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민원 관리 미흡 평가…3분기 누적 민원 9586건, YoY 9.2% 증가
“민원 증가 관련 치밀한 분석 및 개선점 도출 중요…시스템 구축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손해보험사의 민원이 누그러지지 않는 모양새다. 각 회사들은 보험 소비자의 민원을 줄이기 위해 별도의 조직을 신설하거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오고 있지만, 급격하게 등장한 이슈들에는 '속수무책'이라는 평가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보험 소비자 민원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몇몇 손해보험사들은 '소비자중심경영(이하 CCM) 명예의 전당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CCM은 2년마다 한국소비자원이 평가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제도로, 기업이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소비자 관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관련 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지 심사·인증하는 제도다. 보험사뿐만 아니라, 인증을 받은 여러 분야의 기업들은 인증 이후 다양한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날(14일) 통화에서 "CCM 인증 기준은 △전략 △체계 △운영 △성과 관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각 기준을 개별로 살펴보는게 아니라, 복합적으로 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불만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내부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고, 실제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현장에서도 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소비자의 불만(민원)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중요한 평가 기준 중 하나며, 최근 인증을 받았다고 알린 손해보험사들은 이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는 의미다. 실제 해당 보험사들은 이번 인증은 과거부터 진행해온 보험 소비자 관련 활동이 이룬 성과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들을 포함한 손해보험사들의 실제 민원 관리 성적은 낮게 나타났다. 이날(14일) 손해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에서 인증을 받은 보험사를 포함, 국내 손해보험사(14개사)의 올해 3분기 민원은 총 958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8839건보다 9.2% 늘어난 수치로, 평균 563.9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9000건을 돌파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9200~9600건을 넘나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올해 민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DB손해보험(+38.0%)이었고, 다음으로 △현대해상(+25.8%) △AXA손해보험(+22.07%) △KB손해보험(+11.78%) △NH농협손해보험(+7.26%) 순이었다.
이같은 증가는 최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자료에서도 파악됐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손해보험사들의 금융민원 접수 건수는 총 2만 427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한 수치인데, △보험금 산정·지급(43.8%) △계약 성립·해지(9.9%) △면·부책결정(7.4%) △보험모집(7.4%)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실손보험 민원이 증가하면서 △보험금 산정·지급 △면·부책 결정 유형의 민원이 주로 증가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 7월 이른바 '4세대 실손보험'이 등장할 예정이고, 기존 실손보험료도 최대 20% 인상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4분기 이후 보험 소비자의 민원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우려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손해보험사들이 민원 대응 체계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날(14일) 통화에서 "보험업계 민원은 사실 급작스러운 이슈가 많기 때문에 민원건수의 증감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보험사들의 민원에 대한 대응인데 만약 건수가 늘었을 경우, 증가 이유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함께 개선점을 찾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