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해 상장 앞두고 거래액 늘리기 필수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각종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려온 신세계 SSG닷컴(쓱닷컴)이 본격적으로 물량 늘리기 행보에 나선다. 온라인 스토어 ‘네오’(NEO)와 함께 전국 점포를 활용한 대형 PP센터를 확장하면서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는 전략이다.
4일 SSG닷컴은 지난 9월 중순 리뉴얼 공사를 마친 이마트 이천점 PP센터(Picking & Packing)의 시범운영을 종료하고, 본격적으로 하루 최대 3000건의 온라인 주문 배송에 나선다고 밝혔다. PP센터는 전국 110여 개 이마트 매장을 활용한 SSG닷컴의 ‘온라인 물류 처리 공간’으로,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집품하고 포장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각 PP센터의 규모에 따라 하루 최소 200건에서 최대 3000건에 이르는 온라인 장보기 주문을 소화한다.
이천점 PP센터는 전체 면적 1190㎡(약 360평)으로, 규모를 이전보다 16배 확장했다. 내부에는 ‘자동화 소터’와 ‘DAS(Digital Assorting System)’ 등 최첨단 설비도 구축해 물류 효율을 높였다. 공간이 넓어지고 자동화 설비까지 갖춰지면서 지난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50여 일의 시범운영 기간 동안 이천점 PP센터의 작업자 1인당 생산성은 일반 PP센터에 비해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SSG닷컴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하루 동안 처리 가능한 주문 건수도 리뉴얼 이전 최대 450건에서 3000건까지 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2022년을 목표로 상장 절차에 돌입한 SSG닷컴은 향후 공격적인 물류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SSG닷컴은 늘어나는 온라인 장보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천점 PP센터처럼 하루 3000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PP센터’를 내년 상반기까지 3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SSG닷컴이 운영하는 대형 규모의 PP센터는 ‘E.OS(Emart Online Store) 청계천점’을 비롯해 ‘이마트 월계점 PP센터’, ‘이마트 가든파이브점 PP센터’, ‘이마트 신도림점 PP센터’에 이어 ‘이마트 이천점 PP센터’까지 총 다섯 곳이다. 오는 12월까지 ‘이마트 평택점, 만촌점 PP센터’도 리뉴얼을 마치고 대형 PP센터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이처럼 SSG닷컴이 네오와 PP센터를 앞세워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배송 경쟁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SSG닷컴 모회사인 신세계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물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물류·배송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쿠팡은 이미 전국 단위의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망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반면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단숨에 시장 점유율 확보에 성공했지만, 그만큼 물류 캐파(CAPA, Capacity, 생산능력)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SK증권 유승우 연구원은 “자체 물류센터인 네오의 증설이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3분기) 사실상 풀 캐파 수준인 NEO발 GMV 성장률은 더뎠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향후 SSG닷컴의 상장이 계획돼있다는 점에서 음식료품 GMV 성장을 위해서는 네오의 증설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SSG닷컴은 대형 PP센터 확충을 해결책으로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가 3호까지 문을 열었지만, 추가로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빠르게 거래액을 늘리려면 기존 보유한 점포를 물류센터처럼 사용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SG닷컴 안철민 SCM본부장은 “김포와 용인에 있는 온라인 스토어 네오가 쓱닷컴 물류의 ‘심장’과도 같다면 PP센터는 전국 17개 시·도 곳곳에 생필품을 쉴 새 없이 나르는 ‘모세혈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오는 2025년까지 대형 PP센터를 전국에 70여개 이상 확보해 ‘쓱배송’, ‘새벽배송’을 포함 현재 하루 14만 건 수준인 온라인 장보기 배송 물량을 최대 36만 건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