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눈과 박근혜의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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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눈과 박근혜의 ‘저도’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08.02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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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35년 만의 방문…하반기 정국 풀 묘안 나오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35년만에 추억의 장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뉴시스

몇 년 전 7명의 미국 대통령들은 고전 서부영화 ‘하이눈’을 가장 많이 본 영화로 손꼽았다. 주인공 게리 쿠퍼는 보안관이다. 이 영화에서 게리 쿠퍼는 고독과 결단의 절정을 보여줬다. 악당들과의 대결을 앞둔 게리 쿠퍼는 혼자일 뿐이었다. 그는 고독한 결단을 내려 악당을 물리쳤다. 이 장면에서 전현직 미 대통령들이 매우 공감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문제와 위기를 처리하기위해 항상 긴장 상태로 최후의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미 대통령들은 게리 쿠퍼에 빠져들었다. 대통령은 고독한 자리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났다. 많은 이들이 추측한대로 박 대통령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있는 ‘저도’행을 택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씨를 백사장에 새기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박 대통령은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되어서 그리움이 밀려온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대통령 휴가는 떠나기 전부터 언론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혹자들은 ‘저도’를 갈 것이냐, 또 어떤 이들은 선진국 대통령들의 휴가를 예로 들어 외국행을 권유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박 대통령은 35년 전 추억의 장소로 떠났다.

역대 대통령들은 휴가를 즐기기도, 새로운 정국구상을 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웃옷을 벗고 참모와 기자들과 운동도 즐기곤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휴가지 1위로 꼽히는 ‘청남대’를 만들었다. 덕분에 후대 대통령들은 청남대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었다. YS와 DJ는 청남대를 즐겨 찾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3년을 탄핵, 수해와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등으로 휴가를 못 갔다.

박 대통령도 휴가기간 중 하반기 정국구상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면을 보자. 북한은 개성에 군대 주둔시킨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국정원과 NLL을 놓고 여야가 아직도 전투중이다. 개헌론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도 처리해야한다. 전작권 환수 연기문제로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도 골치 아프다. 경제민주화도 아직 미완성이다. 미국은 양적완화 축소시기를 조율중이다. 일본은 총선 승리로 아베 노믹스가 본격화돼 수출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경착륙을 할지, 아니면 일본처럼 장기간의 경기침체가 될지 예측불허다. 속내는 복잡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저도’행을 35년 기다려왔다. 20대에 비극적으로 부모를 잃은 박 대통령에게 ‘저도’는 가족들과의 추억이 담긴 힐링의 장소다. 박 대통령 스스로 치유의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잡하고 힘든 일상을 떠나 마음을 식히고 자연과 어우러진 백사장을 걸으며…”라고 적었다. 박 대통령의 휴가가 끝나면 꼬일 대로 꼬인 하반기 정국이 실타래처럼 풀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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