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롯데백화점이 창사 42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눈치다.
지난 23일 롯데백화점은 오는 10월 8일까지 2주 동안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다고 사내 공지를 통해 밝혔다. 24개월 임금과 위로금 3000만 원, 자녀 학자금 최대 3200만 원을 지급하며 지원자에게는 재취업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조건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백화점의 전체 직원 수는 4700여 명, 이 중 근속 20년 이상 직원은 2000명 규모로 43% 수준이다.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시대 변화에 맞춰 조직 내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인적 쇄신, 인력 선순환 차원 조치라고 롯데백화점은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인턴 50여 명에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를 선발해 연내 최소 1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알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백화점의 이번 희망퇴직이 그룹의 적자를 돌려 막기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4일 민주노총 롯데백화점 지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작 2년 치 임금에 위로금 3000만 원으로 20년간 일해온 직원들의 헌신을 맞바꾸겠다고 천명했다"라며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경영 흑자를 이뤘음에도, 롯데그룹 경영진이 롯데온 등 이커머스 부문 실적 부진을 롯데백화점 노동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백화점 부문의 매출은 7210억 원, 영업이익은 620억 원을 기록,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40.9% 증가했다.
특히 노조는 시대 변화에 맞춘 조직 내부의 '체질 개선', '인력 선순환'을 내세워 이번 희망퇴직을 시행했다는 백화점의 설명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1999년 기준 9개 점포였던 롯데백화점의 당시 직원 수는 5000명인데, 2021년 점포가 57개에 달함에도 직원 수는 여전히 5000명이라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압도적으로 늘어난 점포 수와 매출 규모는 인력 선순환을 위한 고용으로 이행하지 않았음은 물론, 최근 동탄에 수도권 최대 규모라는 신점포를 개점했지만, 공개채용은 이번에도 진행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노조는 2018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년간 50조를 투자해 7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7만 명은 고사하고 롯데그룹에서는 구조조정 시도만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롯데그룹의 구조조정은 유통부문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2020년 3월 롯데하이마트는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이어 롯데마트는 지난 2월 창사 23년 만에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첫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룹 경영진들의 경영 실패를 왜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지, 직원들한테만 희망퇴직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인사과에서 대상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발령과 인사고과 등을 들먹이며, 무언의 압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남고 싶은데 심리적 압박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