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먹거리 값이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최근 각종 원자재 가격과 제반 비용 상승에 기업들이 너도나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면서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과거에 비해 가격 인상 주기까지 짧아져 소비자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식업계에서는 가격 재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지난달 16일부터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약 5.5% 인상했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에도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4.1% 올린 바 있는데, 6개월 만에 가격을 한 차례 또 올린 것이다.
인상 품목은 버거류 15종 등 총 81품목으로, 인상 가격은 평균 400원~500원이다. 인상 주요 품목은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로, 단품 가격이 4100원에서 4500원으로 400원 각각 인상됐다. 세트 메뉴도 6200원에서 6600원으로 올랐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도 6개월 만에 가격을 다시 인상했다. 써브웨이는 오는 12일부터 대표 제품군인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올린다. 인상 대상 메뉴는 15㎝ 샌드위치 18종, 30㎝ 샌드위치 18종 등을 비롯해 사이드 메뉴 포함 총 74종이다. 평균 인상액은 15㎝ 샌드위치 333원(300~500원), 30㎝ 샌드위치 883원(500~1600원)이다.
주요 메뉴로는 15cm 기준 에그마요 샌드위치가 4600원에서 4900원으로 300원, 이탈리안비엠티 샌드위치가 5700원에서 6100원으로 400원, 터키베이컨아보카도 샌드위치가 6900원에서 7400원으로 500원 오른다.
앞서 써브웨이는 지난 1월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15㎝ 샌드위치 18종, 30㎝ 샌드위치 18종 등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다. 제품군별 평균 인상률은 15cm 샌드위치 5.1%(평균 인상액 283원), 30cm 샌드위치 8.3%(817원)였다.
커피빈코리아의 가격 인상 주기는 더욱 짧다. 3개월 만에 가격을 또 올렸다. 커피빈은 지난 5월 유제품을 포함한 음료 메뉴 총 50종의 가격을 100원~300원까지 인상했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는 기존 4900원에서 5000원으로 100원, 카페라떼 스몰은 200원 오른 5600원에 판매된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최근 약 8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9.5% 올렸다. 지난해 1월 대표 제품 90여 개의 가격을 인상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 인상으로 단팥빵과 소보로빵 가격은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씩 올랐다.
업계는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제품 원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토로하고 있다. 실제 최근 고유가, 고환율,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원재료 수급 불안 문제 등으로 물가 상승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생활필수품 35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이 평균 9.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식물가에 영향이 큰 밀가루 품목은 평균 31.3%, 식용유 품목은 평균 23.9% 상승했다.
일각에선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다시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가격을 동결하던 업체들도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최근 물가 상승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주제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 10개 중 7개(69%) 기업이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기업의 53%도 “올해 안에 인상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정부는 긴급 민생 안정대책 10대 프로젝트에 이어 민생 물가안정 대책에 대해 발표하며 단순가공식료품에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등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기업 측에서도 모두가 힘든 이때 무조건적인 가격 인상이 아닌 소비자와의 상생을 도모하며 물가 안정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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