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윤 ˝영화 찍기 전 시나리오 천 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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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영화 찍기 전 시나리오 천 번 봤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9.26 10: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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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영화배우˝´공모자들´ 출연…나라는 사람이 세상에 알려진 것만으로도 꿈만 같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영화 '공모자들'에 출연한 배우 정지윤의 파격 노출과 신비스런 연기가 주목받고 있다. 정지윤이 살아온 인생에서 그 장면들은 찰나(刹那)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찰나는 지난 세월 연기에 대한 그의 꿈들이 차곡차곡 쌓여 나온 결정체다. 그래서 그 찰나는 영원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2012년 9월 17일 <시사오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영화 '공모자들'을 통해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한 정지윤은 '9월의 장미'같은 여배우가 되고 싶어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사진장소협찬:카페 일노베 성산점

정지윤은 포이 초등학교와 언남 중학교, 개포 고등학교를 거쳐 세종대(시각디자인)를 졸업했다. 학창 시절에 대해 물어봤다.

"저는 얌전한 편이었던 것 같아요. 호호호~. 고등학교 때 합창부에서 활동했어요. 중학교 때도 합창부였고요. 합창처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대학교 때는 공부도 열심히 했고 여행도 많이 다녔구요."

-노래를 잘했나 보네요.

"그런 건 아니고 '알토'로 그냥 여러 사람들 속에서 묻어갔던 것 같아요. 저는 공동체로 함께 하는 걸 좋아했어요. 처음에 지휘 선생님이 저희들 목소리를 듣고는 한숨을 지으셨는데 나중에 발표할 때는 나름 완성이 되어서 박수를 받았고…, 그런 느낌이 굉장히 좋았어요. 함께 해서 이루는 게 좋았지요."

-함께 하는 걸 좋아했다면 성격이 외향적인가요.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래는 내성적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말이 없었던 것 같아요. 대학 때부터 좀 바뀌었던 것 같고…, 그래서 대학교 때 친구들이 더 많아요."

정지윤은 학창 시절 영화 '러브레터'에 푹 빠진 얘기도 들려줬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는 사랑을 주제로 하는 영화인데 '사랑해'라는 대사가 없는 영화예요. 일본 영화 '러브레터'나 '4월 이야기'처럼…. 제가 고등학교 때 '러브레터'를 비디오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본 적이 있어요. 그냥 틀어놓고 생활을 했죠. 그렇게 열 번, 스무 번을 봤는데 그 때마다 제가 못 본 장면이 또 나오더라고요. 비디오 가게 사장님이 가게를 팔고 갈 때 '러브레터' 테이프를 제게 주셨어요. '너 같이 장기 대여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면서…."

-대학 때 전공이 '시각디자인'인데 나중에라도 다시 전공을 살릴 계획이 있나요.

"반가운 질문이네요. 학생 때 동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어요. 학습지 일러스트를 그리기도 했고요. 만약 기회가 되면 일러스트 동화작가 같은 것을 해보고 싶어요."

˝연기, 그냥 스쳐지나가는 꿈인 줄 알았지만 안 사라져˝

-시각디자인 전공을 접고 굳이 연기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있나요.

"막연하게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게 그냥 스쳐지나가는 꿈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학 때 연극영화 수업을 들었는데 솔직히 전공보다 더 좋았어요. 하지만 4학년까지 다니면서 연기에 대한 열정이 없어지기를 마음 한 편에선 바랐던 것도 있어요. 그런데 안 없어졌어요. 4학년 때 극단을 알아봤고, 졸업해서 동기들이 회사에 들어가 인턴을 할 때 저는 극단 '유시어터'에 들어갔죠."

이런 정지윤을 주변 사람들은 걱정했다. 

"연기에 대한 꿈을 꾼 게 고등학교 때부터 근 10 년인데 그 때도 이미 늦었다고 했어요. 그래도 저는 너무 하고 싶었던 만큼 더 늦기 전에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지,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선 긍정적이지 않았어요.  주변 분들이 '1~2개월, 길어야 1년 정도 하고 말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정지윤은 극단 '유시어터'에 들어가 무대에 서 보지는 못 했지만 무대에 올라가는 선배들의 상대역으로 대사를 맞춰주곤 했다.

"연극하고 영화는 확실히 달라요. 발성도 그렇고 대본의 문체도 그렇고…. 극단 생활을 하면서 연기에 몰입하는 방법, 시선 처리, 어미 처리, 그리고 내가 뭘 잘하는 지 등을 많이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어요. 또, 연극은 상대방과의 호흡인데, 선배들의 상대역으로 대사를 맞춰주면서도 그런 점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시절, 정지윤은 현재 자신이 소속돼 있는 기획사 대표를 만난다.

