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stto 정승욱 대표 “사람이 15년 사업을 이끌어준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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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stto 정승욱 대표 “사람이 15년 사업을 이끌어준 버팀목”
  • 방글 기자
  • 승인 2013.03.22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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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현상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내수시장 뚫을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지난 20일, 무역업체 Zestto가 국내에도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정승욱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여의도 사무실을 찾았다. 50억 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는 어떤 분위기일까 궁금했는데 직원들은 각자 개인 업무로 굉장히 바빠보였다.

정승욱 대표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우선 제품을 보자고 제안했다. 옆방에 진열돼 있는 수백 가지의 물건을 보기 위해 자리를 옮기니 물건부터 보자고 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이것저것 많이 거래 한다고 하니 못 알아듣더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Zestto는 일본, 미국, 캐나다 등에 물건을 넣어주는 무역업체로 300여 가지 아이템을 통해 50억대 매출을 내고 있는 회사다. 정 대표는 이 회사를 15년 가까이 이끌어왔다.

인터뷰가 익숙한지 질문을 하기도 전에 술술 대화를 이끄는 정 대표와의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제품 봤으니 인터뷰 진행이 조금 수월할까요?”라고 말하는 정 대표에게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했다.

“저는 일본에서 8,9년 정도 살았어요. 대학도 물론 일본에서 나왔고요. 그러다가 뉴욕에서도 한번 살아볼까 하고 뉴욕으로 갔죠.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하니까 궁금하더라고요. 자전거타고 서류나 물건 전달해주는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1년 정도 살았어요.

그런데 뉴욕에 마트를 가니까 전 세계의 물건들을 다 팔더라고요. 이태리 물건, 일본 스시, 한국 신라면에서 중국 칭타오 맥주까지…그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유통사업을 시작 했죠.

일본에 동기동창들이 많으니까, 당연히 첫 무역상대는 일본이었어요. 처음 시작할 때는 지금이랑 조금 다른 방식이었어요. 지금은 말 그대로 ‘이것저것’ 팔지만 그 때는 백화점 유명브랜드의 재고상품들을 거래했죠. 세일을 해서 팔아도 재고가 남으면 애매하거든요. 그런 물건을 정가의 20% 정도를 받고 일본에 넘겼죠.

그러다가 중소기업에서 일본이랑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저를 불렀어요. 통역을 해달라는 거였죠. 그렇게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니까 ‘너는 무슨 아이템이 있냐’ 이런 용건의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죠”

대표부터 회사, 사업 진행 배경까지 아주 깔끔하네요. 회사가 15년 이상 됐다고 들었는데, 세계 흐름의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끌어올 수 있었나요.

“사람 때문이에요. 고마운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회사는 이율창출 조직이잖아요. 누구 하나라도 이윤이 나지 않으면 운영하지 않겠죠. 8년 전쯤인가, 지금처럼 엔저현상이 왔었죠. 일본으로 수학여행 가던 그 때 있잖아요. 1800까지 가던 환율이 700대까지 떨어졌어요. 내가 돈을 더 주고 물건을 사서 파는 구조가 됐죠. 그 땐 그게 ‘늪’인지도 몰랐어요. 매일 ‘내일은 괜찮겠지’하다가 빚이 10억까지 불어났죠. 아이템을 하나 둘씩 못하게 되고, 항의는 들어오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 때 우리 같은 상황에 놓인 회사가 한 둘이 아니었나봐요. 흔히들 말하는 잠수 있잖아요. 우리 같이 물건을 대주는 업체들이 잠수를 타기 시작한 거죠. 그러다보니 아림통상 유인태 사장이나 오즈 오인택 사장, 조대희 차장…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우릴 도와줬어요. 잠수탄 업체들이 하던 걸 우리한테 맡기고, 자기들도 밑져가면서 공생하자는 거였죠. 서로 힘든걸 알 때니까요. 그래서 문 닫는 줄 알았다가 지금까지 온 거예요. 그러다 보니 지금 우리는 계약서 안 써요. 구두로 하죠, 전화 한통에 2억이 왔다갔다해요. 신생 회사랑은 못하겠지만, 우린 오래 같이 했으니까. 서로 편하게 하는 거죠, 뭐.

그만큼 고마운 사람들이 또 우리 직원들이에요. 지금 있는 직원들이 다 그 때 들어왔거든요. 일본에서, 중국에서 대학 나온 나름 유학파 애들인데 한달에 50만 원 받아가면서 몇 년을 같이 했어요. 당장 내일 문 닫을지도 모르는 회사에서 코딱지만한 월급 받고 몇 년씩 일하는 거 쉬운 거 아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죠. 함께 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 그 때에 대한 보상, 그런 의미로 월급 많이 줘요”

엔저란, 엔화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으로 흔히들 ‘엔화약세’라고 말한다. 이는 수출을 하는 업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우리 제품의 생산 가격에는 변화가 없지만 판매가에는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보통의 수출업체들은 원화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엔화로 거래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물건을 만들어 일본에 제품을 파는 Zestto로서는 당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Zestto.이름이 특이한데요, 뜻이 있나요.

“그런 질문 참 많이들 하세요. 아무 뜻도 없어요. 처음에는 Zest였거든요. 열정, 흥미 뭐 이런 뜻이죠. 그런데 일본인 발음에 ‘트’가 없어요. 내가 아무리 Zest라고 말해도 Zestto라고 발음하죠. 어차피 일본인들이 부를 이름이니까 너희들 편한 발음에 맞춰 줄게. 이렇게 해서 바뀐 거예요”

직원 수는 얼마나 되나요.

“직원, 저 포함해서 5명이에요. 한 사람당 연간 매출의 10억을 담당하고 있죠”

그러면 일이 굉장히 많지 않나요.

