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개혁 외치더니 방탄이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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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개혁 외치더니 방탄이 웬말?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07.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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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식구 감싼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을 보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국회가 본회의를 통해,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부결 시키면서 정치권이 또 다시 방탄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 19대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를 열어 무소속 박주선 의원과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상정, 박 의원에 대해서는 가결을 정 의원에 대해서는 부결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가뜩이나 정치권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온 여론이 당초, 불체포 특권 등 정치개혁을 약속했던 19대 국회에 대해 “시작부터 제 식구 감싸기라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며 강한 비판을 가한 것. 어지간해서는 여론이 화를 풀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특히 전대까지 늘상 있어 왔던 소위 관행이 이번 국회 들어, 이처럼 파장이 커진데 대해 해당 의원이 소속된 새누리당의 경우, 내부 사정은 더 복잡하다. 본회의 이후, 악화 여론을 의식해 원내지도부 전원이 ‘책임 소재’를 들어 당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초강경으로 사태 진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한번 불붙은 비판이 좀처럼 식지 않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당초 152석(현재는 150석)이라는 과반을 넘는 의석으로 원내 제1당의 지위를 획득한 바 있다. 그만큼, 민심의 기대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이에 새누리당도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의원 특권 축소 등 광범위한 개혁을 이룰 것을 약속하고 각종 입법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문제는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 정작 집권당이면서 최대 다수당이 당 소속 의원의 불법 행위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를 원천 봉쇄하는 소위 ‘방탄 국회’의 면모를 보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더욱, 당일 같이 상정된 야당 성향의 무소속 박주선 의원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표결 결과가 나왔다는데 충격파는 더 크게 보인다.
 
한편 당시 본회의 표결에는 여야 의원 271명이 참여해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했다. 그러나 박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은 찬성 148, 반대 93, 기권 22, 무효 8로 가결된 반면, 정 의원에 대해서는 찬성 74, 반대 156, 기권 31, 무효 10으로 부결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의원 상당수가 정 의원건에 반대표를 던졌을 것으로 분석해 왔다.
 
이 일로 새누리당은 향후 펼쳐질 대선 정국에서 ‘혹시나 모를’ 파장까지 우려하는 등 그야말로 ‘도둑이 제 발 절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을 통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책임을 자임했고 당사자인 정두언 의원이 “믿어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화답했지만, 파장이 예상을 넘으면서 당내에는 당혹감이 역력해 보인다. 더욱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가 자칫 대선후보로 유력한 박근혜 전 위원장의 개혁 이미지 퇴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정작 한숨을 내뱉은 것은 민심이다. 개혁을 외치던 19대 국회의 표변이 ‘제 버릇 남 못 준다’는 옛말을 떠오르게 하면서 한여름 더위에 근심을 더했다는 지적이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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