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성공한 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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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성공한 쿠데타´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6.28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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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유력 대선주자에게서 5·16이 투영되는 까닭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정치에서 정의를 얘기할 필요는 없다.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 그러면 모든게 해결된다.'

이런 생각 방식이 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으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듯 싶다.

1961년 5월 16일 박 전 대통령은 쿠데타를 일으켰다. 분명 쿠데타는 내란이다. 그러나 5·16 쿠데타는 성공했고 박 전 대통령은 20여 년간 권좌를 지켰다.

이 기간 독재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초를 겪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러한 지지율은 무엇보다 정권을 재창출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며 군사 독재를 연장시켰다.

그러다 1987년 군 출신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또 다시 대통령이 된다. 30여 년이라는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박 전 대통령의 5·16은 성공한 쿠데타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 ⓒ뉴시스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순교하지 않는 이상 '종교 차원'으로까지 올라간 박 전 대통령의 위상을 허물어 뜨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런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0년 세종시 정국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수정안에 반대하며 원안을 고집한다.

국민여론은 분명 수정안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붙여졌을 때 박 의원은 직접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세종시 원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두고 자기 계파를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결론은 수정안 부결이었고 박 의원의 승리였다. 그 덕분에 박 의원은 충청권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세종시를 말도 안 되는 실책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박 의원이 승리하자 아무도 이 문제를 거론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박 의원의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다고 추켜세우기까지 한다. 일각에서는 '원칙의 정치인'이라고 찬양한다.

지난 4·11 총선 당시 박 의원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공천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다. 친이(이명박)계가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공정 공천을 지적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무시했다. 대신 자기 사람 심는데 주력했다.

선거 결과는 새누리당의 과반 확보였다. 수도권에서 참패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일단 승리한 것이다. 물론, 공천만 제대로 했으면 더 많은 의석수를 얻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있다. 그런나 전체적으로 이겼다는 것에 박 의원의 모든 잘못은 묻혀졌다. 되려 '박근혜 대세론'만 단단해졌다.

28일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박근혜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됐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권 장악을 위해 1980년 설치한 임시입법기구인 국보위(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다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1993년 동화은행에서 2억1천만 원의 뇌물을 수령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권력형 부패 전력자인 셈이다.

이런 사람을 왜 선대위원장으로 내정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동안 박 의원의 행태에 비쳐 별로 개의치 않을 게 틀림없다. 헌법 경제민주화 조항 입안자인 그를 전면에 내세워 자신의 민생·양극화 해결 의지를 드러내 선거에서 이기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선거에서 승리하는게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지금 새누리당은 말그대로 박근혜 사당으로 전락했다. 21세기에 이런 정당이 있을까, 하고 탄식할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에 눈 하나 깜짝 않는 게 박 의원이다. 그에게서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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