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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 안철수 신당을 '밑그림'한다
<2014년 주목할 정치인(27)> "민주당, 군자가 못 되면 소인이라도 면해야"
2013년 12월 12일 (목) 윤명철 기자 tdc007@nate.com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안철수 신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예상되는 이계안 전 의원 ⓒ뉴시스

안철수 신당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8일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의 공동위원장으로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 윤장현 광주·전남 비전21 이사장, 김효석·이계안 전 의원 등 4명을 임명했다.

정치권에선 이들 4인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간판을 들고 출마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이들은 수도권과 호남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안철수 신당이 지리멸렬한 야권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선 두 지역에서의 승리가 관건이다.

특히 안 신당 서울시장후보로 부상한 이계안 전 의원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신선함과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야권에선 보기 드문 전문경영인 출신 정치인이다. 많은 국민들은 성공적인 현대그룹 경영인 출신인 이계안 전 의원의 서울시장 도전여부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계안, 안철수 신당의 기초를 닦는다.
 
이계안 공동위원장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야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는 서울 경복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거쳐 현대자동차 사장과 현대카드 회장을 지낸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그의 모습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는 자신에 대해 “경기도 평택의 부농 집안에서 둘째손자로 태어났다”고 소개한다. 이계안 만의 사연이 있다. 그의 아버지는 진보 운동을 하다가 붙잡혀 오랜 세월 동안 옥살이를 했다. 아버지는 그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출소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가 생계를 책임졌다.

어렵게 학업을 마치고 1976년 (주)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계안은 정주영 회장과 정몽구 회장의 총애를 받아 승승장구했다. 그는 50세가 되기 전에 현대카드 회장에 올랐다. 하지만 현실정치권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16대 대선이 끝나자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이 공동위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CEO 출신의 정치 신인이 여의도에서 새바람을 일으켜 주길 원하는 분위기도 내 마음을 부채질했다. 나처럼 회사원에서 CEO까지 두루 거친 정치인이 민생정치의 선봉에 설 수 있다는 논리였다. 고심 끝에 열린 우리당에 입당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말을 계속 들어보자.

“진보정치를 꿈꾸다 오랜 세월 옥고를 치른 아버지를 보면서, 대선에서 낙마한 뒤 집권세력으로부터 사사건건 간섭을 받았던 정주영 회장을 지켜보면서 '정치는 할 게 못 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그 길을 내가 가려고 하다니. 눈을 감았다. 하나님께 용기를 달라고 두 손을 모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구 을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의 도전은 이어졌다. 2006년 서울시장에 도전했다. 하지만 당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내세웠다. 이계안은 외로운 경선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18대 총선에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2010년에도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했지만 한명숙에 밀렸다. 19대에선 옛 현대의 동지였던 정몽준 의원에게 패배했다. 경영인이 아닌 이계안의 정치인생은 험난했다.

   
▲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된 이계안 전 의원ⓒ뉴시스

"김덕룡, 함께 해야할 분”

정치인 이계안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2012년 이후 민주당은 연전연패했다. 방향감각을 상실한 민주당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정치권의 원로들이 들고 일어섰다. 민주화의 양대 산맥인 상도동과 동교동 원로들이 ‘국민동행’을 출범시켰다. 이계안 전 의원도 참여했다.

안철수 의원이 이계안을 찾았다. 안 의원은 그를 안철수 신당의 모태가 될 새정치추진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등을 대비해 인재를 영입하고 정책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본격적인 창당 작업을 준비하는 실무를 담당한다.

정치권에선 이계안 공동위원장의 내년 서울시장 도전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 의 후보는 박원순 시장이 유력하다. 여당도 박원순 시장의 대항마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만약 안철수 신당의 후보로 이계안 공동위원장이 출마한다면 3파전으로 박원순 시장의 고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 공동위원장은 현재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나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박원순 시장이 선거에 임했을 때 공동선대위원장이었고 박 시장이 현재 시민의 눈높이에서 생활행정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이다. (내가) 나가긴 어렵다. 지방선거를 위해 당을 만들었단 소리를 결코 듣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집권정당을 목표로 하는 전국정당을 바라보고 뛰고 있다"고 부인했다.

정치권에선 국민동행과 안철수 신당의 연대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김덕룡 국민동행 공동대표를 영입하고자 한다. 그는 김 공동대표에 대해 “경륜과 지혜가 많은 분이고 후배들을 위해 헌신하시는 분이다. 모셔야 되겠죠"라며 영입의사를 밝혔다. 이 공동위원장과 김 공동대표는 경복고 선후배 사이다.

그러나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옛 친정인 민주당에겐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이 공동위원장은 “군자는 제 탓을 하고 소인은 남의 탓을 한다고 그랬는데 적어도 민주당이 군자가 못 되면 소인이라도 면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을 한다. 제2당이 2등하는 그런 사람들이 혁신하지 않으면 스스로 자멸할 것이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새로운 도전 세력에 대해 그걸 다시 합병을 해 힘을 합해달라는 건 경우에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민주당하고 저희들이 무슨 연대를 한다거나 그런 것을 염두에 둔 바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 공동위원장의 민주당에 대한 질타는 이어졌다. 그는 지난 11일 저녁 TBS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에 출연해 민주당을 탈당한 것과 관련 "욕하거나 질타하는 분도 있지만 반대로 저에게 역할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분도 있다. 당을 나서 성공하면 옛 친정 분들도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저에게도 기회를 줬으면 좋았을 텐데, 저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기업을 경영할 때 보면 2등 기업의 좋은 기회는 혁신을 해서 1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왜 혁신을 하지 못했는지, 그런 기회가 있는데 왜 못하는지에 대해 굉장히 궁금하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이 있다. 그 말에 터를 잡아서 국민과 함께 하는 새 정치를 하는데 마음과 뜻 그리고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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