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이 노리는 2014년 ‘首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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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이 노리는 2014년 ‘首席’은?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07.03 16: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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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주목할 정치인(1)>서울대 수석에서 노동자로, 검사 거쳐 3선 의원, 다음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내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원희룡 ⓒ뉴시스

원희룡은 대표적인 차세대 정치인이다. 선거 때만 되면 당은 그를 찾는다. 대중들은 그를 잘 안다. 원희룡 전 의원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기 때문이다. 다름아닌 ‘首席’이다. 그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사건은 1982년 대입 전국수석이었다. 서울대 전체 수석 입학, 1992년 사법고시 수석합격 등 그의 스펙은 화려함 그 자체다. 소위 '스펙' 잘 난 인물들이 넘쳐나는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원 전 의원 앞에선 그 누구도 꼼짝 마라다.

원희룡 전 의원은 또 하나의 ‘수석’을 기대하고 있다. 다름 아닌 서울시장이다. 정치권과 많은 국민들은 그가 2014년 지방선거 首席인 서울시장에 오를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정치인 원희룡 앞에 놓인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망망대해에 놓인 한 조각 나룻배랄까? ‘박원순’ 이라는 막강한 현직 서울시장이 앞에 딱 버티고 있다. 박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에 높은 대중 인지도, 큰 대과 없이 무난한 시정 운영 등 상대로서 상당히 벅차다. 그래서 여당에서 선뜻 나서는 인물도 없다.

박원순 시장만 고민거리가 아니다. 서울시장 선거의 또 다른 핵심 변수인 안철수 의원 측에서도 후보 선정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안철수 의원 측에서 고려하고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새누리당의 ‘홍정욱’ 전 의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정욱 의원도 원 전 의원 못지않은 스펙을 자랑한다. 세계 최고 명문이라는 하버드대학 출신에 언론사 CEO를 역임한 경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유명 영화배우 출신인 아버지를 닮은 수려한 외모는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한다.

원희룡, 박원순보다 홍정욱이 먼저?

만약 원희룡과 홍정욱이 서울시장을 놓고 맞붙는다면?

내년 서울시장 선거 흥행가치로만 볼 때 매력적이다. 한국정치의 차세대를 상징하는 두 인물의 맞대결은 유권자를 선거판으로 끌어 모을 호재다. 또한 여기서 승리한 자가 박원순 시장과 맞붙는다면 빅 매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원희룡은 홍정욱에 비해 큰 장점이 있다. 한국정치에선 온실 속 화초보단 거친 야생의 잡초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사실 홍정욱은 ‘온실 속 화초’에 가깝다. 유명 영화배우 출신의 아버지인 ‘남궁원’씨의 적극적인 후원 속에 강남에서 자라 미국 유학을 통해 하버드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세계가 인정한 수재 홍정욱의 인생은 거칠게 없었다. 그는 북경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를 수료했으며, 스탠포드대학교로스쿨을 졸업했다. 2002년에 헤럴드 미디어(코리아 헤럴드, 헤럴드 경제)를 인수해 최연소 언론사 CEO가 됐다, 2007년에는 동아TV를 인수해 종합미디어그룹을 형성했다.

세계는 홍정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5년에는 세계경제포럼에 의해 세계 차세대 지도자의 한 명으로 선정됐고, 드디어 2008년에는 30대의 나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한마디로 거칠 것 없는 승승장구한 ‘온실 속 화초와 같은 양지형 인생’이다.

▲ 새누리당 대표적 차세대 정치인으로 손꼽히는 원희룡  ⓒ 뉴시스

서울대 수석 던지고 잡초 인생 택해

원희룡은 다르다. 한 마디로 ‘야생의 잡초인생’이다. 그의 화려한 학력에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사실이다. 정치적 변방 제주 출신인 원희룡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 각종 학내시위에 참가했다. 1983년에는 시위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돼 유기정학을 받았다. 그는 신군부에 맞서 서울법대생이 아닌 노동자들 입장에서 함께 하는 노동운동을 하며 살겠다고 결심했다. 대한민국 최고 ’갑‘의 미래가 보장된 서울대 수석합격자의 일반적인 행보와는 정반대의 삶이었다.

그러나 90년대가 되자 원희룡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왔다. 그는 1990년대 초반에 몰아친 동구권의 몰락을 보고 사상적 전환을 시작했다. 이후 고시생으로 돌아온 원희룡은 사법시험 수석합격으로 다시한번 언론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미래의 검찰총장 후보였던 그는 짧은 검사를 거친 후 새로운 도전에 나서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 원희룡의 정치인으로서 선택은 뜻밖에 보수 원조 한나라당이었다. 그는 1999년 당시 여야의 치열한 젊은 피 수혈의 경쟁 속에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를 이루겠다고 천명하며 한나라당에 입당, 2000년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치인으로 데뷔한 그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대표되는 당내 소장 개혁파의 운동을 주도했다. 보수적인 당 지도부와 충돌하면서 자연스레 그는 차세대 주자의 선두에 올라섰다.

원희룡은 남·원·정 중에서 가장 앞서나갔다. 2004년 당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당시 박근혜 대표에 이어 2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보수적인 당 내에서 이념 공세를 겪기도 했으나, 한나라당 내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중도 보수 성향이었다는 점이 어필됐다. 다음해 원희룡도 홍정욱과 같이 세계경제포럼이 선발한 '차세대 지도자'로 선정됐다.

그의 도전은 지속됐다. 원희룡은 2011년 제14대 한나라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2012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도전해 4위로, 최고 위원에 선출됐다. 하지만 당시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4위로 당선된 것이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이것이 원희룡의 하향세 신호탄이 됐다.  이후 그는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지난 19대 총선과 대선에서 당은 그를 원했다. 원희룡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당 후보 지원 연설에 집중했지만 언론의 주인공은 그가 아니었다.

▲ 2011년 한나라당 최고위원에 당선된 원희룡 ⓒ 뉴시스

도전 2014,  지방선거 首席 서울시장

짧지 않은 정치적 휴지기를 거친 원회룡에게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다. 이미 박원순 시장은 일찌감치 "민주당 간판으로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이라는 빅 카드를 내놓고도 박원순 시장에게 참패를 당한 새누리당은 내년 서울시장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원희룡은 중국 유학 중이기에 국내에 없고 8월 말경 귀국예정이다. 그러나 내년 서울시장 후보로 그의 이름은 꾸준히 오르내린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지난달 2일 내년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나경원 원희룡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직간접적으로 (출마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원희룡을 언급했다.

박원순 시장을 상대로 여당의 그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박원순 시장은 분명 큰 벽이다. 만약 안철수 의원이 홍정욱과 손을 잡는다면 새누리당에게 상당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은 뻔하다. 원희룡에게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은 원희룡을 인정했었다. 그는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박빙승부였던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완주하며 '한나라당의 희망이자 미래' 라고 타 후보들로부터 호평 받은 적이 있다. 이것이 당이 그를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원희룡은 젊은 시절 “386은 불행한 세대였다. 하지만 역사와 민족, 삶의 문제를 호흡하면서 살았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그 에너지는 앞으로 제 직무 수행의 중심을 이룰 거다”라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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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규 2013-07-06 21:24:50
글 내용에 충분히 공감 합니다. 원희룡전의원이 2014년에 당선 될 듯 하군요. 기사 내용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