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대법관과 대선캠프, 적정성 논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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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전 대법관과 대선캠프, 적정성 논란은?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2.09.06 0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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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대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시 엉엉 울었다? 지금은, 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신상인 기자]

지난달 27일 안대희 전 대법관이 새누리당 정치쇄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것과 관련해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의 출신과 이력, 인맥 여부 등으로 봤을 때 과연 그 자리가 적합한 지에 대한 반응이다.

앞서 1992년엔 대선을 앞두고 김도언 검찰총장이 사퇴하자마자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신한국당에 입당해, 당시 젊은 검사들은 “아마 처녀가 강간을 당하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싶다”는 말로 그 충격과 비난을 대신하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안대희는 그 정도의 충격은 아니다. 다만 야당과 법조계 및 시민단체들은 안 전 대법관의 결정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역대 대법관 중 퇴임 직후 특정 정당으로 간 것은 최초일뿐 아니라, 이 같은 행보는 두고두고 구설수에 오를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법관은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 자리다.

이전 퇴임한 대법관들은 변호사 개업조차 잘 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대법관직을 수행하면서 얻은 경험과 능력을 개인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와 사회적인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또 안 전 대법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법관까지 시켜주었다. 안 전 대법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법고시 동기임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의 측근 대선자금 비리도 예외 없이 수사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거북바위에서 뛰어내리게 된 단초를 제공했다. 그런 그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시 동네 맥주집에서 엉엉 울었다”고 했다. (지난 3일 TV조선 ‘쾌도난마’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법관으로 퇴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선 직전 집권여당으로 들어선 안대희 전 대법관은 2003년 대검찰청 중수부장으로 ‘차떼기 사건’이라 불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로선 성역이나 다름 없었던 대선자금 수사를 칼같이 단행해 재벌과 정치권 사이에 관행화 되어 있던 수백억 원대 ‘대선자금 차떼기 비리’를 낱낱이 밝혀냈다. 이로써 한나라당에게 ‘차떼기 당’이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안겼다.

하지만 17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한나라당에 복당하면서 유세지원비 2억원을 받은 경위에 대해 박 후보를 소환조사도 하지 않은 채 무혐의로 결정을 내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은 “박 대표의 해명은 수사 내용과 다르다”며 “나중에 한꺼번에 털고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이를 두고 ‘안 전 대법관이 수사를 제대로 했다면 지금의 박근혜는 없다’라는 말도 나왔다.

안 전 대법관의 행보에서 이 부분 만큼은 석연치 않은 부분으로 남아 있다 보니 일각에서는 그때의 인연이 이번 인선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제 ‘국민검사’이며 ‘안짱’이라는 팬클럽까지 결성되는 등 비리 척결의 대명사로 떠올랐던 안 전 대법관은 새누리당 정치쇄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됐다. 대법관에서 퇴임한 지 48일 만에 여당의 대선 후보 캠프로 직행하는 과감한 행보를 국민들이 보는 시각은 각각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대법관직에서 퇴임한 직후에 특정 정당의 직책을 맡은 것은 대한민국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심각한 흠을 남긴 것이라는 지적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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