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수수료 인하로만도 걱정이 많았는데, 새로운 근심거리가 생겼다. 카드사에게만 너무 규제가 많다. 카드사의 사업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를 풀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해주길 바란다."
최근 만난 카드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카드사의 수수료 인하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카드사는 적자구조를 면치 못하게 될 상황에 놓였다는 하소연이다.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올리면서 여신전문금융사의 조달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조달비용이 늘어난다는 것.
6일 카드업계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카드사의 여전채 발행 과정에서 조달금리가 인상돼 조달비용이 상승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수료 인하에 이어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카드사들이 적자구조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또한, 조달금리 뿐만 아니라 인력, 마케팅 비용, 기술혁신 비용 등 홍보에 필요한 자본 역시 추가로 상승해 카드사의 역마진이 우려된다.
카드사로선 손놓고 금융당국의 결정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다. 조달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이 금융당국의 원가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수수료 인하가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수수료 인하와 높은 조달금리라는 이중고를 맞이해 카드사는 적자구조로 사업을 해야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수수료 사업이 본업인 카드사에게 이미 '제로수수료'를 강요하면서 조달비용까지 올라가게 된다면 지출금액은 늘어나고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줄어든다. 금융당국의 결정이 카드사 입장에선 사업을 접으라는 선고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카드론을 통한 수입도 오는 1월부터 DSR규제에 적용받아 수입을 기대하기 힘들다.
일부 카드사에서는 본인들의 결제망 제공 서비스를 빅테크社가 비슷한 형태로 서비스해 불공정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주장한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규제를 받지만, 빅테크는 전자금융거래업자로 분류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도 규제는 카드사만 받는다는 것이 카드사의 입장이다.
이미 빅테크의 현행 수수료는 카드사의 수수료를 넘어섰다. 카드사의 결제 수수료는 0.8~1.6% 수준이나 빅테크는 2.2~3.08% 수준으로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빅테크사는 전자금융거래사업자로 분류돼 수수료 인하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또한 카드사들은 규제만 없다면, 빅테크들이 점유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으나 규제로 막혀있어 진입을 못하고 있는 입장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카드사와 빅테크사의 불공정 거래를 개선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월에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드사가 0.8%의 가맹점 수수료를 받는 반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2.2%, 2% 가까이 받아 부당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온다"며 카드사와 빅테크의 수수료 형평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11월에는 카드사 노조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지, 카드 가맹점 수수로 인하 중단. 빅테크사 수수료 특혜 철폐 등을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 업계가 공정한 경쟁을 하게 되면 기업들뿐 아니라 가맹점과 소비자 모두 상부상조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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