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이 바라본 한국정치>저평가주 ‘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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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이 바라본 한국정치>저평가주 ‘김영삼’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0.04.05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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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전 미연방 하원의원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좀 특별합니다.

김 전 의원은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이른바 백인들이 만들어 놓은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시의원과 시장을 거쳐 미국의 중앙 정치무대인 연방 하원의원을 3차례나 역임했던 전무후무한 인물입니다.

최고의 선진 정치무대, 그러나 유색인종의 차별이 심한 나라에서 그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또한 그가 바라보는 한국정치는 어떨까요? 더 나아가 그는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까요?

김 전 의원은 미국 땅에서 유색 인종의 차별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는 “백인이 싫다고 하는 걸 어떻게 하냐”는 게 대답이었습니다. 결국 그의 성공은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키웠던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한국정치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 나름대로 소신을 펼쳤습니다.

문민정부 이전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평가가치가 없다고 말을 잘랐고,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은 부패한 10년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김 전 의원은 두(김대중·노무현) 정권기간동안 세금을 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에워싸 판단을 흐리게 하고 돈을 받는 등 부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군인정치를 종식시키고 문민 정치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미국 중앙정치를 경험했던 김창준. 그가 피력하는 우리나라 역대 최고의 대통령은 ‘김영삼’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생각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역대 대통령 선호도 조사를 하면 김영삼(YS) 대통령은 최하위입니다. 왜 그럴까요?

YS 주변에서는 ‘IMF의 주범’, ‘독재세력과의 3당합당’ 등을 들어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YS를 옹호하는 분들은 이에 대해 “IMF가 ‘김영삼’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고, 독재정치세력들이 만들어 놓은 부정부패의 고리가 일시에 터져 생겨난 게 아니냐”고 항변합니다. 또한 ‘3당합당’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대로 4당체재(민정·평민·민주·공화)로 갔다면 군인정치시대를 마감할 수 있었겠냐”고 반문합니다.

이들의 항변이 솔직히 맞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YS가 저평가 받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고 봅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YS에 대한 비방 글이 쏟아집니다. 완전히 사실을 왜곡한 글들입니다.
한 예로 전두환 정권시절 'YS의 23일 단식투쟁’까지도 비하하는 글들이 있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김영삼과 보름달 빵’이라고 치면 관련 글들이 나옵니다.

그 글을 여기에 잠시 적습니다.
“경남 김영삼 도련님께서 전두환 독재에 항거하면서 20며칠간 단식투쟁을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83년도인가? 가택연금 당할 때 말이죠.) 문성근이네 아부지(문익환)는 걱정도 되고 하셔서 김영삼 집을 방문하셨답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못 볼 것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단식투쟁을 한다던 김영삼이 너무나 배가 고프신 나머지 몰래 너도 나도 잘 알고 있는 보름달 빵을 맛있게 드시고 계셨습니다. 들킨 김영삼이 비서들에게 손님을 잘 모시지 못한다고 괜히 화를 냈고, 문 목사는 어의가 없어 다시 돌아왔답니다.

그때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갑자기 우스워지는군요?”

정치에 조금이라도 식견이 있는 분이라면 위의 글이 완전 날조된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솔직히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제가 잘 아는 한 젊은 기자 친구는 이 글을 놓고 “이건 확실한 사실이다. 사실이 아니라면 왜 김영삼이 고발(명예훼손)을 하지 않겠느냐”고 저한테 물어왔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겠지만 YS의 평가는 그리 좋지 못합니다.
그러나 미국 백인우월주의 속에서도 미연방 하원의원을 세 번이나 지내며 선진정치를 경험했던 김창준은 ‘김영삼’에 대해 최고의 평가를 내놨습니다. 왜 일까요? 아마도 있는 사실, 그대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이 ‘김창준’에게는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필자는 YS가 저평가 받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YS의 저평가는 부메랑이 돼 우리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런 식의 저평가는 이 땅에 더 이상 ‘정의를 위해서’란 단어를 삭제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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