"대표님은 메니지먼트를 준비하고 계셨어요. 저는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드라마, 뮤직비디오, CF 등에서 현장경험을 쌓았어요. KBS '강력반', '정글피쉬'에서 1~2회 지나가는 이미지 캐스팅이었죠. CF는 KT의 '성질급한 한국인'이었는데 '메니큐어 말리기' 얘기였어요. 그 내용이 장난기 많은 제 성격이랑 비슷했어요."

-이번에 '공모자들'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배경에 대해 말해주십시오.

"어떤 영화의 3차 오디션을 봤는데 여주인공을 뽑는 최종 오디션이었어요. 그 당시엔 제가 수많은 오디션에 지쳐있었던 터라 저는 저를 내려놓았어요. 그 때 임창정 선배가 저를 보았어요. 그리고 1년 후 쯤 임창정 선배가 제 모습을 잊지 않고 저를 김홍선 감독님께 추천했어요. 저는 감독님과의 2~3차 미팅 때까지도 임창정 선배가 저를 추천한 걸 몰랐어요."

-자신을 내려놓았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그 때 창수라는 주인공의 상대역이었는데 기가 센 인물이었어요. 대사가 완전 욕이었어요. 낯선 사람들이 20여 명 앉아 있었고, 예쁜척 하기도 모자란 판인데…. 그런데, 제가 당시에 오디션에 너무 많이 떨어졌었고 연기라는 제 선택이 잘못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갈팡질팡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감독님이든 임창정 선배든 상관 없이 구수하게 욕을 내질렀어요. 임창정 선배는 제 '프로필'을 보고는 마음에 안 들었었는데 욕하는 걸 보고는 마음에 들었었다고 해요."

-오디션을 수없이 봤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게 있었을 것 같은데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어떤 사람들에게 바로 평가를 받고, 나름 열심히 살았는데 나이 많다는 소리도 들어보고…. 그리고, 처음에는 서류에서 떨어졌다가, 2차, 3차까지 가게 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대본을 보고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렇고…. 때로는 대본에 그냥 빠져들어서 눈물이 나고 웃음이 나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나는 타들어가는 도화선, 서스펜션 만들기 위해 처절히 임해˝

-'공모자들'에서의 극중 역할인 '채희'에 대한 느낌이 궁금합니다. 또,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주변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채희에 대한 느낌은 굉장한 답답함이에요. '뭐 이런 인생이 있는가'라는 답답함이죠. 자기와 무관한 원인들에 의해 모든 게 결정되고…, 성격도 저와는 반대였어요. 그래서 더 하고 싶었어요. 정말 낯선 감정이었는데, 전쟁 영화를 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했어요. 전쟁터에서 주변 환경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주인공을 보면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장면은 영규(임창정 분)가 마직막에 상호(최다니엘 분)랑 했던 대사 부분이에요. '이딴 사람 하나 없어져도 잘 살수 있다. 한 명만 죽으면 20~30명이 잘 살 수 있다.'  소름이 끼쳤어요. 영규와 상호가 '다이너마이트'처럼 대결을 한다면 저는 타들어가는 도화선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더욱 '서스펜션'을 만들기 위해 처절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에피소드 같은 게 있었나요.

"다른 분들은 너무나 경험이 많고 몰입을 잘하는 대(大)배우들이니까 저도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 분들이 장난기가 심한데 그러다가도 너무 쉽게 연기에 몰입을 했어요. 저는 다시 몰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그래서 그 분들과 함께 하는 걸 피해야 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호호호~. 저는 빨리 몰입하기 위해 영화음악을 들으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정지윤에게 노출신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번 영화에 노출신이 꼭 필요했다고 보나요.

