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에도 제약사 매출 뛰었다는데…‘중외-녹십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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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에도 제약사 매출 뛰었다는데…‘중외-녹십자’는?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8.2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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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주요 제약사 실적 줄줄이 ‘맑음’
유한·한미·대웅·동국 등 매출 모두 뛰어
의정갈등 장기화에도 영향 적은 이유는
본래 ‘영업 위주’인 제약산업 특성 때문
주 고객 대형병원이면 실적감소 불가피
중외 “수액부문 매출 감소 일시적” 일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서울 시내 약국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의료 공백 여파로 제약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엇갈렸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우려했던 것보다 호성적을 거뒀지만 대학병원을 주고객으로 하는 기업들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기화하는 의정갈등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제약업계 실적이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유한양행은 1~2분기 누적 매출(연결기준)이 전년동기 대비 약 4% 늘어난 94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약 60% 떨어져 219억원에 그쳤으나 의료공백과는 무관하단 평이다. 기술수출 수익이 64% 떨어진 31억원이었고 판관비와 R&D(연구개발) 비용 또한 늘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상반기 매출이 781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약 11% 올랐다. 영업이익은 45% 늘어 1348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도 선방했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6963억원, 72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3.5%, 11.5% 뛰어올랐다. 당뇨병치료제 ‘엔블로’와 보톡스 ‘나보타’, 위식도역류치료제 ‘펙수클루’ 등 혁신 신약의 판매량이 고르게 성장해서다.

이외 동국제약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동기 대비 9.2%, 24.9% 성장한 4004억원, 40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기간 보령의 매출과 영업익 역시 16%, 4% 오른 4892억원, 365억원이다.

반면 의료기기와 전문의약품(ETC)을 토대로 대형병원을 주고객으로 삼은 제약사들은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의료계 파업으로 원내 처방 및 수술 등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대표적인 제약사는 JW중외제약과 GC녹십자가 꼽힌다. 

JW중외제약의 상반기 누적 매출(별도기준)은 3489억원, 영업이익은 3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 11.3% 감소했다.

특히 JW중외제약은 국내 수액시장 1위 제약사다. 지난해말에도 고함량 아미노산 수액제를 출시한바 있으나 수액제 부문 매출은 지속 악화되고 있다.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514억원, 2분기도 7.2% 줄어든 531억원에 그쳤다.

증권업계에선 JW중외제약이 올 하반기에도 반등은 어렵다고 본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의료파업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올해 연간 매출액은 1.9% 증가한 7631억원, 영업이익은 19.5% 감소한 808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JW중외제약은 수액부문 매출 감소가 일시적인 것이라고 일축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헴리브라의 위험분담제(RSA) 환급액이 크게 느는 등 일회성 요인들이 2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오리지널 의약품과 리바로패밀리 매출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수액부문에서도 영양수액은 성장세”라고 말했다. 

GC녹십자도 비슷한 상황이다. GC녹십자의 상반기 매출은 1% 줄어든 7742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73.9% 감소한 26억원이다. 주력제품이 대형병원에 주로 공급되는 혈액제제와 백신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GC녹십자의 혈액제제와 백신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4%, 5.2% 줄어든 1800억원, 1180억원이다.

다만 의료계 파업이라는 암초 앞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해 실적 방어에 성공한 곳도 있다. 바로 또 다른 ‘수액 강자’ HK이노엔이다. HK이노엔은 수액이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할 만큼 주력이다. 그럼에도 HK이노엔의 2분기 수액제 부문 매출은 6% 성장한 29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3차(종합병원급)병원 위주였던 수액 영업을 1(의원급)·2차(병원급) 병원까지 확대한 덕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래 국내 제약업계는 약국이나 동네병원 등에 일반의약품(OTC) 영업 위주였던 산업”이라며 “우려보다 의정갈등 영향이 적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의료계 파업은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을 위주로 이뤄진 만큼 그 영향권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다만 대형병원에 들어가는 의약품을 메인으로 전개하는 곳은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혈액제제나 수액 등 전문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JW중외제약과 GC녹십자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의약, 편의점, 홈쇼핑, 패션, 뷰티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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