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2010년 부동산 시장> 호전 기류 속 가격거품 등 복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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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본 2010년 부동산 시장> 호전 기류 속 가격거품 등 복병으로
  • 차완용 기자
  • 승인 2010.01.1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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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금리등 정부 정책이 최대변수
실물경기 회복따라 완만한 상승속
지역·유형별 양극화 현상은 계속
2010년 부동산시장은 실물경기 회복과 함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시장에 충격을 덜 주는 적정 수준의 금리만 유지될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 따른 각종 개발 공약과 늘어나는 재개발ㆍ재건축 철거로 발생되는 이주수요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서울 및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지역과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는 지방 간의 양극화 현상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며 집값을 선도하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역시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유동성, 더블딥 우려, 지방선거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결국 2009년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2010년 부동산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공급 규모 및 거래량 모두 증가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0년 주택시장전망'에 따르면 2010년 주택건설 전망 BSI는 전년대비 143.5, 전년 하반기 대비 134.8로 주택공급 실적의 증가가 예상된다. 주택공급 BSI가 100보다 크면 주택건설 실적이 전년도보다 호전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많다는 것이고 100보다 작으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기저효과에 의한 결과로 여전히 주택공급 위축 상황은 유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택건설 실적 BSI는 2008년 대비 2009년 80.4를 기록해 2009년 민간 주택공급 실적이 매우 위축됐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 2008년 공급량도 전년(2007년) 대비 이미 급격히 감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0년 주택거래 BSI는 전년대비 115.9로 주택거래량 역시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2009년 3분기까지 증가하던 거래량이 금융규제(DTI·LTV) 강화로 주춤했고 금융규제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10년 주택거래량도 2009년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가격 전망과 관련해 주택산업연구원은 "경제회복에 따른 실질소득 상승효과보다 출구전략으로 예상되는 시장이자율 상승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제전망 기관들이 2010년 경제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업률과 물가상승 등을 고려할 때 실질소득 상승효과가 직접적으로 주택매매 시장에 영향을 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반면 2010년 정부의 출구전략으로 시장이자율이 상승할 경우 주택매매 가격의 상승여지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에 따라 전세가격 상승력은 유지될 것으로 연구원 측은 전망했다.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연구원은 2010년 주택 매매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이며 서울 아파트의 경우 1.8%, 수도권은 1.4%, 전국은 0.4%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가격은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따른 대기수요 증대와 재개발·뉴타운 이주에 따른 전세수요 증가로 높은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의 전세가격 상승 전망치는 서울 아파트 5.6%, 수도권 아파트 4.2%, 전국 2.0%로 서울과 수도권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토지는 작은 보폭으로 회복 대열에, 상가는 ‘글쎄’

토지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40조 규모의 보상금이 인근 토지로 또다시 투자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인근 토지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보상금이 재투자될 개연성이 예전보다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리서치팀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부터 불리한 세제까지 토지값 상승을 견인할 만한 요소가 특별히 없다"며 "실물경기 회복에 따라 토지에 대한 기업수요가 착착 따라줄 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4대강 개발사업 등이 진행되는 지방 보다 공급이 달리는 서울이나 수도권 그린벨트 지역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상가 시장은 실물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실물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복 시점은 집값회복 시점보다 훨씬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상가는 실물경기 회복을 알리는 지수가 좋아진 뒤에도 체감경기까지 좋아져야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경기회복보다는 금리인상에 따른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세권 등 수요가 탄탄한 지역과 아닌 지역의 양극화 역시 지난 해에 이어 계속될 전망이다.
 
◇지역별ㆍ유형별 양극화 현상은 계속될 듯

전체적으로는 집값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주택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역과 부동산 유형에 따라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2009년 말 크게 인기를 끌었던 신규 분양시장은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공론이다. 오는 2월11일 양도세 감면 혜택이 예정대로 종료됨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 말 세제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이 급증해 단기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설사들의 수도권 신규 물량 공급도 하반기에는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서울 지역의 경우 원래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대형 재개발 지역 등을 중심으로는 여전히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이며 침체에 빠져 있던 기존 주택거래 시장에도 분양시장에만 쏠리던 유동성이 일부 유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2010년에는 서울 강남권과 용산ㆍ강동 등 인기지역에서 다수의 분양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며 "환금성이 높은 서울 지역 부동산시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활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 부동산시장의 경우 부산 해운대 등 고급 주택시장을 제외하고는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미분양의 80%를 넘는 물량이 아직 지방에 쌓여 있는데다 경기회복 효과가 지방까지 전이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방의 경우에도 지방선거 개발 공약 등에 따라 국지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지역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대출규제ㆍ금리인상 등 정부 정책이 가장 큰 변수

2년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던 부동산시장은 2009년 초 잇따른 정부의 규제완화로 활기를 되찾았다. 2010년에도 국회에 계류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비롯해 지방선거ㆍ금리인상ㆍ대출규제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 정책 흐름이 부동산시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돼 있으며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 당장 재건축ㆍ재개발 주택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만큼 집값을 선도하는 강남 재건축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상한제가 폐지되면 조합원들의 수익성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현재의 가격에 반영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찬반 논란이 심한 상태기 때문에 2010년 상반기 법 개정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말 정부가 실시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강력한 대출규제 역시 2010년 일부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현재의 부동산시장 상황을 '침체'라기보다는 '안정'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당분간 대출규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2010년 정부의 출구전략에 따라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주택 소비자들의 매수능력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하반기 쯤에는 대출규제가 다소나마 풀리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대출규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 규제는 부작용이 큰 만큼 정부가 국지적인 속도조절 접근법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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