"노출 장면이 바로 개복(開腹)되기 직전에 나옵니다. 극중 상호는 채희를 빨리 찾아서 구해야 하는 절박한 상태이고…, 그렇게 '5-4-3-2-1' (카운트다운처럼)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인데, 이런 분위기에 몰입하기 위해 저도 '마인드 컨트롤'을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은 굉장히 잔인한 리얼리티를 좋아해요. 만약, 노출 장면이 없었다면 사람들이 영화를 보다가 고개를 돌리고 찡그릴 정도로 더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감독님은 스릴러의 거장이 되고싶어하는데 그런 식으로 어떻게 어떻게 만들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노출신을 통해 좀 더 그 장면을 덜 잔인하게 하면서 '판타지'화 시켰다고 봐요. 감독님은 '채희는 살(여체)이 아닌 죽어가는 여자로 보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혹여 노출신에 대한 후회감은 들지 않았나요.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처음 감독님이 제게 보여준 '채희' 자료가 어마어마했어요. 감독님은 제게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이런 장면이 야해 보이니', '성적 충동을 일으키니'하고 물어보셨고 그런 부분에서 신뢰가 갔어요. 제가 신인이기 때문에 저를 알리기 위해 눈 질끈 감고 한 게 아니라, 채희에 대해 '참 이런 팔자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채희를 보이고 싶었습니다. 사실, 영화를 나중에 제 아이들이 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 자신이 떳떳해야 하죠. 그런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했어요. 후회는 없어요."

 

정지윤은 그러면서도 노출신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처음에는 노출신이 다섯 번이면 세 번만 찍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한 신을 찍는데 이틀이 걸리기도 했고…. 그런데 몇 번 찍으면 대담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수치심이 더 들더라고요. 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시나리오를 천 번 봤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거예요. 다른 영화의 경우에도 그렇게 천 번을 보겠죠. 객관적으로."

˝노출신, 그냥 눈 질끈 감고 한 건 아냐˝

-가족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마지막 시사회 때 제 친구가 아빠 옆에서 봤다는데 안절부절 못 하셨다고 해요. 엄마가 오히려 담담해 하셨다고 해요. 영화가 끝나고 나와서 인사를 하는데 엄마, 아빠가 흐릿하게 보였어요. 이미 가(假)편집을 수없이 봤고 엄마, 아빠에게 말씀드렸고 허락을 받았지만 눈을 마주치지 못하겠더라고요. 나와서 오달수 선배님이랑 얘기하고 있는데 문자가 안 왔어요. 그리고 나서 뒤풀이를 가는 데 차 안에서 눈물이 났어요. 좀 지나서 아빠에게서 문자가 왔는데 '고생했다. 수고했다'라고 써 있었어요. 눈물이 또 나더라고요. 엄마는 제게 '정 배우'라고 불러줘요. '정 배우' 하고 불러주니까 오히려 든든한 힘이 됩니다."

이 대목에서 영화제에 참석하는 여배우들의 드레스 노출에 대해 물어봤다.

"영화 안에서의 노출은 배우가 혼자서 마음대로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배우 혼자만의 영화가 아닌 것이죠. 그런데, 영화제에서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드레스는 그 배우의 성향인 것 같습니다. 그 배우가 결정하는 것이죠. 저는 20대 후반까지 관객의 입장에서 배우들의 의상을 바라봤는데, 배우가 돼서는 어느 순간 만약 배우들이 평상복을 입었으면 성의없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인이 신경을 쓰고 관리를 해서 40~50대가 됐을 때도 몸매를 유지한 걸 보면 얼마나 (식욕 등 욕구를) 포기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저도 조절을 하거든요. 그런데 노출이 도를 넘을 정도로 너무 심하면 좀 그렇겠죠. 여기는 헐리우드가 아니니까."

-여성 연기자들의 우울증 얘기가 종종 들립니다. 나름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릴텐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요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사람은 뭔가에 몰입할 때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요즘 기타를 배우고 제 전공이다보니 그림을 그려요.  그리고, 아주 옛날 영화을 많이 봅니다. 히치콕 감독 영화나 무성영화를…. 저는 또 장난이 심해요. 아버지가 사업이 안 될 때도 장난을 해서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장난을 치나'하시면서 허탈하게 웃으실 때도 있었어요. 저는 잘 웃는데 웃을 일이 많아서 그런게 아니라 웃으니까 웃을 일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그런 (우울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힐링'을 찾기 위해 몰입할 수 있는 취미를 갖는다거나 장난을 치면서 정신이 건강해지도록 하는데, (우울함이라는 게) 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연기를 하기 위한 그 만큼의 대가라고도 받아들여요."

-연예인들과 관련한 기사에 달리는 '악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악플을 보고 빵 터진 적이 있어요. 어떻게 이렇게 생각하고 비꼬울 수 있는가, 하면서…. 댓글은 정말 조심해야 하는게, 그냥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싫어'하면 그게 하루종일 가고, '촌철살인'이라는 말처럼 그런 것들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어요. 특히, 연예인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한데 그들이 자살을 한다는게 이해가 됩니다. 혜민 스님이 '그들은 악플을 달 때 5초도 신경을 안 쓴다'고 했는데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것이지만 너무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악플을 써 본적이 없어요. 정치 기사에 악플을 달아본 적도 없고요."

