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함께 참여하고 호흡할 수 있는 정책 만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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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함께 참여하고 호흡할 수 있는 정책 만들 터”
  • 정세운 기자
  • 승인 2009.12.22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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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여성정치인 하지원 서울시의원

 
하지원(한나라당) 서울시 의원은 우리 나이로 올해 마흔 하나다. 그가 첫 시의원 배지를 달았던 때가 2006년인 서른여덟이다. 한마디로 젊은 정치인이다.
 
그를 인터뷰 대상자로 정한 이유도 사실 거기에 있었다. 젊은 정치인이 바라보는 2009년, 시의회의 고민이 듣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으로서 느끼는 정치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도 물어보고 싶었다.

그와 인터뷰를 하기위해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821호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나이만큼 생각도 젊었고, 지난 4년 활동도 많이 한 듯 보였다. 

▲ 하지원 서울시의원     © 시사오늘 권희정

한나라당 영입으로 시의원 배지달아

-정치입문 과정이 궁금합니다.

“86년과 87년은 사회적으로 민주화에 대한 열풍이 강했을 때입니다. 사실 그때 역사 현장과 함께 했던 학생이었는데…. 정치는 생활이고 늘 관심을 가지고 있어 참여하겠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솔직히 내가 정치를 ‘해야겠다’든지 ‘할 것이다’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좋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세상이 바뀐다’, 혹은 ‘세상이 좋아 진다’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을 때, ‘젊은 여성들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있는데 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로 했다’면서 한나라당 내 한 어른이 나를 추천했던 것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한나라당 내에서 젊은 인재를 육성해야한다는 차원에서 ‘차세대 여성위원회’란 명칭으로 당시 만40세 미만의 여성위원회를 만든 것입니다. 외부에서 위원장을 선택했던 이유가 차세대 위원회는 젊은 여성 그룹이었는데, 당시 위원장이 나이가 많은 어른이 맡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40세 미만이면서 리더가 될 만한 사람을 외부에서 찾았던 겁니다. 그래서 내가 차세대 여성위원장이 됐습니다.”

결국 하 의원은 한나라당 내 한 어른의 추천을 받아 정계에 입문한 듯싶었다. 하 의원에게 ‘한나라당 한 어른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현역은 아니고, 당에서 오랫동안 역할을 맡아온 분”이라고 답했다.

-젊은 정치인도 ‘특권’일 수 있습니다. 좋은 점도 있고 힘든 점도 있을 듯싶습니다.

“젊은 정치인은 열정이 있고, 분명 의욕이 있어 시정활동을 잘하고 싶어 합니다. 젊기 때문에 내가 잘해야 또 젊은 후배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젊은 여성정치인들을 정치판에서 볼 때 선구자나 다름없습니다. 우리가 잘해야 또 다른 젊은 후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집니다.

‘여성이니까 잘해주세요’ 라고 하면 안됩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겁니다’라고 항상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정치를 잘하려면 공부도 하고 의원들 간 정보도 공유해서 시너지를 내지 않으면 목표 달성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힘든 점은 젊은 정치인은 경험이 선배들보다 많이 부족합니다.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고 존중돼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정치는 섞여야 한다고들 합니다. 선배들과 열정은 있지만 아직 모르는 부분들이 많은 젊은이들이 같이 어우러져야 좋은 정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하 의원은 젊은 정치인으로서의 장단점을 물었더니 여성정치인의 입장까지도 피력했다.
 
▲ 하지원 서울시의원     © 시사오늘 권희정

“생활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게 여성정치인의 장점”
 
-그렇다면 여성정치인으로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엄마로서의 역할을 소홀하게 되는 게 제일 힘듭니다. 정치를 하게 되면 시간과 관계없이 일해야 되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 항상 미안한 생각을 갖게 됩니다.”

-여성정치인으로 좋은 점도 있을 듯싶습니다.

“지방자치 같은 경우에는 생활정치가 바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삶속에 녹아나는 것들을 바로 시정하거나 정책을 만들어 내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하 의원은 한 아이의 엄마로서 어린이 놀이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어린이 놀이터는 위험성이나 위생상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 하 의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수나 박사 등을 포함한 전문가들을 만나고 다녔다.
 
이학박사 출신답게 1년여 동안 꾸준히 공부도 했다. 결국 하 의원이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고 서울시에 제안했다. 그 결과 ‘상상어린이공원’이 탄생했다. 2010년까지 서울에 1440억 원이 투입돼 총300개의 공원이 만들어 진다. 
 
“상상어린이공원 만들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보람”

-예산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상상어린이공원’을 제안할 때 초기 예산이라든지, 설계와 관련돼 각 부서와의 조율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성사돼 보람이 있었습니다.”

-지방자치와 관련해 ‘정당공천제’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정당공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방법은 달라져야 합니다.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고 하는 것은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돼 있어서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정당공천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지금의 정당공천제는 당의 기여도에 따라 공천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며 종합적인 평가시스템이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하지원 서울시의원     © 시사오늘 권희정

-정치적 포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정치활동을 하면서 정치가 다시 한 번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서 사회나 국가가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함께 참여하고 호흡할 수 있는 정책들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나 시민들은 각 종 정책들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는 정치대로 시민들은 시민들대로 함께 어우러져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기 보다는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정치, 신뢰받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배우 하지원과 동명이인입니다.

“배우 하지원씨의 이름은 예명입니다. 배우 하지원씨가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배경이 매니저 첫사랑의 이름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직 그 매니저를 만나보지 못했지만 누구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위에서 ‘혹시 하지원 씨의 매니저가 첫사랑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식사를 하면서 하 의원에게 사적인 질문들을 물어봤다. 하 의원은 이화여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교수가 되려고 했다. 교수가 가장 남녀차별을 받지 않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부모님의 뜻이 자신의 삶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어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하 의원은 답했다.
 
하지만 정치도 남녀 차별이 없는 곳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뜻을 억인 게 아니라며 웃었다. 웃는 모습이 시쳇말로 예뻐 보였다. 때문에 필자는 ‘요즘 미모 정치라는 말들이 돈다.
 
미는 권력이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하 의원은 “미인이나 미남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인상,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는 모습이 더 어필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필자는 ‘본인은 미인 정치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그는 “글쎄”라고 답했다. 어떤 질문이든 답변이 술술 나오던 것과는 달랐다. 아무래도 어려운 질문인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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