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미·대웅·동국 등 매출 모두 뛰어
의정갈등 장기화에도 영향 적은 이유는
본래 ‘영업 위주’인 제약산업 특성 때문
주 고객 대형병원이면 실적감소 불가피
중외 “수액부문 매출 감소 일시적” 일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의료 공백 여파로 제약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엇갈렸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우려했던 것보다 호성적을 거뒀지만 대학병원을 주고객으로 하는 기업들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기화하는 의정갈등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제약업계 실적이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유한양행은 1~2분기 누적 매출(연결기준)이 전년동기 대비 약 4% 늘어난 94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약 60% 떨어져 219억원에 그쳤으나 의료공백과는 무관하단 평이다. 기술수출 수익이 64% 떨어진 31억원이었고 판관비와 R&D(연구개발) 비용 또한 늘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상반기 매출이 781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약 11% 올랐다. 영업이익은 45% 늘어 1348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도 선방했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6963억원, 72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3.5%, 11.5% 뛰어올랐다. 당뇨병치료제 ‘엔블로’와 보톡스 ‘나보타’, 위식도역류치료제 ‘펙수클루’ 등 혁신 신약의 판매량이 고르게 성장해서다.
이외 동국제약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동기 대비 9.2%, 24.9% 성장한 4004억원, 40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기간 보령의 매출과 영업익 역시 16%, 4% 오른 4892억원, 365억원이다.
반면 의료기기와 전문의약품(ETC)을 토대로 대형병원을 주고객으로 삼은 제약사들은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의료계 파업으로 원내 처방 및 수술 등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대표적인 제약사는 JW중외제약과 GC녹십자가 꼽힌다.
JW중외제약의 상반기 누적 매출(별도기준)은 3489억원, 영업이익은 3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 11.3% 감소했다.
특히 JW중외제약은 국내 수액시장 1위 제약사다. 지난해말에도 고함량 아미노산 수액제를 출시한바 있으나 수액제 부문 매출은 지속 악화되고 있다.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514억원, 2분기도 7.2% 줄어든 531억원에 그쳤다.
증권업계에선 JW중외제약이 올 하반기에도 반등은 어렵다고 본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의료파업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올해 연간 매출액은 1.9% 증가한 7631억원, 영업이익은 19.5% 감소한 808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JW중외제약은 수액부문 매출 감소가 일시적인 것이라고 일축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헴리브라의 위험분담제(RSA) 환급액이 크게 느는 등 일회성 요인들이 2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오리지널 의약품과 리바로패밀리 매출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수액부문에서도 영양수액은 성장세”라고 말했다.
GC녹십자도 비슷한 상황이다. GC녹십자의 상반기 매출은 1% 줄어든 7742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73.9% 감소한 26억원이다. 주력제품이 대형병원에 주로 공급되는 혈액제제와 백신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GC녹십자의 혈액제제와 백신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4%, 5.2% 줄어든 1800억원, 1180억원이다.
다만 의료계 파업이라는 암초 앞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해 실적 방어에 성공한 곳도 있다. 바로 또 다른 ‘수액 강자’ HK이노엔이다. HK이노엔은 수액이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할 만큼 주력이다. 그럼에도 HK이노엔의 2분기 수액제 부문 매출은 6% 성장한 29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3차(종합병원급)병원 위주였던 수액 영업을 1(의원급)·2차(병원급) 병원까지 확대한 덕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래 국내 제약업계는 약국이나 동네병원 등에 일반의약품(OTC) 영업 위주였던 산업”이라며 “우려보다 의정갈등 영향이 적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의료계 파업은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을 위주로 이뤄진 만큼 그 영향권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다만 대형병원에 들어가는 의약품을 메인으로 전개하는 곳은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혈액제제나 수액 등 전문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JW중외제약과 GC녹십자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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