“어우, 죽죠. 그런데 저는 일찍 나오고 늦게 가라고 안 그래요. ‘8시 반쯤 나왔다가 6시 반쯤 가라’이러죠. 앞 뒤 삼십분은 티타임 정도? 듣기엔 간단해 보이죠. 그런데 애들이 자꾸 아침 일곱시에 나오고 밤 아홉시에 가고 그래요. 왜 그러나 몰라요.

농담을 잘 하는 정 대표는 바쁘다는 말을 이렇게 저렇게 돌려가며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다. 일인당 연간 10억 매출을 책임지고 있다고 하니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출장이 많다 보니까 기획안이나 기획서 제출하는 게 많아요. 그래서 출장 있을 때는 좀 바쁘죠. 얼마 전엔 삼주 연속으로 출장이었으니까 죽어났죠, 뭐. 그리고 전, 개별적인 일이 있는 거 아니면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은 무조건 쉬라고 그래요. 일이 있어도 되도록 집에서 했으면 좋겠어요. 전기세 나가요

직원들이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벌써 여섯시네’했으면 좋겠어요. 핸드폰 만지고, 인터넷도 좀 하다가 지루하게 시간 보내지 말고 근무시간에 딱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마무리하자는 거죠.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하는데, 회의가 끝나면 각자 한 주 동안 해야 할 일이 정해져요. 그러니까 빨리빨리 자기할 일하고 가요. 쟤네도 얄짤 없는 애들이에요”

굉장히 재미있으시네요. 출장이 많다고 하셔서 궁금한 게 생겼는데요. 현재 몇 개 국가 몇 개 업체랑 거래를 하고 계시는 건가요.

“미국, 캐나다, 베트남, 일본, 인도네시아 이렇게 5개국이랑 거래하고 있고요. 거래업체는 아마 100개 넘을걸요. 아이템마다 생산 공장이 다르니까요. 대표적인 거래회사는 일본 균일가 시장이나 식품회사, 미국?캐나다에 있는 한인슈퍼에요”

일본이랑 거래를 굉장히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요즘 한-일 간 문제로 시끄럽죠. 일본제품 불매운동 하자는 말까지 떠돌았잖아요. 타격은 없었나요.

“불매운동…굉장히 민감한 문젠데요, 거래하는 업체들과는 서로 정치 얘기 안 해요. 독도 문제 이런 것 말해서 서로 득 될 게 없죠. 일본의 기업이랑 우리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고, ‘다케시마’라고 하자니 내 마음이 내키지 않고, ‘독도’라고 하자니 나 먹여살려주는 문제 아니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거래에 대한 얘기만 해야죠. 각국의 관계나 그 때 그 때 터지는 문제들을 생각하다보면 경영이 안 돼요. 아직 우리가 손해 볼 일은 없죠”

매일 보는 시험이 떨리듯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긴장감일 뿐…

국내에서 새로운 사업도 하실 계획이라고 들었는데요.

“유통업을 15년 가까이 하다보니, 아이템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 중에서 하나를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진행해볼까 하고 있어요”

어떤 사업인가요.

“한마디로 Shop in Shop 형태죠. 대기업 마트 말고, 지방에 보면 사랑슈퍼, 하나슈퍼 이런 이름으로 큰 마트들이 있죠. 그런데는 가끔 USB나 다리미, 차량용 방향제 이런 것을 사려고 가면 없어요. 꾸준히 나가는 물건은 아닌데 가끔 손님들이 찾으면 난감하죠. 하나씩 주문할 수는 없고 배송해 주지도 않고요. 어차피 우리는 수십 개, 수백 개를 사서 거래를 하는 거니까, 체인점에 세트로 공급하겠다는 거죠. 예를 들면, 카다로그를 만들어서 각 지방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사람들한테 돌려요. 다이를 만들어서 주문자가 원하는 상품만 진열하는 거죠. 그걸 그대로 마트의 빈 공간에 채워 넣는 거예요. OEM 형태라고 보면 돼요”

OEM은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판매되는 제품을 만드는 것’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마트 뿐만 아니라 카센터 같은 곳도 마찬가지에요. 아까 말했던 차량용 방향제나 충전기 같은 자동차 용품을 다이 하나에 예쁘게 세팅해서 넣어주겠다는 거죠.

일반적으로 사용하지만 취급 안하는 것들 위주로 넣어서 말이에요. 우리는 매장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어서 좋고, 그 분들은 공간만 있으면 수익률이 보장된 상태에서 소량의 물건을 갖다 놓고 팔 수 있으니까 좋은 거죠. 물건에 대한 보증금은 받고, 진열을 한 뒤에 나오는 수익은 나눠 갖고, Win-Win 하는 거예요”

Shop in Shop 형태의 아이템을 사업으로 진행하게된 계기가 있나요.

 “아까 말했던 엔저현상 같은 게 있죠.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한 번씩 정체기나 위기가 다가 와요. 처음에는 몰라서 당했지만, 이제는 준비를 하죠. 엔저가 한 번 또 오겠구나…오기 전에 움직여볼까 하다가 이번엔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잡은 거죠. 외화에 민감하니 내수를 뚫자, 이런 간단한 생각에서 시작된 거예요”

새로운 사업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신개척지를 뚫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물론 있죠. 매일 보는 면접이 떨리고, 매일 보는 시험이 떨리듯이 새로운 것에 대한 긴장감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연예인 하다가 무역하겠다는 거 아니잖아요. 기존의 방식을 국내에 적용하겠다는 거니까요”

정 대표의 적절한 비유와 재미있는 입담이 인터뷰하는 내내 활기차게 해주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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