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선 부사장 승진·등기임원 전환, 신성건설 출신 고상범 부사장 선임 영향인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올해 국내 건설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건설사 중 하나인 동부건설이 성장에 집중한 나머지 분배에는 소홀한 모양새다. 임원들의 보수는 늘어난 반면, 직원들의 급여는 줄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2020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8937억7930만 원, 영업이익 366억3582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53%, 18.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8.98% 오른 375억1258만 원으로 집계됐다.
증가한 건 실적뿐만이 아니다. 동부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보다 15계단 상승한 21위를 기록하며 법정관리 이후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또한 최근 수년 간 강점인 관급공사는 물론, 민간공사에서도 연이어 사업을 따내며 올해 들어 수주잔고 4조 원을 돌파했다. 아울러 지난달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사옥을 이전, 강남 시대를 천명하며 명가재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처럼 가파른 성상제를 보이는 업체지만 정작 직원들의 급여는 감소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동부건설 직원(기감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기간제 노동자)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4100만 원(퇴직자 포함 산출)으로, 전년 동기(4700만 원, 퇴직자 포함 산출) 대비 12.76% 삭감됐다. 같은 기간 총 직원 수도 건축사업부문 인원이 큰폭으로 줄면서 1131명에서 923명으로 18.39% 감원됐다.
반면, 임원들의 보수는 증가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동부건설 등기이사(사외이사, 감사 제외)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억89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억4300만 원) 대비 2배 이상 인상됐다. 동부건설의 등기임원은 허상희 사장, 노동선 부사장 등 2명이다.
2019년 3분기 당시에는 허상희 사장, 홍문기 전무, 그리고 지난해 3월 사임한 한상규 이사를 포함해 3명이었다. 이를 감안해 2020년 1인당 평균 보수액과 지난해 동부건설의 등기이사 보수 총액 4억2800만 원(9월 말 기준)을 둘로 나눈 2억1400만 원을 비교해도 35.04% 보수가 늘었다.
미등기임원들의 급여도 인상됐다. 지난 9월 말 기준 동부건설의 미등기임원은 총 13명으로, 연간급여 총액은 14억4200만 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11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에는 미등기임원 총 14명에 연간급여 총액 11억900만 원, 1인 평균 급여액 9200만 원이었다. 미등기임원 수가 1명 줄었음에도 급여 총액은 30.03%, 1인 평균 급여액은 20.65% 각각 증가했다.
동부건설의 등기임원·미등기임원 보수가 늘어난 이유는 올해 들어 새로운 부사장 2명을 맞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지난 2월 인사를 내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 출신 노동선 건축사업본부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됐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노 부사장은 미등기임원에서 등기임원으로 전환됐다. 직위가 오른 데 따른 연봉 인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통상적으로 미등기임원보다 등기임원의 보수가 더 높은 편이다.
미등기임원 급여 인상의 경우 고상범 경영지원본부장이 새롭게 부사장으로 선임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동부건설에 영입된 고 사장은 공시상으로는 '경희대 건축공학', '前 ㈜코원건설 건축사업팀장'이라는 경력만 설명돼 있으나, 2017년부터 2020년 3월까지 신성건설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현재 동부건설 사령탑인 허상희 사장도 2010년 7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신성건설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신성건설은 동부건설의 '실질적' 지배구조에서 최상단에 있는 업체다. 동부건설의 최대주주는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이 최대 투자자로 있는 키스톤에코프라임이다. 그리고 한토신의 지배구조는 '해동씨앤에이→신성건설→오션비홀딩스→엠케이전자→엠케이인베스트먼트→한국토지신탁' 순으로 이어지는데,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동씨앤에이의 최대주주는 차정훈 한토신 회장 등 특수관계자(40.89%)고, 2대주주는 신성건설(24.6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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