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安에 대한 金 속내에 ‘주목’
김종인의 김종인에 의한 김종인을 위한
판 넘어 대권 행보 걸림돌로 安보는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한다.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 꿈틀대는 그 광경 위에서 정치를 본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을 담은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 브레인스토밍에 초점을 맞췄다. 닉네임 정치도사, 정치생각, 정치논리, 정치온도가 참여했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주>
○ 野 멀어지는 단일화?
민심의 온도 ‘야권 당선’ 높지만 단일화 전망 국민 10명 증 6명은 부정적 응답, 연일 安 때리는 김종인
4·7 서울‧부산 보궐선거에 대한 민심의 온도는 ‘야권 당선’에 더 뜨겁습니다. <한국갤럽>이 5~7일 조사한 결과, 과반(52%)은 ‘정부 견제 위해 야당 당선’ 전망에 손을 들었습니다. 반면 ‘정부 지원 위해 여당 당선’은 37%에 그쳤습니다.
여기서 전제는 단일화가 성사될 때만이 여권 당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3자 대결 구도일 땐 여당에 유리합니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이하 안철수·44.6%)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38.4%)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우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3자 가상대결에서는 박 전 장관이 31.3%로, 안철수(29.4%)와 나경원 전 의원(19.2%) 모두를 앞섰습니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 가능성 전망을 놓고 보면 여론 상의 온도는 또 달라집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단일화가 성사되기 어렵다는 싸늘한 시각입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1월 정례조사에 따르면,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61.2%로, ‘성사될 것(29.9%)’이란 응답보다 31.3% 포인트 높았습니다. 특히 보수 성향 층(56.3%)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더 많았습니다.
민심이 회의적으로 보는 데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하 김종인)의 ‘안철수 때리기’가 연일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단일화에 몸 달았다” “그 양반”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상식에 맞지 않는” “뚱딴지같은 소리” “논의할 가치조차” “반응 보일 필요 없다” 등.
최근 안철수에 대한 김종인의 ‘말·말·말’에서 보듯 폄하 논란이 거듭되는 양상입니다. 김종인의 安 때리기, 진짜 이유가 뭘까요. ‘정치라이뷰’ 팀이 바라본 이번 주제입니다.
○ 최적의 승리 방정식 찾기
안철수 보단 자당 후보 유리 판단… 安 지지율 고공땐 플랜B 선회
일단 대전제를 깔아두고 논의를 전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종인의 가장 큰 목표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입니다. 보궐선거에서 지면 김종인 본인의 정치적 생명력은 끝이나 다름없습니다.
때문에, 안철수에 대한 김종인의 태도는 결국 ‘최적의 승리 방정식’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안 대표를 ‘때리는’ 게 선거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경쟁력 의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라는 정치인에 대한 불신인지 당 밖 제3후보에 대한 불신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안철수보다 자당의 후보가 본선에 나서는 쪽이 더 유리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해석하면 그의 태도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우선 국민의힘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당내 경선이 끝날 때까지도 안철수의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플랜 B로 선회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제1야당의 컨벤션 효과를 무력화시킬 정도로 안철수의 지지율이 탄탄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그때 단일화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국민의힘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려고 하는 단계입니다. 안철수를 ‘때리는’ 건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분석입니다.
○ 존립 위기감의 발로
안철수는 변했는데 金, 과거 인식에 고여, 알레르기 반응…공존할 수 있을지 '회의적'
문제는 때때로 ‘인신공격성 도마’에 오를 정도로 ‘안철수 때리기’가 과하다는 데 있습니다. 결국, 김종인은 안철수를 통해 ‘하수’임을 드러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야권이 이기려면 단일화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링 위 경쟁자들의 체급을 키워 야권 파이(중도 외연의 확장)를 늘리는 일입니다. 김종인은 지지율 상 가장 체급이 높은 주자마저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체급을 키우는 것도 아닙니다. 다 죽자 판입니다. 엑스맨 소리까지 듣는 이유입니다. 단일화 피로감만 쌓이면 누가 좋을지는 뻔합니다.
