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4ㆍ11 총선 ‘페어플레이’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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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4ㆍ11 총선 ‘페어플레이’를 바라며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03.3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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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전지 후보들은 서로 과거 들추며 상처 입히기에 집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자)

페어플레이를 바란다.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4ㆍ11 총선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여야 정치권은 지난달 29일 첫 선거 유세를 시작해 13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여당은 15년간 써온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을 통해, 새정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지지기반인 보수 진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을 상징해온 푸른색도 과감히 버렸다. 박근혜 위원장은 ‘붉은 자켓’을 입고 지원유세에 나서 전국을 누비고 있다.
 
야당의 변화도 눈에 띈다. 참여정부 말기, 급속히 와해된 세력이 총선을 앞두고 결집해 ‘야권 연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일부에서는 이를 야권 연합군이라고 부르며, 총선 최대 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야 모두, 외모를 바꾸고 새 봄부터 표심을 유혹하고 있다. 바야흐로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우려되는 것이 있다. 이번 선거가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치열한 지지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정가의 분석이 그것이다.
 
이는 자연히 과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짐작되는데, 선거전이 후반기로 갈수록 강도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경쟁이 과열로 치달을 경우, 드러날 수 있는 이른바 ‘네거티브 선거전’이다. 여기에는 정당간 상호 비방을 포함해, 후보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흑색선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불행히도 이러한 조짐은 선거가 시작된 초반부터 드러나고 있고,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색깔은 더 짙어질 것은 자명해 보인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바로 이 ‘네거티브’ 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 드러난 후보자들에 대한 흑색선전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당시 한나라당은 ‘이명박 - 박근혜’ 두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면서, 정치 전력을 포함해 개인사에 이르는 광범위한 폭로가 이어졌다. 이 일로 당내 경선이 대선을 방불케할 만큼, 국민적 관심을 모은 것은 사실이지만, 두 사람 모두 정치인으로서나 인격적으로 커다란 상처를 입은 바 있다.
 
하지만, 비단 우리 정치권의 선거 풍속도가 지난 대선만을 놓고 얘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올 총선을 시작하면서도 이러한 걱정이 앞서는 것도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여야는 지난 공천기간에도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며 총선의 기선을 잡기 위해 꾸준히 대립각을 세워왔다.
 
과거 전력과 부정을 들어, 일부 후보자들에 대한 파상 공세를 가하는 한편, 선관위에 고발하는 것은 예사로 여겨질 정도다. 최근에도 대결이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는 접전지 후보들은 서로 상대의 과거를 들추며 상처를 입히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이중 보기에 따라서는 진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이 상대를 헐뜯기 위한 네거티브 공세의 일환이라는 혐의를 지울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런 잘못된 선거 풍토와 정치문화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4.11 총선에 나선 후보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자면 바로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정치권이 고민하는 ‘정치 불신’의 가장 확실한 치유책이 될 것이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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