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론’ 꺼낸 나경원,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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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론’ 꺼낸 나경원, 이유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1.20 19: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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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중도보수 안철수-오세훈과 차별화…본선 경쟁력 역효과 우려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뉴시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뉴시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 전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짬뽕을 좌파, 짜장면을 우파에 비유하며 “큰 그릇에 짬뽕과 짜장을 부어서 섞어서 주지는 않는다. 시대에 따라 때로는 좌가 옳기도 하고, 또 때로는 우가 옳기도 하지만 둘을 섞어버리면 이도 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도는 ‘이도 저도 아님’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선명성을 내세운 것이다.

이 같은 나 전 의원의 발언은 각각 중도와 중도보수를 대표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확장성에는 강점이 있지만 ‘강성 보수’의 목소리는 대변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약점을 겨냥, 자신이 보수의 적자(嫡子)라는 사실을 강조했다는 해석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궁극적으로 나 전 의원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사’ 이미지 내세운 나경원…강성 보수에 손짓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에 이어 13일에는 나 전 의원이, 17일에는 오 전 시장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보수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후보 경쟁 구도는 ‘빅3’간 경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중도 표를 잃을 우려가 있다’며 국민의힘 입당조차 거부한 안 대표는 중도를, 당내에서 ‘변화’를 외치며 중원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오 전 시장은 중도보수를 상징한다.

이러다 보니 현재 국민의힘 내에는 강성 보수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후보가 없다는 실망감이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당을 지켜왔던 강성 보수가 ‘뒷방’으로 밀려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에 당 이미지가 바뀌고 있는 건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 우리 당 코어 지지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의 ‘짜장면론’은 바로 이 틈을 파고드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안 대표와 오 전 시장이 각각 중도와 중도보수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만큼, 원내대표 시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에서 쌓은 ‘전사’ 이미지를 활용해 강성 보수의 대변자 자리를 노리겠다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나 전 의원은 출마 선언 자리에서 “저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오만에 가장 앞장서서 맞서 싸운 소신의 정치인”이라며 ‘강경 투쟁’ 이미지를 소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1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본선에 진출하려면 일단 당내 경선을 뚫어야 되니까 강성 보수 이미지를 활용해서 코어 지지층의 표를 얻으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현실적으로 중도를 놓고 안 대표나 오 전 시장과 싸우기보다는 강성 보수 쪽을 공략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나. 당내 경선 통과만 생각하면 굉장히 영리한 전략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본선 경쟁력 중시하는 보수…역효과 날수도


다만 결국 나 전 의원의 최종 목표는 서울시장이라는 점에서, ‘선명성’을 강조하는 전략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같은 당 오신환 전 의원은 “국민들은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데 나 전 의원처럼 ‘빠루 들고 돌격 앞으로’를 외치면 당은 본선은 물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 경쟁에서도 참패하게 된다”며 “나 전 의원의 주장은 한마디로 ‘필패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당내 경선에서도 유리할 것이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통령선거,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 이르기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당한 보수 입장에서는 ‘본선에서의 승리 가능성’이 후보 선택의 최우선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나 전 의원은 중도 확장이 아닌 보수 결집을 선택함으로써 ‘본선 경쟁력’을 의심받게 됐다는 논리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를 보면, 지금 안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 중 절반은 우리 당 지지자로 나온다. 이건 우리 당 지지자들도 선명성보다는 본선 경쟁력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뜻”이라며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눠 봐도, 나라가 이렇게 망가지고 있는데 일단 선거에서 이겨야하는 것 아니냐고 꾸지람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아마 서울시장 경선에서도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본선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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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정 2021-01-21 17:09:11
짬짜면 무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