-영화배우를 다소 늦게 시작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일단 여기는 경력 위주 사회잖아요. 저는 대학교를 다니고 인턴을 하면서 '미션'도 수행하고 프리젠테이션도 해보고 회의도 해봤지만 여기 오니까 1~2년 아역 배우보다…. 또, 미안하다는 얘기도 없이 8시간씩 기다리게 하고 저는 밥을 안 먹었는데 그들은 밥을 먹고…. 제가 연기를 하고 싶어서 여기 왔으니까 그런 것은 당연히 참아야 하는데 왜 서운한 감정이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가 그런 경험을 해서인지 단역이나 도와주시는 '스텝'들에게 더 인사하게 되고, 그게 나이가 차서 시작한 것의 장점인 것 같아요."

정지윤은 그러면서 '9월의 장미' 얘기를 했다.

"명언들을 모아놓은 책을 보면 '행동'을 강조하는 게 많아요. 저는 늦게 시작한 것을 9월에 피는 장미에 비유하는데, 돌연변이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열심히 한다면 더 오래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하니까 안 하는 것보다 낫더라고요."

-연기자로서 '롤모델'로 삼고 싶은 인물이 있나요.

"'공모자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피아니스트'를 수도 없이 많이 봤는데 거기서 '스틸만'을 연기했던 '에드리안 브로디', 그리고 '라비앙로즈'의 '마리앙 꼬띠아르'. 특히 '마리앙 꼬띠아르'는 자신의 역할에 잘 숨더라고요. 탁 숨어요. 어떤 사람이 영화 속에서 캔을 따면 배우가 따는구나, 하고 순식간에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 반면, 배역이 따는 것으로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배우들이 자신들의 사생활을 숨기려고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자신이 아닌 배역 자체로 비쳐지고 싶은 것이죠."   

-어떻게 평가받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요.

"제일 좋은 건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죠. 그런데 지금은 묘(妙)하고 싶어요. 어떤 역할을 해도 제가 하면, 딱 짚을 수는 없는데, 여운이나 뭔가를 드리는 배우이고 싶습니다."

-향후, 어떤 종류의 배역을 맡고 싶나요.

"저는 4차원을 좋아해요. 상상력이 발휘된 것을 좋아한다는 건데 연기자는 안 보이는 걸 보이게 할 필요가 있잖아요. 저는 여건이 되면 외계인도 하고 싶어요. 연기자들은 진지한데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저는 악마도 좋아요. 그런데, 저는 신인이기 때문에 어떤 역할이 제게 올 지 궁금하지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는 건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차태현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찍고 싶어˝

-남자 배우 중에 같이 영화를 한 번 해보고 싶은 인물은 누구인가요.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차태현 씨요. 가족 영화의 '킹'인데, 웃는 상이 좋아요. 저는 '스릴러'를 했는데 차태현 씨처럼 밝은 이미지의 배우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도 하고 싶어요."

정지윤은 이날 "예전에 나는 과학자가 되고 싶기도 했고 어떤 때는 외교관이나 의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직업 자체가 아니라 그 역할을 하는 배우들을 보고 그 꿈을 꿨더라. '바로 이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요근래에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배우라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듯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알려졌다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다"고도 말했다.

-첫사랑의 경험이 있나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사귄 친구가 있었는데 공부를 엄청 잘했어요. 그 친구와 저는 다른 반이었는데 시험이 있으면 먼저 시험지를 다 풀고 나와서 제가 있는 교실 창밖에서 저를 보며 응원해 줬어요. 제가 책상에서 자다가 일어나면 옆에 간식이 놓여있고…. 그 친구는 반장이었고 저는 서기였는데 그렇게 아기자기하게 사귀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고2 때 학원도 안 다니고 저를 찾으러 다니는 바람에 그 친구 어머니가 저를 못마땅해 하셨어요. 그 친구와 지금도 연락해요. 은행에 다니는데 얼마 전에 자기가 만나는 여자친구와 '공모자들'을 봤는데 차마 고등학교 때 저를 사귀었다고 말을 못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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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도사 2012-09-27 12:03:51
정지윤 씨는 차분한 분 같네요. 그러면서도 코믹연기도 잘 하실 것 같아요. 당찬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기대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