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열홍 R&D 총괄사장 부임 후 1년여 만에 3번의 기술도입 추진
“선택과 집중 필요”…전체 파이프라인 중 임상 진입은 28% 수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R&D 올인’. 지난해 김열홍 연구개발(R&D) 총괄사장이 부임한 후 유한양행이 항암제·비만치료제 등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폐암 항암 신약 ‘렉라자’가 올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넥스트 렉라자’ 개발에도 한창인 모습이다. 다만,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률이 낮은 것 등 과제도 많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8월 R&D 투자 성과 나오나…‘렉라자’ FDA 승인 ‘기대’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매년 매출의 10% 정도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의 매출 대비 R&D 비용의 크기는 △2021년 10.6%(1782억 원) △2022년 10%(1732억 원) △2023년 10.5%(1945억 원)다.
이 같은 R&D 투자에 대한 성과가 당장 다음 달에 나타날지 주목된다. 국내 31호 혁신 폐암 신약 ‘렉라자’가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FDA 승인은 유한양행이 2015년 ‘오픈 이노베이션’ 도입 이후 첫 사례다.
렉라자는 지난 2015년 유한양행이 전임상단계에서 도입한 후 2018년 1/2상 진행 중 얀센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올 1월엔 국내 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70% 증가한 180억 원의 매출고를 기록,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받고 있다. FDA 승인에 성공할 경우, 유한양행은 올해 4분기부터 얀센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게 된다.
2023년 김열홍 R&D 사장이 합류한 이후론 ‘제2 렉라자’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사장의 영입은 유한양행이 R&D에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준다. 평소 내부 인사를 선호한다고 알려진 유한양행이 R&D 총괄 사장직을 신설, 의료진 출신인 김 사장을 그 자리에 앉혔다.
김 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R&D 근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자체 신약을 발굴하기보다 성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 기술을 적극 도입해 기술력을 빠르게 내재화하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가 있다. 지난해 5월 회사는 비만·당뇨병 치료제 개발사인 프로젠을 인수, 면역항암 이중항체를 공동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과제가 YH35324다.
지난 6월 말엔 고셔병 치료제 후보물질 ‘YH35995’의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YH35995는 2018년 GC녹십자로부터 기술도입했다. 이달 1일에도 회사는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UBX-103’ 개발 계약 체결을 알렸다. 표적단백질분해(TPD) 치료제 개발사인 유빅스테라퓨틱스와 손잡았다.
유한양행은 2020년 이후 이렇다할 기술도입이 없었는데, 김 사장이 R&D 부문에서 지휘봉을 잡은 후 약 1년여 만에 3번의 기술도입을 추진했다.
파이프라인만 30개 육박…“선택과 집중 필요해” 우려 목소리도
기대감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R&D 투자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올 1분기 기준 유한양행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은 △종양 13개 △대사 7개 △알레르기·염증 2개 △신경계 5개 △기타 2개로 총 29개다.
렉라자를 제외하면 임상에 진입한 후보물질은 소수다. 임상1상 단계인 면역항암제 ‘YH32367’,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42946’, 비만 치료제 ‘YH25724’,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고셔병 치료제 ‘YH35995’와 임상2상의 위무력증 치료제 ‘YH12852’ 그리고 임상3상의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 외엔 대부분 전임상 혹은 탐색 단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존 항암제, 대사질환제 중심에서 알레르기, 신경계통, 위장간 치료제까지 파이프라인을 다각화, 그 수가 많은 만큼 임상 진입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이것저것 시도는 많이 하는데 선택과 집중이 아직 잘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제약사에게 R&D 투자는 잠재력만큼이나 리스크도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임상 중 부작용 여부 등에 따라 개발이 중단되는 일도 적지 않다.
특히 ‘임상 진입’은 유한양행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그는 이어 “유한양행은 현재 수행 중인 파이프라인이 30개에 육박, 빅5(유한양행·종근당·GC녹십자·한미약품·대웅제약) 제약사 중 최대 수준인데, 대부분이 전임상이고 임상단계는 10개 미만으로 파이프라인 수 대비 가장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이프라인 개수 자체가 중요하진 않다. 임상1상부터 의미가 있다”며 출시까지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지난해 부임 당시 “그간 하나의 방향성보다는 아이디어가 나오는 대로 개발한 경향이 있다”면서 “일부는 과감히 개발을 중단하고, 집중할 것들을 선별했다”고 한 바 있다.
이후로도 그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게 뭔지 파악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꾸준히 당부했다고 전해진다. 이는 소위 ‘요즘 뜬다’는 신약이 나타나면 유행처럼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이내 포기하길 반복하는 업태를 꼬집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가 현재의 파이프라인인 것이고, 계획대로 잘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의 니즈와 연구개발 인력, 허가절차,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해 전략질환군을 선택하고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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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지 않은 임상 10개 이상인 회사를 공유해야하는거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개 이상이면 화이자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