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용이 만난 '박근혜'
스크롤 이동 상태바
홍대용이 만난 '박근혜'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06.24 0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홍대용의 실사구시 정신이 다시 떠오른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주목한‘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2013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인문교양서적 5권을 구입했다. 박 대통령이 구입한 도서는 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 판매량이 급증했다. 박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든가 사랑이 발전하려면 역시 인문학적인 소양이 풍부해야 된다”며 인문학에 대한 평소 자신의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고른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는 정조가 즉위하기 전 서연(書筵ㆍ왕세자의 공부)을 담당한 홍대용이 1774년 12월부터 300여일 간 정조와 나눈 문답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왕세손 시절의 정조와 북학파의 선구자인 홍대용의 깊이 있는 학문적 교류를 잘 담고 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홍대용, 그는 누구인가?

홍대용은 조선 후기의 문신, 실학자이자 과학 사상가이다. 북학파의 학자인 박지원, 박제가 등과 우정을 쌓으며, 군국과 경제발전에 관심을 쏟았다.

홍대용의 인생의 전환기는 35세 때 숙부인 홍억이 서장관으로 청나라에 갈 때 수행해 3개월 간 북경에서 체류한 시기였다. 그는 북경에서 청의 지식인인 엄성, 반정균, 육비 등을 만나 역사, 풍속, 성리 등에 대해 폭 넓은 토론을 나누었다.

홍대용의 학문적 교류는 청나라 지식인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청나라의 흠천감정 벼슬을 하는 독일인 할레르슈타인과 교류를 하며 서양 문물을 배웠다. 천주당도 방문해 다양한 서양문물을 경험했다. 특히 청나라 관상대를 방문, 견학해 천문학 지식을 쌓았다. 그의 북경방문은 북학파 학자 중 최초로서 실학의 발전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대용은 귀국 후, 북경에서 보고 배운 바를 바탕으로 천주교와 천문학의 이론을 담은 책과 과학사상을 담은 저서를 냈다. 그 작품이 바로 유포문답과 의산문답이다. 북학파의 선구자인 홍대용의 현실개혁안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다.

당시 조선인들에게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는 그의 자전설은 경악 그 자체였다. 그는 토지를 균등하게 분할하자는 균전제를 주장해 집권세력을 놀라게 했다. 또 부정부패가 심해 많은 폐단을 유발한 기존의 과거제를 폐지하고 추천과 시험을 병행해 인재를 등용하는 공거제의 시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실사구시 정신에 기반을 둔 그의 현실개혁안은 기득권층의 철저한 외면 속에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홍대용은 그렇게 끝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 방문국으로 일본 대신 중국을 선택했다. 그만큼 박 대통령은 중국을 중시하고 있다. 

현재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거의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방중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방중 기간 중 현재의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중국 시진핑 주석의 지지를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경제 및 통상 교류 확대 방안 등도 중요과제다. 그만큼 박 대통령에게 이번 방중은 매우 중요하다.

이 대목에서 ‘홍대용’을 떠올려본다.

평소 박 대통령은 “인문학적 상상력이 창조경제의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 시, 자신이 구입한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를 다시한번 읽어보고 350여 년 전 북학파 최초로 북경을 방문한 홍대용의 실사구시 정신을 헤아려 본다면 어떨까? 그가 북경에서 다양한 학문과 문물을 교류하고 경험한  것처럼 박 대통령도 많은 성과를  내어주길 국민들은 고대하고 있다. 시간을 초월한 박 대통령과 홍대용의 북경에서의 뜻깊은 만남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