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관람기⑩] 홍준표는 ‘충청 표’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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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관람기⑩] 홍준표는 ‘충청 표’를 잡을 수 있을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11.02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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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대망론 업은 尹, TK 출신 李…洪의 확장 전략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영남 출신인 홍준표 의원은 영남 이외 지역에서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 출신인 홍준표 의원은 영남 이외 지역에서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치열해지고 있다. 초반만 해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세론’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2017년 대선에서 자유한국당(現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의원이 ‘저력’을 과시하면서 이제는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 역시 ‘예측 불가’라며 더 이상의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승리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홍 의원이 ‘바람’을 타고 윤 전 총장과의 격차를 줄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숙제’를 풀지 못하면 ‘역전승’에 도달하기에는 한 걸음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들이 말하는 숙제는 바로 ‘충청권의 지지’다.

이번 대선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다. ‘내 삶을 바꿔줄 일꾼’을 뽑는 선거라기보다는, ‘너무나도 미운 상대 후보를 꺾을 수 있는 후보’를 뽑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홍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윤 전 총장보다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선거에서 본선 경쟁력은 ‘확장성’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념적으로는 중도, 지역적으로는 영·호남 이외 지역에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느냐가 대선 승패와 직결된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 과정에서 ‘반문(反文) 구심점’으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를 싫어하는 중도층에 호감을 살 만한 포지션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충남 논산·공주에서 파평 윤씨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왔던 조부와 부친 덕분에 ‘충청 대망론’까지 등에 업고 경선에 임하고 있다. 즉 홍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려면 자신이 윤 전 총장 못지않은, 오히려 윤 전 총장보다 뛰어난 확장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이 대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충청권의 지지다. 중도층으로의 확장은 개인의 정치력으로도 가능하지만, 지역주의 투표 성향을 띠는 우리나라에서 영남 출신인 홍 의원이 충청권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경북 안동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TK(대구·경북) 표를 일정 부분 가져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홍 의원의 ‘지역적 확장력’은 본선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승리하려면 DJP연합과 같은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인구수가 많은 영남만 지키면 필승’이라는 전통적 관념으로는 ‘충청 대망론’을 업고 있는 윤 전 총장, 나아가 ‘영남 출신 민주당 후보’라는 ‘필승 공식’을 따르고 있는 이 후보를 이기기 어렵다. 과연 홍 의원은 충청권의 표심을 잡고 대권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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