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신문화의 3 가지 유전자...무속, 불교, 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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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신문화의 3 가지 유전자...무속, 불교, 유교
  • 이민정 기자
  • 승인 2012.08.01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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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민정기자)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보물들은 어느 날 ‘뚝딱’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고된 역사의 비바람을 뚫고, 그 속에 당대의 정신문화를 담아 지금의 상징적 의미를 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채택된 우리의 유산 28가지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무교, 유교, 불교와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유산에만 자부심을 느낄 뿐 이 세 가지 인자에는 여전히 관심이 없다.

이를 안타까워하며 잊혀져 가는 우리 정신문화의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허상녕 씨의 ‘한국 정신문화의 3가지 DNA’가 출간돼 화제다.

현대사회에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 한들 소위 점을 보기 위해 점집을 찾는 사람들의 수는 줄지 않는다. 역사 속에서도 무속은 타기의 대상으로 취급당했으며, 그 여세에 무속인들 역시 심한 천대를 받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무속의 힘에 의지하는 일이 많았다.

지금도 여전히 무속을 미신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마당굿 등은 예술성을 인정받아 자주 시연되고 있다. 이외에도 전통예술이라고 여겼던 판소리, 줄타기, 농악 등이 무속에서 비롯되었음을 안다면 더 이상 무속을 비과학적인 옛 풍습에 한정하여 배척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교에 입각한 정신문화는 조금 더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편이다. 삼강오륜이라는 거창한 표현을 쓰지 않아도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는 개념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다. 심지어 나이가 한 살만 많아도 깍듯이 대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모습은 나이, 직급 등의 서열이 거의 없는 외국인들의 눈에는 유별나 보이기까지 한다.

명절 때만 되면 펼쳐지는 민족 대이동 또한 아직까지도 유교가 사회 전반의 지배원리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떨어져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조상들께 제사를 지내는 모습은 유교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관습이다.

불교는 현재 개신교, 천주교 등과 함께 종교의 하나로서 인정되고 있지만, 한때 우리의 국교이기도 했을 만큼 우리 역사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조상들은 호국불교라는 말에 걸맞게 대장경을 조성하여 국가위기를 극복하려 했으며, 그 노력은 현재의 제지술, 인쇄술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각종 불상과 석탑 등 아름다운 조형물과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거대한 문화유산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우리의 문화유산 28가지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중 무속, 유교, 불교과 관련된 것이 각각 7, 5, 6가지이다. 무려 절반 이상이 무, 유, 불과 직접적 연관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눈에 보이는 유산에만 깊은 자부심을 드러낼 뿐 그 근본인 정신문화에는 무척 소홀하다.

저자 허상녕 씨는 이를 지적하며 성장 발전의 토대와 한국이 문화 강대국임을 천명하는 원동력으로써 정신문화 회복을 주장한다.

본문은 ‘한국 정신문화의 3가지 DNA’라는 제목에 맞게 무속, 유교, 불교의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역사적으로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과거와 현재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등을 정신문화사적 시각에서 재구성한다.

‘가장 전통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세계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전 세계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추되 우리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전통과 풍습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또한, 정신문화의 거대한 흔적인 무, 유, 불에도 그간 세계문화유산에만 보였던 자부심을 조금 내어준다면 이 책의 바람대로 우리 고유의 유산인 정신문화가 회복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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