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선에선 세종시 심판이 내려질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2017 대선에선 세종시 심판이 내려질까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1.14 0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부작용 뻔한데도 정치적 이유로 2012년엔 그냥 ´패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지난해 대선에서 세종시 문제는 이슈화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모두 세종시에 찬성한 사람들이기에 차별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 가운데는 세종시에 반대한 소위 보수우파 인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일단 보수우파 후보가 당선돼야한다는 1차적 판단에서 박 후보가 세종시에 찬성했던 것에 대해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고 '묻지마' 지지를 보냈다.

이렇게 세종시 문제는 묻혀갔지만 2017년 대선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것과 달리 실제로 서울과 세종시로 행정부처가 나뉘면서 '행정비효율'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행정부처를 두 지역으로 분산할 경우 행정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건 이미 여러 사례에서 나타났다. 가장 흔히 거론되는 사례가 독일이다. 본과 베를린으로 수도가 나뉘면서 극심한 비효율이 나타났고, 독일의 전 총리인 '슈레더' 역시 우리나라의 세종시 추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 대한민국 정부는 서울청사와 세종청사로 나뉘었다. ⓒ뉴시스

우리나라의 경우는 통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세종시에 대한 비판이 상당했다. 통일이 되면 한반도 중심으로 수도가 옮겨져야 하는 마당에 한반도 남쪽인 세종시에 행정부처를 옮기느라 엄청난 예산을 쓰는 건 불필요한 낭비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2017년 대선에서는 세종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누가 세종시에 찬성했고 반대했는지를 국민들이 따져서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 지난 2010년 6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만들어진 세종시 수정안 표결 명단이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 대부분은 세종시에 반대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이재오·정몽준·이인제 의원, 김무성·원희룡 전 의원 등은 세종시에 반대했다. 앞으로 5년 동안 세종시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드러난다고 할 때 이들과 새누리당의 위상은 더 세질 것이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세종시에 반대한 차기 대권주자들을 찾기 어렵다. 애당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종시를 태동시켰고 민주당과 소속 의원들은 줄곧 세종시를 옹호해왔다. 세종시에 따른 행정비효율이 현실화되면 민주당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세종시에 반대했던 인물을 영입해 키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 세종시 수정안을 제시했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민주당 내 기득권 세력들이 정 전 총리 등을 영입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얘기도 상당하다.

지금까지 세종시는 '수도분할'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가려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2017년 대선에서는 이에 대한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난 2012년 대선이 불과 한달도 지나지 않은 13일에 말이다.

담당업무 : 大記者
좌우명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