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디자인의 미래를 만드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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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디자인의 미래를 만드는 사람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2.04.25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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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모소 뷰티아카데미 ´아미´ 학과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헤어디자인계의 살아있는 전설 쟈끄데상쥬와 비달사순, 국내 미용업계를 이끄는 박승철, 박준 등. 미의 대명사가 된 이들에게도 걸레를 빨고 바닥을 닦는 미용사 보조 시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이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일까. 혹 미용업계에 발을 디딜 당시 누군가의 한 마디가 이들을 자극하지는 않았을까. 누군가는 이들에게 ‘성실’과 ‘근면’을 말해주지는 않았을까.

훌륭한 스승이 훌륭한 제자를 만든다. 훌륭한 제자는 훌륭한 미래다. 뷰티의 도시라 불리는 서울 강남에서 국내 헤어디자인계의 미래를 봤다. 아미(가명.43) 학과장은 강남 한복판에서 헤어디자이너들을 탄생시킨다. 에르모소 뷰티아카데미의 명강사로 불리며 자격증 100% 합격률을 자랑하는 아미 학과장, 나아가 보다 훌륭한 미용인을 배출하고 싶은 그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

미용업계 미래를 키우다

▲ 에르모소 뷰티아카데미 아미 학과장 ⓒ시사오늘
젊은 여자 디자이너가 ‘선생님’을 외치며 웃는 얼굴로 다가온다. ‘선생님’보다 머리가 한 개는 더 있을 법 하지만 그를 품는 스승의 포스는 역시 남다르다. 지금까지 아미 학과장을 거쳐 간 제자들은 수천 명에 달한다. 아미 학과장은 10여년 동안 헤어국가자격증 강의를 하며 헤어디자인업계의 수많은 미래에게 꿈을 실어줬다. 

“지금 우리나라의 뷰티산업은 세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뷰티산업, 특히 미용업계의 발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헤어 관련 서적을 출간하거나 메이크업 관련 저서를 남기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또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서양기술을 동양 문화에 접목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미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공부를 더 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합니다.”

국내 헤어디자인업계의 대가인 박준, 박승철 원장 등도 자기발전을 위한 노력을 쉬지 않는다고 한다. 오랜 경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네킹 커트연습은 기본이다. 또 주노헤어 강윤선 대표의 집무실에는 책이 가득하다고 한다. 직원들에게도 책을 읽게 할 만큼 독서를 사랑하고 항상 연구하는 자세를 지닌 사람이라고. ‘그래서 저들이 저 자리에 있구나’ 아미 학과장은 이들의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스스로 만족하지 않고 계속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 젊은이들이 많을 때 우리나라가 미용업계에서 세계적으로 뛰어난 나라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가 학생들에게 바라는 바다.

아미 학과장은 미용계 입문을 준비하는 이들의 첫 걸음을 돕는다. 미용 일반(헤어)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면 헤어디자이너, 미용실 창업, 강사 등의 길이 열린다. 헤어 국가자격증 취득을 위해 아미 학과장을 찾은 이들의 90% 이상은 한 번의 시험으로 합격의 기쁨을 맛본다. 특히 아미 학과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 2월 합격률 100%를 자랑하기도 했다. 어디 이뿐이랴. 이들의 꿈을 향한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길을 열어주고, 또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기에 아미 학과장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들이 이후에도 스승을 다시 찾을 것이다.

또 학생들에게 충분한 자신감도 심어준다. ‘적당히’를 말하고 경쟁률이 낮은 지역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학원들과 달리 아미 학과장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경쟁률 높은 서울에서 시험 치를 것을 권한다. 지레 겁먹고 피할 것 없다는 자신감이다. 그럼에도 전국 합격률이 12~13%에 불과한 자격증 시험에서 아미 학과장은 당당하게 100% 합격률을 기록했다. 비결이 있다면? 그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정면 돌파’의 핵심은 바로 성실과 근면이다. “나도 잘난 사람이 아니다”고 말하는 아미 학과장이 인내와 근성으로 한 단계 한 단계를 걸어 올라간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저도 처음엔 너무 힘들었습니다. 한 달 급여가 5만 원, 1년이 지나면 10만 원 가량입니다. 또 그땐 38kg 몸무게로 몸도 많이 약했고 집에서 반대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잘 버틴 건 강사 활동을 하면서 남들보다 조금만 더 노력하자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높은 곳을 바라 본 게 아니라 사람들과 웃고 떠들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조금씩 올라 여기까지 왔습니다. 열심히 임하는 성실과 지치지 않는 근성만 있다면 누구나 발전할 수 있습니다.”

