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상길 기자)
건설 경기 침체의 늪은 어디까지일까?
올 들어 쌍용건설과 경남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건설사가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연말이 다 되도록 형편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탈출구로 기대됐던 해외 건설시장마저 흔들리며 경영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내년까지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건설업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계속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보유 토지나 사옥 매각, 계열사 지분까지 돈 될만한 것은 가리지 않고 내다 파는 등 주머니를 탈탈 털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여파가 도미노처럼 이어져 협력사와 관련 시장까지 동반 침체를 겪게 하고 있다.
불황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일각에서는 "건설사가 너무 많다", "경쟁력 없는 건설사들은 자연스럽게 퇴출하는 것이 맞다", "건설 경기에 편승해 무책임하게 뛰어든 건설사에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건설사가 자초한 결과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방만한 경영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작정 이들만의 잘못으로 보는 것엔 동의할 수 없다.
1년이 다 되도록 새 정부는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뚜렷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 없이 이어진 업계의 건의에 귀를 닫고 있는 듯 꿈쩍도 않고 있다.
그나마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감면 연장과 하우스 푸어 대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모든 것은 건설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서는 어렵다.
건설사와 정부가 더는 뒷짐만 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소비자에게 피해만 전가할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