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팩토리 전상용 대표, "불황에도 성장한 건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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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팩토리 전상용 대표, "불황에도 성장한 건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 덕분"
  • 방글 기자
  • 승인 2013.03.11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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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하고 실속 있는 소비가 가능한 곳, 오렌지팩토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패션업계에도 불황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승승장구하고 있는 쇼핑몰이 있다. 전국 60여 개 매장과 1만여 종의 다양한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는 오렌지 팩토리가 그곳이다.

이에 따라 오렌지팩토리의 사업전략과 영업노하우를 들어보고자 오렌지팩토리 전상용 대표를 찾았다. 전 대표는 “사진 찍을 거면 매장에서 옷 좀 빌려야겠다”면서 농담을 던졌다. 인터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전 대표를 만난 설렘을 안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1997년 창고형 패션 아울렛 유통으로 출발한 오렌지팩토리는 IMF때 빛을 발했다. ‘합리적인 구매’라는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의 형성으로 불황에 맞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좋은 옷 싸게 파는 곳’이라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오렌지팩토리는 여전히 ‘현명하고 실속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게다가 물량 공급, 사이즈, 컬러와 같은 매입상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브랜드를 인수해 현재 24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최근 한 패션지는 오렌지팩토리를 ‘리테일형 SPA’라고 지칭했다. 전 매장을 직영 운영하는 등 유통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대량생산 방식으로 제조 원가를 낮춰 판매하기 때문이다.  또, 직거래 매입이나 글로벌 소싱망을 이용해 검증된 업체의 기본 아이템을 선기획 비수기 시스템으로 생산단가를 절감하고 있으니 상품 판매 업무를 담당하는 유통업체가 상품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는 ‘리테일형 SPA’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렌지팩토리 전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 SPA를 벤치마킹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시스템이 유사하긴 하지만, 2002년부터 상품개발을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로 좋은 옷을 싸게 팔기 위한 방법적 선택이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유니클로, 자라, H&M 등과 같은 대표적 글로벌 SPA브랜드들과의 차이점이 있다. 영유아부터 중장년층, 이너웨어에서 스포츠, 아웃도어, 골프까지 남녀노소 모두의 제품이 구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패션에 관한 모든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ONE-STOP쇼핑이 가능하다는 편리함이 있다.

이를 두고, 전 대표는 또 “‘좋은 옷 싸게 팔자’는 모토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여기저기서 별명을 붙여준다”며 “우리를 패밀리형 오렌지팩토리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건가 보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들이 특정 타깃을 두는 것을 보면,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상품을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는 오렌지팩토리의 디자인 수장들이 패션 대기업의 15~30년 이상 된 베테랑들이라서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에 적중률이 높은 상품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옷의 가격은 소비자가 정하는 것”

전 대표는 자린고비라고 불릴 정도로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있는 사람이다. 이는 오렌지팩토리의 ‘소비자와 함께 하는 가격정책’에 접목됐다. 옷의 진정한 가격을 정의해 브랜드 가치와 상품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공정가를 유지하겠다는 전 대표의 신념이 담겨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전 대표는 수많은 해외출장 중 단 한 번도 퍼스트클래스를 타보지 않았다고 했다. 매장 65개, 직원이 1040명이 넘는 기업 대표인 그의 차를 보아도 여전히 소박하다. 매년 수십만 킬로미터를 달리는 그의 차는 11년 된 국산 SUV다.

이유를 묻자 전 대표는 “나부터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짧게 답했다.

즉, 직접생산·직영매장의 운영으로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지출을 줄여 최저가에 한발 더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세일 정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어 매장에서의 다양한 이벤트에 접목된다.

이런 오렌지팩토리의 유통구조는 고퀄리티에도 단가를 조정해 고객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다. 그래서인지 글로벌 SPA의 진출로 성장이 둔화되고 국내 패션시장과 달리 연평균 성장률 20%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위축되고 있지만, 오렌지팩토리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2008년부터 2011년 사이에는
60%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으로 토종 리테일러형 멀티 쇼핑몰의 명성을 더하기도 했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 했던 오렌지팩토리 박강희 실장은 “많이 팔리는 상품은 재생산할 때 대량으로 생산해 단가를 내린다”며 “한 예로 베이직 3종 면 티셔츠는 2010년 9900원 판매가를 그대로 2013년까지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형태만큼이나 다양한 고객사랑 실천 방법

인터뷰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다 약간은 특이한 것을 발견했다. 화장실 곳곳에는 전 대표의 사진과 전화번호, 문구가 붙어있었다. 내용은 오렌지팩토리를 방문해준 데 대한 감사와 불편 또는 건의사항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것이었다.
짧지만 훈훈한 멘트와 함께 붙은 대표의 직통 전화번호는 대단한 ‘고객 사랑의 실천’이었다. 특히 대표의 직통 전화번호를 남겨 놓은 것은 특이할 만했다. 이에 인터뷰가 재개되자마자 질문을 던졌다.

질문에 대해 전 대표는 “상품에 대한 고객의 만족은 매출을 통해 알아차릴 수 있지만, 쇼핑 중 불편함이나 바라는 것들을 직접 듣기는 어렵다”며 “고객과의 직접 소통은 오렌지팩토리의 발전에도 한몫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품질 최저가만큼이나 최상의 서비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쯤에서 국내 소비자들에 인기가 많은 브랜드들을 찾는 고객들에게 오렌지팩토리는 어떻게 다가갔는지 궁금해졌다.
기자의 질문이 무색하게도 오렌지팩토리의 유통 형태의 다양성에 해답이 있었다. 오렌지팩토리는 대형 아울렛 몰 뿐 아니라, 도심가두형 매장과 입점형 매장도 함께 갖고 있다. 양재, 구의, 상봉  등에 위치한 도심가두형 매장은 단독건물형태의 로드샵으로 운영되고, 남양주, 신갈 등의 대형 아울렛 몰과 부평,수지 등 입점형 매장에서는 타 브랜드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수가 전국에 65개에 달할 뿐 아니라, 2013년 80개 매장으로 3천억 매출목표, 그리고 2014년 100호점으로 5천억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니 기대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오렌지팩토리의 최대 장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소비자의 가격저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은 전 대표는 “결국 소비자가 가격을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팔리지 않는 품목에 대해 가격 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직영 매장의 장점”이라면서 “남은 품목에 대해 직영 매장에서 특별 할인을 하는 것도 영업노하우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또, “오렌지팩토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일 신선하면서도 유통마진을 없앤 공정한 가격으로 고객에 다가가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SPA브랜드에 맞선, 토종 유통형 SPA 오렌지팩토리의 내일을 기대해본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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