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씁쓸한 청와대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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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씁쓸한 청와대의 뒷모습~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2.11.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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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의 ‘내곡동 사저’ 수사 결과를 보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일가와 관련된 특검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에 대한 불법 사실이 일부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실제로 특검팀은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땅 매입이 아들 이시형 씨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불법증여’의 한 방편이었다고 결론을 내리는 한편 별도의 불법 사실이 있는지를 파헤쳤다고 밝혔다. 국가 최고 권력자로 그것도 현직 대통령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에는 애처로움과 아울러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듯 혼란스러워 보인다.
 
고위 공직자와 재벌 일가 등 그간 사회 지도층이 재산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불합리한 행위가 발견된 사례는 여럿 있다. 하지만, 만인의 공복인 대통령이 권좌를 지키면서도 본인과 자녀 등 일가족의 재산에 사심이 결부돼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는 사실상 처음인 듯하다.
 
물론 이 대통령이라고 해서 물질적 풍요에서 초연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더욱, 기업가 출신으로 어려운 가정 환경을 딛고 성공신화를 이룰 정도로 자수성가한 만큼, 부(富)는 오히려 이 대통령에게는 타인이 부러워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검팀의 수사가 최종 결과로 굳어질 경우, 이는 여러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먼저 이 대통령이 권좌를 누리면서도 사적인 부의 축적에 연연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대통령이라는 최고위 공직자의 신분에서는 다분히 도덕성 시비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또 하나는 자녀에게 재산을 불법 증여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권력이 활용됐다는 점이다. 이번 특검이 퇴임 후, 살게 될 사저 구입에서 촉발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자칫 청와대라는 최고 권력기관이 개인의 치부에 결부됐다는 불명예를 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으로 당선되기전인 지난 대선 당시, 주가 조작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이른바 ‘BBK’의 창업자로 알려져 곤혹을 치른 경험이 있다.
 
논란이 가열되는 과정에서조차 대권을 쥔 이후에도 부의 양극화를 등한시 한다는 평가와 아울러, 상위 1%만을 위한 정부라는 비아냥을 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대한민국에서 재산을 축적하는 것이 불법은 아닐지언정 적어도 ‘깨끗하지만은 않다’는 무언의 공감대가 크다는 점에서 이는 사정에 따라 정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특검의 수사 결과는 자못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시국이 대선 정국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이 한층 폭넓게 자리할 공산이 크다.
 
이는 자연히 정치에 대한 환멸 내지는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직접적으로 일부 정당과 후보에 치명상을 안길 우려도 있다. 이 대통령이 소속된 집권당은 물론, 상위 계층에 대한 반발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수사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은 벌써부터 속편으로 이어가는 듯하다. 사건의 당사자인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의 재산 축적 과정에 의문을 제기한 보도도 줄을 잇고 있어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 막바지, 퇴임을 앞둔 대통령에게 아름다운 퇴장을 바라는 것은 무리한 부탁일까?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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