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벼슬 가지고 국민을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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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벼슬 가지고 국민을 요리?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12.27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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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거 제왕적 나눠주기 깜짝 인사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요며칠 윤창중 인수위 수석대변인을 놓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윤 대변인은 앞서 상대 진영 인사들을 '정치적 창녀'라고까지 비난한 바 있다. 이런 그를 그토록 국민대통합을 외쳤던 박근혜 당선인이 기용한 것에 대한 충격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 당선인은 윤 대변인에 대해 '전문가를 기용했다'는 식으로 얼버부렸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박 당선인의 이번 첫번째 인사를 놓고 이런저런 추측들과 논란이 일다가 결국에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에게 결정적 도움을 준 보수층을 배려한 것'이라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

김미현 서울마케팅리서치 소장은 27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변인과 관련해 야당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일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박 당선인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견했을텐데도 윤 수석대변인을 인선한 이유는 먼저 본인의 핵심지지층에 대한 배려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아시다시피 박 당선인은 새누리당을 뛰어넘는 보수의 아이콘이었기 때문에, 극우보수도 보수대연합이라는 우산 아래에 두려고 하는 의지의 반영이 이닌가 싶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해석이 가장 상식적이고 납득이 간다. 문제는 박 당선인은 이렇게 간단한 걸 왜 처음부터 정확히 밝히지 않았느냐이다. 처음부터 담담하게 나를 지지한 보수층을 배려했다고 말했으면 그 동안의 논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김 소장은 박 당선인의 이번 행보에 대해 "정치적 정지작업이 아닌가 싶다"고도 말했다. 즉, "박 당선인은 국민대통합과 그리고 진 쪽에 대한 배려를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진보진영쪽의 참여도 예상이 되는 상황에서 일종의 정치적 정지작업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박 당선인이 진보진영 인사를 영입할 경우 보수층의 반발이 일어날 게 뻔하므로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보수층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상당한 불쾌감을 자아낸다. 마치 벼슬 자리를 가지고 국민을 요리하는 모습이다. 보수와 진보 진영에 벼슬 자리를 나눠주면서 조용히 나를 따르라고 하는 식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마치 과거 제왕이 하던 방식과 다를게 없다.

자연스럽게 박 당선인이 수평적 리더십이 아닌 수직적 리더십에 익숙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지적은 예전부터 계속 나왔다.

박 당선인이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한다면 그의 미래는 어둡다. 요즘 국민들 수준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그런 나눠주기 식의 깜짝 인사를 반기기는 커녕 거부감을 드러낼 게 뻔하다. 

박 당선인이 인사와 관련, 좀 더 공개적 자세를 취했으면 한다. 그러면서 국민들과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 그게 요즘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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