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라인업 다양화…가정용·온라인 시장 공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국내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가 새 브랜드 출시와 제품 리뉴얼 등 공격적인 사업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 맥주 ‘테라’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위기감이 반영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오비맥주는 그동안 ‘카스’라는 메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신제품과 대형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과거와 달리 빠르게 확대하는 분위기다. 한 가지 브랜드에 의존한 전략으로는 최근 불확실성이 큰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 상대인 테라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2019년 3월 출시된 테라는 1년여 만에 판매량 1억 병을 돌파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카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테라 대항마로 내세운 제품은 라거 맥주 ‘한맥’(한국맥주)이다. 오비맥주가 새 맥주 브랜드를 내놓은 것은 2019년 초 발포주 ‘필굿’ 이후 2년여 만이다. 오비맥주는 앞서 지난해 한맥을 일부 지역에 시범 판매하면서 소비자 반응을 살폈으나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식 출시가 미뤄진 바 있다. 한맥은 다음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편의점, 대형마트를 비롯해 음식점, 유흥업소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한맥은 쌀을 함유해 보다 상쾌한 풍미가 특징으로, 알코올 도수는 4.6도다. 오비맥주는 오비맥주 이천 공장에 위치한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지속적으로 제품 연구와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시범 판매를 통해 청취한 소비자 의견을 실제 제품에 적용했다.
대표 제품인 카스도 적지 않은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푸른색 바탕에 더 커진 브랜드 로고를 대각선으로 배치한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젊은 이미지로의 재단장을 노렸다. 1994년 출시된 카스는 장수 제품인 동시에 올드한 이미지가 따라붙어 이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테라가 젊은 층에서 호평을 받으며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었던 점도 자극제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오비맥주는 카스의 비알코올 버전 ‘카스 0.0’도 내놓으면서 가정용 시장과 온라인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스 0.0은 쿠팡 입점 후 판매 시작 7일 만에 초도 물량 5282상자 완판을 기록했다. 카스 0.0는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동일한 발효, 숙성 과정을 거친 후 마지막 여과단계에서 ‘스마트 분리공법’을 통해 알코올만 추출했다. 알코올 도수 0.05% 미만 비알코올 맥주이지만 맥주 고유의 청량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오비맥주가 카스 브랜드 라인업을 다양화하면서 타깃층을 세분화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최근에는 대표 제품 ‘카스 프레시’와 칼로리를 낮춘 ‘카스 라이트’, 비알코올 제품 카스 0.0를 각각 소개하는 신규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향후 다양한 카스 라인업과 새로 출시한 한맥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가 출시된 지 2년여가 다 됐지만 흥행이 계속되면서 오비맥주는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주류업계가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데, 현재는 코로나19로 유흥시장이 고꾸라졌고 시장이 회복된 뒤 판이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