다 49.1% 높아졌다. 기록만 보면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1~2분기 기록했던 어닝 서프라이즈가 3분기까지 순익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이들 금융지주 보험사들은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았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내년 통합을 앞두고 있고, 다른 지주사들은 새로운 '식구'를 맞아들였다. 하지만 그에 따른 실적 개선은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KB금융지주에 합류한 푸르덴셜생명은 이번 3분기에 처음으로 순익이 포함됐고, 하나금융지주 품에 안긴 하나손해보험(구 더케이손해보험)은 적자폭을 줄이는게 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관계자들은 현재 업계는 '과도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보험사들이 이익을 내기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안팎의 이슈가 오히려 내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지주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상대적으로 지난해 순익보다 올해 순익이 좋지 않기 때문에 업계의 (부진한) 상황은 이어지고 있는듯 하다"면서 "특히 금융지주의 경우, 이러한 업황을 극복하고 통합, 인수 등 여러 이슈들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같은날 통화에서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저금리'가 가장 큰 문제"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장해야 하는 금리가 있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과거 '고금리'로 판매했던 상품을 만기·해지할 경우, 보험사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을 잘해야 하는데, 이것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또한) 신계약도 일정 수준을 기록하며 마진을 내야 하지만, 과당경쟁으로 인해 이마저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같은 어려움은 금융지주가 아닌 보험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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