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최근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홈쇼핑업계는 일본 여행 상품 편성을 확대하며 수요 공략에 나선 상황인데,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27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5분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5.28원 기록했다. 최근 원-엔 환율은 8년 만에 최저치인 900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역대급 엔저 현상이다. 지난 19일엔 100엔당 897.49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2015년 6월 이후 첫 800원대 진입이다.

이에 따라 일본 여행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시간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국제선 여객(263만6673명) 중 일본으로 향한 여객수는 75만453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홈쇼핑업체들도 모처럼 신바람이 난 눈치다. 롯데홈쇼핑이 최근(5.1~6.18) 여행상품 상담건수를 분석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상담건수 중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상품에 대한 상담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았고, 특히 일본 상품에 대한 상담건수는 1위를 차지했다.

또한 CJ온스타일 T커머스채널 CJ온스타일플러스에서 소개한 일본 규슈 패키지에는 올해 약 3000명 가까운 고객이 상담 예약을 신청했으며, 지난달 20일 CJ온스타일 북해도 패키지 방송에는 50분도 안 돼 700명이 몰리기도 했다.

일본 여행 상품 편성도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4일 '교원투어 오사카 2박3일', 25일 '일본 북해도' 등을 선보였는데, 각각 2000명 이상의 고객이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온스타일은 이날 규슈의 문화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일본 구마모토 패키지(CJ온스타일플러스 저녁 6시 45분 방송)와 오는 7월 1일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북해도 패키지(CJ온스타일 저녁 6시 40분 방송)를 연이어 편성했다.

업계 내에선 이번 일본 여행 수요가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감과 회의적인 목소리가 공존하는 눈치다. 올해 1분기 홈쇼핑 4사(현대·CJ·GS·롯데)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4% 급감한 710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홈쇼핑업계도 선제적으로 상품을 마련하고 나섰다"라며 "1분기에도 실적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행 상품 판매가 꾸준히 증가해 실적 개선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엔데믹 기대감과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실적 개선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