“야권끼리 이러면 여권은 손 안 대고 코 푼다”며 1987년 노태우 대통령 당선에 빗대 민주당 승리를 점치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많이들 김종인이 그러한 데에는 앙금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안철수가 정치 시작할 때 김종인이 멘토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멘토가 300명”이라고 한 것에 서운한 감정을 가졌다는 겁니다. 지난 2017년 장미 대선 때 “문재인은 안 된다”며 안철수 대선 캠프에 합류했지만, 정치적 깜냥이 안 된다 여겼고 그때 가진 불신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정치만큼 감정적인 것도 없다’고 하지만, 만약 이런 이유로 ‘安 때리기’를 하고 있다면 원로 답지 못하다는 지적입니다.
안철수는 변했습니다. 10년 전, 2017년 때의 그가 아닙니다. 정치적 수 역시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변화는 절실함에 나오며 선거는 절실한 자가 이긴다고들 합니다. 안철수는 서울시장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권교체도 없다는 간절함을 안고 대선을 포기하고 나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김종인에게서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만함이 보입니다. 전략적 폄훼라고 보기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필요 이상의 과민 반응이 역력합니다. 安은 변했건만 김종인은 과거 인식에만 고여 흐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정말로 적아를 구분 못 하는 하수가 맞는 걸까요.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존립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노골적으로 평가절하하는 것이야말로 최대의 경쟁상대로 보고 있다는 강한 방증이기 때문입니다. 안철수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가 알레르기성 반응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주도권은 자신을 버릴 때 나옵니다. 손에 꽉 움켜쥐려 한다고 얻을 수 있는 명분이 아닙니다. 그에 비춰 자신의 입지만 지키려는 모습은 이러나저러나 하수로 보입니다. 安과의 거리를 너무 팽창시키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국민의힘이 보궐선거에 져 스스로 발 디딜 틈이 없다는 것을 모르듯 말입니다.
○대권행보 로드맵?
金, 당 대선주자에 기회 주는 대신 본인 존재감 높여, 대권行?…安출연에 ‘당혹’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것입니다. ‘안철수를 계속해서 때리는 이유가 뭔지?’ 야권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둬야 할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안철수 때리기를 하는 이유가 불문명하다는 것입니다. 또 대체 안철수에게 경쟁심리를 가질 이유는 뭐가 있을까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런 반문도 던질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김종인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에 주목한다면 의문은 풀어집니다.
물론 만약이란 가정입니다. 김종인이 비대위를 맡은 후 일관성 있게 그려온 로드맵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대권 행보입니다. “백종원 같은 대선주자” “당내 대선주자 없다” “당 밖 꿈틀이들 있다” “70년대생 경제통” 등 무성한 추측만 남긴 채 종국에는 오리무중을 만들어버렸습니다. 때문에 당 잠룡들의 존재감이 실종되는 사이 김종인이 한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는 일이었습니다. 초선 의원들을 만나 모임을 이루지 않나, 광주 5·18 묘역에 가서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등 이미지 개선에 앞장섰습니다. 당의 호남 끌어안기로도 읽을 수 있겠지만 대선주자급들을 전면에 세우기보다 국보위 출신의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개인적 의중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는 해석입니다.
결국, 4월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당 대표가 아니라 내각제를 고리로 자신이 대통령에 나서려는 것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대통령제는 수명을 다했으니 자신이 대통령이 돼 1~2년 안에 내각제를 추진하고 물러나겠다는 조건을 내걸면 차기 대선주자인 원희룡·유승민 등도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내심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입니다. 당내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낮아도 존재감을 높일 기회를 안 챙겨 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고 말입니다.
그런데 전략적 행보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생겼습니다. 안철수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서울시장에 나옴으로써 판이 전면 달라져 버렸습니다. 안철수가 서울시장을 고리로 국민의힘과 함께한다면 차기 및 차차기 대선 판도마저 바뀌어버리고 맙니다. 김종인의 전략을 간파한 ‘김무성·이재오’ 등까지 가세해 安과의 빅텐트를 측면 지원하는 상황입니다. 당황한 김종인으로서는 어떻게 할까요. 연일 安 때리기에 나서며 어떻게든 원래 계획한 판대로 가려고 하지 않을까요. 오죽하면 “안철수에게 주느니, 차라리 보궐선거에 패배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것 같다”는 커뮤니티 상의 말들까지 나오고 있겠습니까.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의 또 다른 분석 댓글, 환영합니다.
※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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