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출신 허상희·꼼수 의혹 일자리 제공 전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동부건설이 2020년 정비사업 시장에서 4전5기 끝에 대형 건설사를 꺾고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대림산업을 제치고 전북 전주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지난 5일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고 동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날 총회에서 동부건설은 경쟁사인 대림산업보다 18표를 더 얻어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로써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준공될 새 아파트는 '동부 센트레빌 더 헤리티지'(가칭)가 될 전망이다.
이번 수주는 동부건설에게 의미가 깊어 보인다. 동부건설은 올해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 업체들과 자주 맞붙었으나 계속 고배를 마셨다. 지난 4월 대전 대흥동1구역에서 현대건설·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과의 수주전, 지난 7월 서울 송파 가락현대5차에서 포스코건설과의 수주전, 지난 11월 경기 남양주 덕소3에서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주전 등이 대표적인 예다. 5대 건설사와의 수주 경쟁에서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동부건설이 수주 자체가 아니라 인지도 제고, 향후 수주전략 수립 등을 위해 대형 건설사와 경쟁을 펼치는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종광대2구역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비교적 중소규모 정비사업이지만 동부건설이 국내 5대 건설사 중 하나인 대림산업과의 한판승부로 대외 신인도를 높이려는 전략을 세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동부건설이 값진 승리를 거둔 것이다.
동부건설이 종광대2구역 사업을 수주한 배경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우선, 지역 최고의 사업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동부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3.3㎡당 공사비 425만 원 △입주 1년후 분담금 납부 △이주비 LTV100% △지질여건에 따른 인상 없는 확정공사비라는 거부하기 어려운 제안과 △전주 최초 스카이브리지 △105m 규모 초대형 문주 △커튼월 등 외관특화 △수영장 △사우나 시설 등 서울·수도권 수준의 특화설계를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허상희 사장이 동부건설의 사령탑으로 있는 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말 동부건설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허 사장은 원광대 출신으로 ㈜니트젠앤컴퍼니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2016년 10월 동부건설 사내이사로 선임돼 부사장을 역임한 인사로 전북 전주 출신이다. 이번 수주전에서는 동부건설 사업팀(부)은 허 사장의 고향이 전주임을 조합원들에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동부건설이 수주전 막판 전략으로 꺼낸 '상생협력 공동체 계획'도 시공권 확보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동부건설은 지난달부터 종광대2구역 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역경제와 함께하는 상생사업추진 근로계약신청서'를 받았다. 동부건설이 사업을 수주할 경우 해당 신청서를 쓴 지역 주민과 조합원들에게 사업 관련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지역에서는 동부건설이 꼼수로 조합원들에게 금품 제공을 약속한 셈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관련기사: '동부건설, 종광대2구역서 ‘꼼수’ 의혹…“금품 제공 약속” vs. “지역경제 활성화”',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1277).
이와 관련, 동부건설 측은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 수주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강남 대치, 반포 등 핵심지역에 랜드마크 아파트를 공급한 경험과 특화를 취한 최고의 대한설계를 조합원들이 알아본 것 같다"며 "전주 최초의 센트레빌을 성공적으로 완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 전주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은 전주 인후동1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15층, 7개 동, 530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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