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정운찬 김현철, 낙동강 오리알 ´모욕´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덕룡 정운찬 김현철, 낙동강 오리알 ´모욕´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12.28 11:48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단지 문재인 지지했다는 이유로…´너무하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김덕룡 정운찬 김현철, 이들은 이번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졸지에 '정치적 창녀'로 낙인 찍인 인물들이다.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 윤창중 수석대변인이 대선 직전에 이들을 '정치적 창녀'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28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을 '낙동강 오리알'에 비유하기도 했다.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런 모욕을 당하는 건 좀 과하다 싶다.

▲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 ⓒ뉴시스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을 함부로 무시할 수 있는 정치인은 별로 없다. 김 의장은 정직과 의리라는 정치적 덕목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로 존경을 받아왔다.

그는 군사독재 시절 김영삼(YS) 전 대통령 대신 감옥에 가기도 했다. 대표적 YS계 정치인인 그는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 어떤 고문이나 회유에도 입을 열지 않아 '자꾸(지퍼/zipper)'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 의장은 지난 1993년 클린턴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아시아 정치인 최초로 레드카펫을 밟은 바 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취임식 전에 대통령 당선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레드카펫을 걷도록 하는 전통이 있다. 미국 의회에서 유능한 지도자를 뽑아서 대통령 당선자보다 먼저 레드카펫을 걷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 의장은 이 같은 명예를 자신의 입으로 단 한번도 말한 바가 없다. 상당히 겸손한 사람인 것이다. 김 의장은 과거 교황이 여의도에 왔을 때도 젊은 지도자 3명 중 한명에 뽑혔지만 그가 이를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른다.

그는 이번 대선을 수개월 앞두고 "여당에서는 군사독재 아류들이, 야당에서는 종북세력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합리적 진보 세력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고도 말했다.

이렇게 고뇌했던 김 의장이 마침내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다. 문 후보가 '개혁적 보수'와도 함께 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런 걸 문제 삼는 사람이 정말 이상한 게 틀림없다.

▲ 정운찬 전 국무총리 ⓒ시사오늘
정운찬 전 총리는 윤창중 대변인과 가장 잘 통하는 인물이다. 윤 대변인이 그토록 좋아하는 '세종시 수정'을 추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는 세종시 수정을 추진했지만 윤 대변인이 주군으로 모시는 박근혜 당선인에 막혀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것만 봐서는 윤 대변인이 오히려 배신을 때린 셈이다. 세종시 수정을 추진한 정 전 총리를 버리고 세종시 수정에 반대한 박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는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 당선인으로부터 '인격적 모멸감'을 느꼈다고 사석에서 자주 말한 바 있다. 

그는  "(박 당선인은) 자신이 결론을 내린 것은 모든 것이 옳은 것이고 더 이상의 토론을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며 "그래서 박 후보가 발언하고 나면 더 이상의 문제 제기랄까, 토론이 없다. 이런 리더십은 권위주의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정 전 총리가 박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고, 자신의 '동반성장' 뜻을 펼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문 후보를 지지한게 도대체 무슨 문제인가? 왜 그런 험악한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새누리당으로부터 철저하게 배신당한 인물 중 하나이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김 전 부소장은 무소속으로 경남 거제에 출마하려고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한 인사가 김 전 부소장에게 공천 신청을 하라고 종용했다. 공천을 주겠다고 사실상 약속을 한 것이다.

이에 김 전 부소장은 자신에 대한 특혜가 있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경선에 참여할 기회만 달라면서 공천신청장을 냈다. 하지만 김 전 부소장은 경선에 참여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냥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면 당선됐을 것을 아예 출마도 못하게 된 것이다. 얼마나 억울한가.

▲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시사오늘
이런 그가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상당한 조언을 했다. 집토끼부터 먼저 잡으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상도동계, 친인계, 충청권의 이인제 등을 먼저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박 후보는 이렇게 했고 승리했다.
 
이런 김 전 부소장이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 새로운 정치를 꿈 꿨다. 이게 무슨 죄인가?

많은 사람들이 김 전 부소장의 비리 전력을 문제 삼는다. 하지만, 이는 오해라는 반론이다.

김 전 부소장은 꼬리표처럼 자신을 따라다니는 1997년 한보사건과 관련, "당시 검찰이 수개월에 걸쳐 3백여 명의 수사관들을 동원하여 이 잡듯이 내 주변을 수사한 결과 한보와 나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수사결과가 나왔다"고 지난 4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강조한 바 있다.

김 전 부소장은 그러면서 자신이 구속까지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아버지(YS)가 출마하신 1992년 대선은 정치자금법이 제정되기 이전이었고 선거 때마다 기업 등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 받아 선거를 치르는 게 당연시 되었던 시기였기에 대선기간 중 관행처럼 선거자금이 선거캠프에 들어왔다. 그 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보사건이 터지고 나를 한보사건의 핵심(몸통)으로 지목해놓고 검찰수사가 시작되었으나 위에 언급한 대로 한보와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나자 난처해진 당시 검찰이 면피용으로 대선 때 선거캠프에서 받은 선거자금을 문제 삼았다. 대선 후 남은 선거잔금에 대하여 세금(이자소득세)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찰은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거자금에 조세포탈죄를 적용해 나를 구속시킨 것이다."

그는 "그동안 세상의 숱한 오해와 비난에도 어떻게 해명할 길도 없고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어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 가슴에 묻고 살아왔으나 나와 한보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검찰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졌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덕룡 정운찬 김현철, 이들은 낙동강 오리알이 아닌 새로운 야당 건설을 위해 수혈돼야 할 인물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담당업무 : 大記者
좌우명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태선 2013-01-04 08:17:55
자기 소신을 전하는 것은 매우 좋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든간에 말입니다. 3분의 앞날에 더욱 좋은 일이 전개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손병주 2013-01-03 15:44:49
정운찬 전총리님 현정권이 끝나기도 전에 무엇이 궁하여 이력서를 절래절래 들고 추한 모습을 보입니까? 서울대 총장까지 하셨던분이 말입니다. 김덕룡 전의원 참 한심한 사람이요. 이름 값도 못하는 군요. 김현철군 정말 개념없는 사람이군요. 그냥 거제에서 회나 한사라에 소주나 사먹고 살아요. 애비 망신 시키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