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위안화 ‘기축통화론’ 현실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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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위안화 ‘기축통화론’ 현실화 주목
  • 윤동관 기자
  • 승인 2010.03.2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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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유로화 더불어 치열한 경합 예상
중국경제의 세계 비중이 커지면서 위안화(RMB)의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평가도 상대적으로 절상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미국 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는 유로화와 더불어 기축통화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될 것이란 소문이 금융권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은 절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우리 증시에서도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과거에는 중국을 선진국 수출을 위한 일종의 전진기지로 삼는 경우가 많았지만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어 업종에 따라서는 오히려 수혜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영증권 투자전략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그동안 위안화 ‘기축통화론’에 소극적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의 위상 약화를 보면서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막고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수정해 나가고 있다”며 “세계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유로화, 엔화 등 3대 통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1년 75.3%에서 지난해 69.9%까지 떨어져 앞으로 위안화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도 위안화를 달러나 유로화를 대체하는 무역결제 수단으로 공식적으로 허용하면서 지난해 12월 광둥성 주장(珠江)삼각주와 상하이시 인근 창장삼각주 및 홍콩특구, 마카오특구 기업들 간의 무역거래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또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들도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 및 윈난(雲南)성과의 무역거래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기도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위안화 기축통화화의 시범단계로서, 중국이 국제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7년 만에 위안화가 무역 결제수단의 지위에 오른다는 점에서 상징성에 커다란 무게를 두고 있다. 적어도 아시아에서 만큼은 위안화가 일정 부분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위안화 평가절상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혼재되어 있다. 긍정적인 측면으론 위안화 평가절상이 선진국 시장에서 한국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향상을 통해 수출물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대중국 수출단가의 인하를 확대시킴으로써 대중 수출물량 증가가 한국 수출의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정적 측면에서는 중국경제를 침체시킴으로써, 중국의 수입수요가 감소해 한국의 대중 수출물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과 중국 수출구조상의 경합 및 보완관계에 대한 검증 및 한국 수출의 환율요인과 중국의 수입수요 가운데 어느 요인에 의해 더 영향을 받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아세안과 홍콩, 마카오와의 무역거래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게 되면 이 지역 내에서 위안화가 달러화의 지위를 대체, 아시아권에서는 역내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유럽 등지에서는 유로화와 더불어 시장 쟁탈전을 위한 기축통화로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아세안 국가 및 홍콩, 마카오와 중국과의 교역 규모는 중국 전체 교역액의 20%인 약 4천27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위안화 블록’ 강화의 1차 대상은 한국ㆍ일본ㆍ대만ㆍ홍콩ㆍ마카오 등 아시아다. 중국은 최근 한국, 일본, 홍콩과는 위안화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러시아(루블화)ㆍ대만ㆍ마카오 등과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거나 양국 화폐에 의한 무역결제를 조만간 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금융 전문가들은 “위안화는 변동성이 그다지 크지 않아 중국경제의 세계비중 확대로 기축통화로서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만약 중국과 러시아가 교역에서 달러화 대신 자국화폐를 사용하면 달러화의 지위는 더욱 약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달러와 엔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절상되고 있으나 유로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2011~2015년에 중국 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의 정점에 달한 후 하락할 것”이라며 “이때 중국 경제 성장도 수출과 투자 감소로 둔화돼 유로화의 기축통화 대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강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스탠더드차터드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위안화가 최대 15% 절상되고 내년에 ‘1달러=5~6위안’시대를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중국내 물가 상승과 막대한 무역흑자가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 위안화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중순부터 미국 달러화에 대해 달러당 약 6.83위안에 고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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