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류할증료 조정에도 여행심리는 '뚝'…'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
올해 흑자전환 어렵다…업계선 "PCR 2회 의무, 여행심리 회복 막아" 불만
"해외 현지에선 형식적인 PCR 검사 횡행…韓 출입국 관련 제한 풀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대목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도 암울한 모습이다. 특히 LCC(저비용항공사)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제선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휴가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의 수가 적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PCR 면제’ 등 국내 방역 정책 개선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티켓값 ‘쑥’…추석 증편에도 좌석은 ‘텅텅’
19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과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의 ‘3고 현상’으로 인해 추석 대목에도 항공업계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유류세 때문에 항공권이 비싼 데다, 시민들이 코로나19에 대한 거부감도 아직 떨쳐내지 못한 탓도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오는 9월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기준 16단계(3만5000원~24만9200원)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7~8월 22단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떨어진 가격이지만, 올해 초 6단계와 비교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 6월 이후 1300원대를 넘어서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
이에 ‘휴가 대목’을 잡기 위해 증편을 감행한 항공업계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항공사 운항 편수는 2만8231편, 공급 좌석 수는 521만6826석이다. 이는 지난 6월 대비 각각 2391편, 좌석 14%가 확대된 규모다.
반면 실제 비행기에 탑승한 여객 수는 지난달 기준 435만2172명으로, 6월(410만8077명) 대비 약 5%만 늘었다. 좌석수를 늘렸지만 승객이 부족해 빈 비행기를 운항해야 하는 셈이다. 국내 항공사 평균 탑승률도 전월(89%)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항공업계 "PCR 검사 면제 필수…미리 만들어 준 음성확인서 제출도"
증권가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실질적 여객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당초 연내 2019년과 비슷한 규모의 국제 여객을 회복해 흑자전환을 노렸지만, 계획을 수정하게 된 셈이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행심리 회복이 당초 예상 대비 더디다. 해외여행이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내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높아진 물가 등 매크로 환경 영향이 여행 수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항공사들은 일제히 ‘PCR 검사 면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해외여행을 다녀오려면 최소 총 2번의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로 인해 비용이나 시간이 소모돼 해외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현재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국내에 입국하려면 해외 현지에서 △입국 전 48시간 이내 PCR 검사 △입국 전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해당 검사에서 음성확인서를 받아야만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다. 그러나 양성이 나올 경우 최소 7일 이상 현지에서 체류해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코로나19 검사 비용(약 10만 원대) △추가 항공료 △숙식비 등은 자비로 해결해야 한다. 탑승객은 또한 국내에 입국해서도 당일 공항이나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진협 연구원은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한 항공 노선과 출입국 관련 여러 제한이 (실적 개선을 막는) 주된 원인”이라며 “노선 확대와 자유로운 출입국 허용에 따라 실적 턴어라운드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PCR 검사에 대한 거부감과 귀찮음이 ‘차라리 국내여행을 가자’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이는 LCC들의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한국처럼 입국 전, 입국 후 PCR 검사를 2번이나 요구하는 나라가 없다.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지에서 PCR 검사를 형식적으로만 거치고, 미리 만들어둔 음성 확인서를 주는 등 꼼수가 횡행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실상 의미가 없는데 업황 회복을 위해 PCR 검사 의무를 폐지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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