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크의 박근혜에 대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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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크의 박근혜에 대한 경고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2.05.29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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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박근혜 사당화로는 대선 힘들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면서 정치철학자였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자신의 저서 <노예의 길>에서 "사회를 계획하고자 하는 가장 열광적인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계획할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계획을 조금도 인내하지 못하는 가장 위험한 사람이 된다"며 "성자와 같은 일편단심의 이상주의자로부터 미치광이 광신자까지의 거리는 단지 한 발짝에 불과할 때가 많다"고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요즘 새누리당의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주변을 보면 하이에크의 경고가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인다.

소위 당의 3대 요직인 당 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에 '친박'들이 대거 포진하고, 최고위원 5명중 4명이 친박이다보니 이제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체제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대선후보 추대론과 같은 '주군 박근혜'를 향한 친박계의 맹목적인 충성이 이어지고 있다. 친박계는 비박계 대선후보들이 요구하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선 너나 할것 없이 '당치 않은 주장'이라고 무시하기 일색이다.
 
박 전 대표 주변의 이 같은 상황은 당연히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 ⓒ뉴시스
새누리당 소속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22일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청와대에 들어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저는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롯데호텔 밸뷰룸에서 열린 '함께갑시다! 대한민국' 포럼에 참석해 "지금은 누구도 겁이 나서 비판을 하지 못한다. 입당한 지 19년이 됐지만 이런 적이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김 지사는 "지금 여의도에서는 해석학이 굉장히 횡행하고 있다. 박심(朴心)의 의중이 무엇인지, 헤어스타일이 어떻고 바지가 어떻고 이래서야 되겠느냐"며 "정치인은 메시지가 분명해야 한다. 물론 전략적인 것이 있겠지만 너무나 신비하고 모호해 사람들이 해석학과 독심술에 의존해서 소통해야 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야권의 김두관 경남 지사도 22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경남 문화제 중 토크쇼에 출연해 "박근혜 위원장은 일부에서 독재자의 딸이라고 말하는데, 지금은 본인이 독재자에 가깝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박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을 사당화하고, 신문과 방송의 파업 등 언론문제를 방치하는 것을 보면서 70년대로 되돌아 갈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낀다"며 강한 우려감을 표했다.

이어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24일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경선 룰 논란 등과 관련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엔 "그런 부분이 없지 않다"며 "의원들이 당내 사안에 대해 비판하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표는 2004년 총선에서 난파선이 된 한나라당의 당대표를 맡으며 2년 3개월 동안 제 1야당을 탄탄하게 이끌어낸 바 있다.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최초로 당대표 임기를 완수한 영광을 얻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선 당초 100석도 어렵다던 위기속에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비대위를 이끌며 남다른 수읽기로 충청과 강원권을 집중 공략해 빈사상태의 당을 구한 '선거의 여왕'이다.

이제 박 전 위원장에게 필요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는 1%만을 위한 나라가 아닌 국민이 행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소통'의 정치를 해야할 것이다.

만약 박 전 대표 주변이 다른 사람들의 계획을 조금도 인내하지 못하는, 그런 가장 위험한 사람들로 채워진다면 12월 대선 승리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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