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거대 양당 이끄는 지도자들 ‘불통’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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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거대 양당 이끄는 지도자들 ‘불통’ 리더십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03.0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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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되살아나는 지역감정에 표심 멍들어 민초들의 귀는 열리지 않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좁은 땅이 남북으로 나뉘어 허리가 잘린 것도 모자라, 동쪽과 서쪽도 좀처럼 화합의 기미가 없다.  문제는 이러한 형국이 선거철을 틈타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서 나타나는 지역감정의 골은 일반의 상식을 뛰어 넘어 더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오는 4월11일 치러지는 총선거에서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양당의 공천자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영남엔 호남 출신의 인물이 손에 꼽을 만큼이다. 반대로 호남 역시, 영남 인물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당의 공천도 이런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으로 대변되는 여의도에서 서로의 지역에 발을 들이기를 꺼린다. 당선은 커녕,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 여론의 뭇매에 시달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근대적 발상에서 출발한 ‘지역감정’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사리 치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이런 현상은 선거가 끝난 뒤 더욱 심각한 상황을 연출하기 일쑤다. 영남 정권과 호남 공화국으로 나뉘어 서로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피 터지는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종종 목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가 더 무서운 것은 그에 따른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작 잘잘못을 가릴 때면, 늘상 상대방의 정치적 입장을 문제 삼아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 흡사, 좁은 땅을 가르고 서로의 영역을 주장하는 ‘땅따먹기’ 형국이 연출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정치권의 정파적 입장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영남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적통을 이어, 정치적으로 주류를 점해왔고 여기에 비해 현 민주당 등 야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고난의 역사를 이어온 것이 단초다.
 
이들이 국회에서 사사건건 부딪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서로 다른 정치 철학에서 출발한다는데 이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 현실은 너무나 참담하다. 정권이 들어설 때 마다 외치는 소위 ‘통합’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기 일쑤다.
 
지역감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명박 대통령 역시 ‘소통’을 강조하고도 정작 그에 따른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고 권력자가 귀를 열지 않는데, 민초들의 귀가 열릴리 만무해 보인다.
 
공천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들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거대 양당을 이끄는 지도자들 모두가 ‘불통’ 리더십이라는 지적에 휩싸여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정파들의 이해가 상충한다는 점에서 일면, 어려움도 인정한다.
 
그러나, 같은 시기 같은 문제를 여러 곳에서 지적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의 깊은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같은 공간에서 조차, 말이 통하지 않는 마당에 먼 거리를 두고 오랜 기간 반목해온 ‘동과 서’의 화합을 말하기에는 어패가 있기 때문이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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