평범이 기적을 만든다

 

실제 아미 학과장의 미용계 입문도 거창하지는 않았다. 칠삭동이 미숙아로 태어나 몸이 허약했던 그는 ‘너는 사회활동도 어려우니 부모님이 해 주는 걸로 먹고 살아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그러나 아미 학과장은 성인이 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미용실에서 일을 하던 그에게 헤어자격증 강사였던 고모가 강의 쪽 공부를 권유했고, 그 길로 훈련교사자격증, 교사면허 등을 차근차근 취득했다.

“저는 사실 이쪽에 마음이 있던 건 아니에요. 주변 권유로 아무 느낌 없이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 일이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어요. 사람들이 나를 지켜봐 주니 승부욕이 생겼고, 그 시선과 칭찬이 저에게 근성을 가르쳐 줬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만들어져서 시작하는 사람 없다’고 얘기합니다. 학생들은 저를 부러워하지만 저는 그들보다 실력도 훨씬 떨어졌었어요. 또 나이 많으신 분들께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얘기합니다. 저도 20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 일을 했어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시작하는 게 가장 맞더라고요. 그때부터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품기도 전에 현실의 장벽에 무너진다. 나이, 재정문제, 자신감 결여 등의 이유로 첫 발을 내딛기가 두렵다. 이를 안타까워하는 아미 학과장의 배려가 느껴진다. 그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공부를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공부와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직접 연결해 주고, 또 각종 재료비 부담을 줄여 자격증 취득을 위한 비용을 최소화 시킨다. 무엇보다 기본기에 대한 숙련도를 높이는 강의를 통해 학생들의 합격률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 

“학생들이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제일 시급한 문제가 취업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헤어자격증 공부를 하고 싶은데 금전적으로 부족하다면 주말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공부와 병행할 수 있는 직장 등을 소개시켜주도록 학원 차원의 산학협력을 맺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너가 좀 어려우면 취업을 시켜줘서라도 공부할 수 있게 해 줄 테니까 돈이 없어서 못한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을 가로막는 것이지, 당사자만 노력한다면 실제 돈이 없어서 못할 일은 없습니다.”

어려움이 기회다

학생들의 합격률을 높이는 노하우로는 아미 학과장은 ‘반복학습’을 말했다. “헤어자격증이 어렵다고 하지만 사실상 기본 기술은 5가지에 불과합니다. 이 기술에 대해 철저히 훈련시키고, 이후 세부기술과 심화과정이 숙련되도록 접근하면 오히려 짧은 시간에 높은 완성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통 6개월이 걸리던 자격증시험 준비반을 2개월가량으로 단축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되풀이 하며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도록 강의를 하는 것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듯 하지만 오히려 지름길이라는 것. 이러한 방법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개 학원들은 획일적으로 진도 나가기에 그친다. 그러나 아미 학과장은 “강사의 열정만 있다면 더 좋은 결과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아미 학과장을 통해 헤어자격증을 딴 학생들은 현장으로, 대학으로, 창업의 길로 뻗어나가 다시 아미 학과장에게 돌아온다. 아미 학과장은 이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제자들의 발전하는 모습이야말로 스승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이들이 돌아와 감사를 표하고 도움을 청할 때 아미 학과장은 자신이 필요한 존재가 됐다는 데서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최근에는 더 많은 도움을 주고자 하는 고민으로 잠 못 이루는 날도 늘어간다고 한다.

“학생들이 성신여대, 건국대 등 대학을 가고 인사하러 올 때 너무 뿌듯합니다. 또 취업을 하고 싶다고 찾아 올 때, 심화과정을 공부한다며 저에게 도움을 청할 때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참 기쁘죠. 사실 일을 하면서 항상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에는 부족함도 많이 느끼고 학생들에게 지식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더 많은 것들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잠 못 이룰 때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날로 발전하는데 제가 그대로 있으면 더이상 위에서 끌어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도 제 발전을 위해 재도약을 하려 합니다.

학생들도 자신의 발전을 위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는 사람은 자기 열정과 근성만 있다면 학교를 다니든 직장을 다니든 분명 늦지 않았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하나씩 이뤄나가면 그 사람은 지금보다 훨씬 앞서나가는 비전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헤어자격증시험은 과거에 비해 많이 어려워 졌고 앞으로도 어려워질 거에요. 최근 엔터테이먼트의 눈부신 발달과 함께 미용 전문인, 아티스트들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비전입니다.

이제 미용기술을 가르치는 4년제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고 과거 ‘미용’하면 경안 시 됐던 부분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용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실 기술은 종이 한 장 차이에요. 그냥 묵묵히 노력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때에 좋은 일들이 생기고, 또 좋은 사람들이 많이 도와줄 겁니다. 우리나라가 외국 브랜드에 비해 미용의 역사는 짧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들보다 기술이 좋습니다. 더 열심히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 우리나라가 헤어시장에서 세계적인 위치에 있었으면 하고, 또 저도 선배로서 그렇게 되도록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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