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화 시집 ´누군가의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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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화 시집 ´누군가의 배후´
  • 김민서 기자
  • 승인 2013.04.22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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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민서 기자)

2008년 계간 <작가들>로 등단한 정충화 시인이 첫 시집 『누군가의 배후』를 출간했다.

문단에 나온 이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오다가 5년여 만에 얻은 결실이다. <문학의 전당>에서 펴낸 이번 시집에는 총 66편의 아름다운 시가 수록되었다.

 전남 광양 태생인 정충화 시인은 자신의 삶 주변부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자연과 인간들의 삶에 관한 시적 증언들을 시 속에 녹여 냈다. 그의 시편들에는 ‘길’이라는 화두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이는 오랫동안 식물에 관한 탐구를 지속해온 그의 여정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식물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그는 십오 년 전부터 주말마다 길을 걸으며 관찰한 식물들의 삶을 여러 경로를 통해 소개하는 일에 힘써 왔다. 그 여정에서 만난 사람과 자연 속 생명체들이 자연스럽게 그의 시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정충화 시인의 시는 난해한 시어와 암호처럼 해독하기 어려운 묘사로 가득한 현대시의 흐름에서 비켜나 있다.

일체의 장식을 걷어내 버린 듯 군더더기 없이 일상언어로 써내려간 그의 시들은 일견 밋밋하고 평이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담박한 묘사 속에 웅숭깊은 사유가 녹아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시에는 타자에 대한 연민과 사랑, 그리고 내적 성찰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해 가는 깨달음의 과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인간과 사물, 자연에 대한 이해와 사랑은 상호 보완적인 아우라를 형성하고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현학적인 수사와 말초적 감성 표출이 주류를 이루는 오늘의 시단에서 순수한 서정이 살아 있는 그의 詩를 만나는 것은 눈 밝은 독자에게 주어지는 작은 행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도시생활을 떠나 충주시 수안보면에 위치한 산림청소속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서 임시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정충화 시인은 제7회 <부천신인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인천작가회의 회원, <빈터>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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